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더하기 YG, 20년 노하우 깃든 '필승조합' [종합]
빅뱅(BIGBANG)이 YG 버프를 다시 받으니, 가히 압도적이다. 20년을 함께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응집되자 '근본'의 위력이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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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빅뱅(지드래곤, 태양, 대성)이 월드투어 'XX : 코스모스(COSMOS)'의 포문을 열었다. 이날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BIGBANG 2026-2027 WORLD TOURIN GOYANG' 사흘 차이자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빅뱅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월드투어의 출발점이다. 2006년 8월 19일 'YG 패밀리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이들은 지난 20년간 음악과 공연, 스타일, 프로듀싱의 공식을 새롭게 쓰며 K팝의 흐름을 바꿔왔다.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 하루', 'FANTASTIC BABY'(판타스틱 베이비), 'LOSER'(루저), 'BANG BANG BANG'(뱅뱅뱅), 'BAE BAE'(베베) 등 숱한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주년을 맞아 판도 제대로 깔렸다. 멤버들이 세트리스트부터 무대 디자인, 전체 연출에 이르기까지 공연 제작 전반에 직접 참여했고, '공연 명가' YG의 노하우도 힘을 보탰다. 어셔, 포스트 말론, 리한나 등과 호흡을 맞춘 와우 존스를 중심으로 최정상 밴드 세션이 합류해 전곡을 라이브 연주로 채웠다.

'2025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연출한 마이크 카슨과 '2012 런던 올림픽 폐막식' 무대 디자인을 맡은 에스 데블린도 의기투합했다. 다중 모터 토크 동기화 기술을 접목한 23톤 규모 이동형 LED까지 더해 광활한 'COSMOS' 세계관을 구현했다. 20주년을 맞은 빅뱅에게 제대로 된 판이 깔리니 그야말로 필승 조합이었다.

본게임은 더욱 강력했다. 공연의 시작을 알린 곡은 '판타스틱 베이비'. 익숙한 도입부가 울려 퍼지고 세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이어 'HANDS UP'(핸즈 업), 'TONIGHT'(투나잇)까지 쉴 틈 없이 몰아치며 초반부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지드래곤은 "안녕하세요. 빅뱅이 돌아왔습니다. 잘 지냈어요? 전 지드래곤입니다"라고 귀환을 알렸다. 대성은 "나 고양에서 인사할고양. 20년째 큰소리로 노래하는 대성입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태양은 "오늘이 마지막 공연인고양? 그런고양? 여러분 오늘 정말 정말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서 즐겨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외쳤다.

이어 'BLUE'(블루), '루저', 'IF YOU'(이프 유), 'BAD BOY'(배드 보이), '베베' 등 시대를 풍미한 히트곡이 줄줄이 쏟아졌다. 특히 '하루 하루'와 '거짓말'이 연달아 울려 퍼지자 고양벌이 들썩였다. 2000년대 가요계를 휩쓴 이른바 '근본곡'의 위력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했다. 관객들은 거대한 떼창으로 화답했고, 세 사람은 무대를 자유롭게 누비며 호응을 끌어냈다.

빅뱅 역시 20주년 월드투어의 첫 도시이자 마지막 고양 공연을 마음껏 만끽했다. 지드래곤은 팬들과 대화를 이어가던 중 "시간 끌기가 아니라, 마지막을 만끽하고 싶어 그렇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20주년 기념 월드투어다. 코스모스에 오신 여러분, 다시 한번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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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은 "오늘 소울 넘치는 코스모스길로 여러분을 모시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태양은 "20주년을 맞이해 이렇게 새로운 모습, 새로운 무대로 여러분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반갑습니다. 오늘이 셋째 날 마지막 공연이다. 가장 뜨겁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태양은 "10시가 되면 모든 전원을 끈다더라. 지난 공연에는 아쉽게도 대화를 많이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여러분 반응에 따라서 더 길어질 수 있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모두 쓸 생각"이라고 말하며 마지막 공연을 향한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각자의 색을 집약한 솔로 무대도 이어졌다. 첫 주자로 나선 대성은 'Universe'(유니버스)로 장엄하게 포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날도 좋다. 공연 준비 중 날씨 이슈가 굉장히 걱정이었다. 혹시 모를 상황까지 모두 대비했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여러분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지 날이 아주 좋았다. 오늘도 적당히 열기도 느껴지고 바람도 솔솔 불어온다"고 반겼다.

