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큐 '사이비 헌터' 탁명환 피살 사건 배후 추적, 32년만 새로운 진실 드러나
MBC가 오는 19일과 26일 밤 9시, 2부작 다큐멘터리 '사이비 헌터'를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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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헌터'는 영화 ‘사바하’ 속 배우 이정재가 연기한 ‘박목사’ 캐릭터의 실제 모티브로 알려진 종교 연구가 고(故) 탁명환 소장의 삶과 죽음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제목 그대로 ‘사이비 헌터’는 사이비 종교 내부에 직접 잠입해 실체를 추적·폭로하는 사람을 뜻하며, 탁명환 소장은 당시 대한민국에서 사실상 유일한 존재였다.

그는 통일교, JMS, 신천지, 구원파 등 국내 주요 신흥 종교 집단의 초창기 비리와 문제점을 현장에서 취재하며 세상에 알려왔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납치와 차량 폭발, 암살 시도 등 약 70차례에 달하는 위협 속에서도 그는 취재를 멈추지 않았고, 매일 유서를 품고 다닐 정도로 극한의 공포와 싸워야 했다. 결국 탁명환 소장은 1994년 2월 18일 자택 아파트 복도에서 괴한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 향년 56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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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범 임홍천... 왜 그랬을까?

사건 발생 사흘 만에 검거된 범인은 당시 26세였던 임홍천이었다. 별다른 전과도, 탁명환 소장과의 직접적인 접점도 없었던 평범한 지방 청년이 왜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당시에도 큰 의문으로 남았다.

임홍천은 당시 대성교회 박윤식 목사의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었다. 검찰은 사건의 배후로 박윤식 목사를 지목했지만, 임홍천은 끝까지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임홍천이 구속되던 시점 박 목사는 미국으로 출국했고, 이후 3년 만에 귀국한 뒤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렇게 사건은 오랜 시간 미제로 남듯 세상에서 잊혀져 갔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번 다큐를 통해 “과연 사건의 진실은 여기서 끝난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진다.

-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걷는 세 아들

탁명환 소장의 죽음 이후 세 아들의 삶 역시 완전히 달라졌다. 장남 탁지일은 신학대 교수로, 차남 탁지원은 부친이 설립한 ‘현대종교’ 대표로 활동 중이며, 삼남 탁지웅은 일본 성공회 신부가 되어 사이비 종교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세 아들은 임홍천에게 사형이 구형됐을 당시, 오히려 법원에 감형 탄원서를 제출해 눈길을 끌었다. 그 이유는 “그를 살려야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결국 임홍천은 사형이 아닌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출소 이후에도 임홍천은 30년 가까이 침묵을 이어왔다. 세 아들 역시 꾸준히 배후설을 주장하며 법적 싸움을 이어갔지만, 법원은 단 한 차례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진실 규명을 포기하지 않았다.

- 살인범의 기묘한 인생역전... 32년 만에 드러나는 진실

'사이비 헌터' 제작진은 직접 임홍천을 만나 취재를 진행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는 현재 아내와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고. 교회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가난한 청년이었던 그가 출소 이후 안정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제작진은 이번 방송을 통해 새로운 정황을 공개한다. 임홍천이 출소 후 교회 측에 “돈을 주지 않으면 사건의 진실을 폭로하겠다”고 요구했고, 실제 금전이 오간 정황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는 세 아들이 수십 년간 주장해온 ‘배후 사주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 단서로 주목받고 있다.

- 법원, 방송금지가처분 소송 기각...“공익적 목적을 부정하기 어렵다”

다큐 방송을 앞두고 박윤식 목사의 아들과 대성교회(현 평강제일교회), 임홍천 측은 제작 및 방송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5월 6일, 제기된 세 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종교 활동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를 공론화하고 경각심을 알리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공익적 목적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MBC 제작 '사이비 헌터'가 갖는 특별한 의미

이번 다큐가 MBC에서 제작됐다는 점 역시 의미를 더한다. 탁명환 소장은 생전 MBC 'PD수첩'에 출연한 지 불과 사흘 만에 피살됐다. 당시 제작진은 그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비 헌터' 제작진은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에서는 30년 전 'PD수첩'이 끝맺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어가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연출은 MBC 'PD수첩' PD와 진행자를 지낸 서정문 PD가 맡았다. 서 PD는 “취재 과정에서 나와 가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꼈다”며 “그 순간 탁명환 소장이 어떤 심정으로 살아왔는지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이비 헌터’는 단순 범죄 다큐가 아니라, 사이비 종교와 맞서 싸운 한 인간의 시선을 따라가는 이야기”라며 “무거운 사건 속에서도 활극적인 전개와 긴장감을 함께 담아냈다”고 전했다.

또한 드라마 제작사 키이스트와 공동 제작을 진행해 탁명환 소장의 활동과 당시 겪었던 각종 테러 사건들을 극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MBC 다큐멘터리 2부작 '사이비 헌터' 1부는 오는 19일 화요일 밤 9시 방송된다.

오랜 시간 묻혀 있던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이비 헌터'가 단순한 범죄 재조명을 넘어, 한국 사회와 종교 권력 구조에 어떤 질문을 던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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