잘 끓인 김치찌개 집도 엄연한 맛집이다. 단골 입맛 하나는 여전한 '이서진의 달라달라'다.


이서진과 나영석이 다시 한 번 예능으로 손을 잡았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이서진의 달라달라'는 이서진과 나영석 PD의 계획도 없고 대본도 없는 미국 방랑기 예능. 텍사스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텍사스 덕후' 이서진과 그를 올망졸망 따라나선 나영석 일행의 좌충우돌 여행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수근, 은지원, 규현의 아프리카 케냐 여행기로 화제를 모은 '케냐 간 세끼'에 이어 나영석 사단이 넷플릭스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예능이다.
tvN과 유튜브에 공개된 '이서진의 뉴욕뉴욕' 시리즈를 잇는 후속작이다. 플랫폼이 넷플릭스로 이동했고, 로케이션은 텍사스로 바뀌었으나 그 외 연출적인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변화를 체감할 만한 요소는 거의 없다. 오랜 기간 예능프로그램으로 호흡을 맞춘 이서진과 나 PD의 케미스트리를 기억한다면, 예상한 그대로의 그림이 그려졌다.
제작진들은 의도적으로 변화를 주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다. 나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이 프로그램을 애초에 좋아해주셨다고 느끼신 분들은, 기존 촬영 방식과 다르게 캐주얼하고 간소한 자유로움을 좋아해주셨던 것 같다"며 "그 과정에서 나온 이서진의 매력이 훼손되지 않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변함이 없길 바라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에그이즈커밍 나영석 사단의 특기이기도 하다. 누구나 아는 맛의 작품을 내놓는다는 뜻의 '김치찌개'는 '이서진의 달라달라'에 대해 더없이 적확한 표현이다. 이서진과 나 PD 조합을 오랜 기간 지켜봤던 이들에게 '밥친구'로서의 역할도 충실하게 해낸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새로움을 찾는 시청자들의 눈은 텍사스로 향한다. 당장 '뉴욕뉴욕' 시리즈만 보아도, 국내 미디어에서 많이 소비된 현대 미국의 이미지는 주로 뉴욕 혹은 캘리포니아였으나 상대적으로 생소했던 '텍사스'라는 지역은 이 예능을 통해 조금 더 날 것의 질감이 살아있는 낭만의 땅으로 묘사된다. '이서진의 달라달라'는 AI 등 미래지향적 기술들로 넘쳐나는 미국이 아닌, 아날로그 감성이 진득하게 묻어있는 텍사스가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설득하는 과정을 그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서진·나영석 표 예능 맛집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오롯이 이서진과 나영석의 취향에 따라 설계된 여행 코스가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듯 하다. 사격, 카우보이, 올드카, 스페이스 센터, 낡은 모텔 등 텍사스에서만 좇을 수 있는 낭만에도 충분히 만족할 법하다.
'달라달라'는 이서진의 여행 예능으로 소개되지만 사실 나 PD를 필두로 한 에그이즈커밍 PD, 작가들의 단체 관광 여행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이서진이 가이드로 있는 이 '텍사스 패키지 여행'은 여행의 풍광보다 등장인물에 집중하는 시청자일수록 호불호가 나뉠 수도 있겠다. 이서진 외 주변 인물들의 존재감이, 이따금씩 의도치않은 산만함을 만드는 까닭이다.
'이서진의 달라달라'는 지난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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