이어 "다음 곡은 여러분의 텐션이 중요하다. 공연 한 시간이 흘렀다. 여러분의 속마음이 보인다. 더 놀고 싶고 노래하고 싶지 않나"라고 분위기를 달군 뒤 '한도초과'를 꺼내 들었다. 구성진 트로트 가락에 고양벌은 순식간에 흥겨운 축제판으로 변했다. '날 봐, 귀순'까지 이어지자 흥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최근 코첼라에 이어 빅뱅 콘서트에서도 트로트로 제대로 기강을 잡은 대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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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올해 발표한 솔로 정규 4집 수록곡 'BAD'(배드)를 시작으로 'RINGA LINGA'(링가 링가), 'LIVE FAST DIE SLOW'(라이브 패스트 다이 슬로)를 선보였다. 지드래곤 역시 'PO₩ER'(파워), 'Crayon'(크레용), 'Crooked'(삐딱하게)를 연이어 쏟아내며 각자의 음악색과 무대 장악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세 사람이 다시 뭉치자 화력은 한층 거세졌다. '뱅뱅뱅'을 시작으로 'STUPID LIAR'(스투피드 라이어), '맨정신', 'WE LIKE 2 PARTY'(위 라이크 투 파티)가 쉼 없이 이어졌다. 수만 관객의 떼창과 뱅봉의 노란빛이 어우러지며 거대한 스타디움 전체가 하나의 파티장으로 변했다.

과거의 영광만 재현한 것도 아니었다. 빅뱅은 데뷔 20주년 기념일인 지난 19일 약 4년 4개월 만의 신곡 'BiiiG'(빅)을 발표했고, 이번 고양 공연을 통해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지드래곤이 작사·작곡에 참여한 '빅'은 빅뱅이 걸어온 20년의 시간과 현재의 팀 컬러를 집약한 곡이다. 웅장한 힙합 비트 위에 지드래곤의 날카로운 래핑, 태양의 그루비한 보컬, 대성의 힘 있는 목소리가 어우러졌다. 공개 직후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었고 아이튠즈 송 차트에서도 누적 26개 지역 정상을 차지하며 20년 차에도 여전한 파급력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이날 빅뱅은 20주년의 '다음'까지 넌지시 예고했다. 대성은 "20주년 신곡을 발매했다. 활동 시작하고 한 주 만에 끝났다. '핑계고'로 마무리 지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태양은 "우리가 출연한 채널들이 다 재밌었을 거라고 기대한다. 촬영이 정말로 즐거웠다. 우리도 이렇게 즐거운데 팬들은 얼마나 즐거우실까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대성이 "이 곡으로만 20주년을 마무리 짓는 건 조금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슬쩍 운을 띄웠다. 태양 역시 "이 한 곡으로 끝내기엔 너무 아쉽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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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은 자연스럽게 지드래곤에게 쏠렸다. 대성은 "앉았다가 일어나면 신곡이 나오는 형이다. 이렇게 흘러가는 듯이 말해도 하나하나 다 의미가 있는 사람인 거 잘 아시죠"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추가 신곡을 명확하게 선언한 것은 아니었지만 객석에서는 곧장 뜨거운 환호가 터졌다.

태양은 앞으로 함께할 시간도 기약했다. 그는 "8년 8개월 만에 공연을 하게 됐다. 팔팔하게 88세까지 공연하고 싶다"고 말해 팬들을 웃게 했다.

앙코르는 빅뱅의 역사 그 자체였다. '천국', '붉은 노을', '마지막 인사', 'FEELING'(필링), '꽃 길', 'STILL LIFE'(스틸 라이프)까지 2000년대와 2010년대, 2020년대를 관통하는 노래들이 이어졌다. 전주가 흐르면 환호가 터지고, 노래가 시작되면 떼창이 뒤따랐다. 빅뱅이 지난 20년간 쌓아온 시간을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20년의 세월에도 빅뱅은 빅뱅이었다. 수많은 히트곡은 여전히 스타디움을 뒤흔들었고, 세 사람은 여전히 무대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았다. 추억에 기대는 데 그치지 않고 신곡 '빅'까지 더하며 현재진행형 빅뱅의 존재감도 선명하게 새겼다.

고양에서 월드투어의 포문을 연 빅뱅은 북미·유럽·오세아니아·아시아 등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총 33회에 걸쳐 공연을 이어간다. 향후 추가 개최 지역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팬들이 가장 기다렸을 법한 여운을 남겼다. "이 한 곡으로 끝내기엔 너무 아쉽다"는 태양과 "앉았다가 일어나면 신곡이 나오는 형"이라는 대성의 말. 확답은 없었기에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예고였다. 데뷔 20주년의 끝에 마침표 대신 또 다른 신곡의 가능성을 열어둔 빅뱅. 팬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열린 결말이었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출처 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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