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와일드 씽'에서 절대 매력의 혼성 댄스그룹 센터 '도미'를 연기한 배우 박지현을 만났다. 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돋보이는 상큼발랄한 매력을 뽐내지만, 무대 뒤에서는 거친 입담과 터프한 기세로 대기실을 휘어잡던 3인조 혼성 댄스그룹 '트라이앵글'의 메인 보컬 도미.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으나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해체된 후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그가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다시 한번 무모한 도전에 나선다.

원래부터 아이돌 연습생이었나 싶을 정도로 뛰어난 춤과 노래 실력을 영화에서 선보인 박지현이다. 그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춤과 노래 등 역할을 위해 투자해야 할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새로운 도전과 노력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평소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서 큰 가치를 느끼는 성격이기에 걱정보다는 설렘과 들뜬 마음이 앞섰다고. 완벽한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준비한 기간만 장장 5개월. 칼군무를 소화하기 위해 개인 레슨은 물론, 촬영 중간중간 지방 촬영을 내려가서도 휴차 날이면 멤버들끼리 모여 안무팀과 밤낮없이 동선을 맞췄고 보컬 트레이닝 역시 강도 높게 진행했다고 한다. "다행히 제가 잘하진 못해도 가무를 워낙 즐긴다. 흥이 많은 성격이라 레슨받는 시간 자체가 감사했고, 취미와 맞닿아 있어서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특히 현장에서 화려한 조명을 켜주시고 무대를 만들어준 뒤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완벽하게 세팅되니 자신감이 마구 차오르더라. 그 순간만큼은 '내가 진짜 아이돌이다' 생각하고 마음껏 즐겼다."
춤도 춤이지만 박지현은 특히 타이틀곡 '러브 이즈(Love Is)'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그 시절 특유의 뉴트로한 무드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안무가 나오기도 전에 노래를 통째로 외워 무한 반복해 들었을 정도"라고. 그런데 오정세가 연기한 최성곤 캐릭터의 노래 '니가 좋아'의 반응도 심상치 않아 내심 질투가 난다며 눈을 반짝였다.
극 중 1집과 2집 활동을 거치며 극과 극으로 변하는 '트라이앵글'의 콘셉트를 소화하기 위해, 박지현이 브레인스토밍 끝에 찾아낸 전설적인 모델은 바로 '이효리'였다. 핑클 시절의 청량하고 맑고 순수한 이미지와, 솔로 활동 당시의 섹시하고 강렬한 반항적 이미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도미에게 투영한 것이다. 그 결과 짧은 장면이지만 영화 속 '도미'의 아이돌 활동은 너무나 강렬하고 매력적인 아이콘 처럼 각인된다.
보통 아이돌 활동에서 '센터'의 의미는 각별하다. 그룹의 핵심이자 시선이 가장 먼저 꽃히고, 대중의 시선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인 것. 그래서 '센터' 포지션을 연구할 때도 당당한 마인드 컨트롤을 핵심으로 뒀다고. "제가 센터였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는 무조건 '내가 중심이 맞다'는 확신을 가졌다. 연습할 때도 저희끼리는 제가 가장 센터 같다고 셀프 가스라이팅을 하기도 했다(웃음).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선배들을 보며 '아, 센터로서 기세가 조금 밀렸나?' 싶다가도, '아니다, 내가 여기서 제일 상큼하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밀고 나갔다."라고 고백했다.
박지현은 이번 영화에서 20대의 도미와 40대의 도미를 명확하게 구분해 세월의 흐름과 정서의 변화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인물의 가장 뚜렷한 가치관으로 설정한 것은 바로 '필터링 없는 당당함'이었다. "도미는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솔직한 성격이 투명하게 보이는 인물이다. 어린 도미가 뿜어내는 당돌함이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유머로 다가갈 수 있다고 믿었고 거침없는 당참에 주변 인물들이 순간적으로 기가 눌리는 리액션들이 살아야 코미디로서의 재미가 극대화된다고 보았다."라며 안하무인의 인물이지만 전혀 밉지 않고 사랑스럽고 애정이 가도록 그려낸 비결을 밝혔다.
최근 연기뿐만 아니라 실제로 음원을 내고 부캐로 활동하는 배우들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혹시 실제 가수 활동 계획은 없는지 묻자 그는 유쾌하게 손사래를 쳤다. "이렇게 역할로서 무대에 서 본 것만으로도 아주 완벽한 대리 만족이다. 수많은 스태프의 전폭적인 서포트와 촬영 기술, 그리고 편집의 힘이 있었기에 멋지게 나온 거지, 혼자 진짜 가수를 한다면 대중분들을 많이 실망하실 것. 제가 무대에 서는 건 가수분들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는 일이라 조심스럽다."
그러면서도 박지현은 기자들을 향해 재치 넘치는 반전 시나리오를 던졌다.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만에 하나 영화가 정말 엄청나게 흥행해서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에 트라이앵글이 초청된다면, 그때는 (강)동원 오빠도 마음이 달라지지 않을까? 또 천만 관객을 돌파해서 음악 방송에 강제 소환되는 상황이 온다면 리더의 판단에 따르겠습니다. 진짜 꿈같은 이야기지만, 가능성은 한 15% 정도 열어두는 걸로 하겠다!"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 '와일드 씽'은 오는 6월 3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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