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전도연 설경구, 이제는 감독-배우가 아니라 친구-형제 같은 관계"
25일 오전 서울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동 감독,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배우가 참석해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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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은 "8년만에 인사드린다. 마음이 복잡하다"며 인사했다.

'가능한 사랑'은 개봉 전부터 83회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뿐 아니라 토론토국제영화제, 뉴욕영화제 등에 초청되기도 했다. 감독은 "베니스에서 최초 공개를 하게 되었다. 이 영화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 최초의 반응이 궁금하다. 이어지는 다른 영화제에서도 관객의 반응이 세계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저도 기대하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감독은 "사랑에 관한 영화다. 여러가지 성격이나 내용도 이야기할수 있겠지만 사랑에 대한 영화라고 이야기하는게 가장 이 영화에 가까운 이야기 같다. 사랑이라고 하면 남녀간의 사랑, 또다른 사랑도 있다. 영화를 만드는 마음,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마음도 있는데 살아가며 우리에게 어떤 사랑이 가능한지, 그 사랑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드리는 영화"라며 '가능한 사랑'을 소개했다.

제목 '가능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이창동 감독은 "사랑 이야기라고 하면, 이 사랑이 잘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걸 전재로 하게 된다. 쉽게 잘 이뤄지고 축복받는 사랑은 굳이 이야기로 만들어 질 이유가 없으니까 사랑 이야기라고 하면 이뤄질수 없는, 불가능하다는 사랑이라는 걸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오히려 가능한 사랑이라고 하면서 어떤 사랑이 가능한지, 사랑을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질문을 던진다"라고 설명했다.

감독은 "넷플릭스가 처음부터 신뢰를 가지고 이 작품을 하고 싶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용 영화를 만들기 위한 투자자를 찾는 것도 기다려줬고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었을때도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시작해줬다. 그 점에 고마워한다. 제작 전 과정에서 약간의 간섭이나 요구사항도 한 적이 없다. 절대적으로 감독으로의 독립성을 이해해주고 지금까지도 그런 자세를 유지해서 어쩌면 이번 영화 찍으면서 지금까지 영화 제작한 것 보다 가장 편하게 작업할수 있었다"며 넷플릭스에 대한 무한 신뢰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은 10여년 전 다른 영화로 시나리오를 썼고 준비하다가 마지막에 엎었다. 그때도 집단 해고 노동자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영화 자체로 할만한 의미가 있겠다는 확신이 들지 못해서다. 해고 노동자의 삶을 정직하게 다루는 다큐도 있는데 그걸 굳이 극영화로 만들 이유에 대해 확신을 못 느꼈는데 그때도 설경구 전도연이 주인공이었다. 그떄 엎으면서 두 사람에게 미안했다. 이후에 다른 버전으로 만들려다가 그것도 엎었고 코로나가 한창일때 단편 영화로 만들어서 정리해야겠다 생각해서 심장소리를 만들어야겠다 했고 전도연, 설경구가 출연을 했었다. 그러다가 작년 초에 새롭게 영화를 해볼수 있겠다 생각하게 되었다. 오정미 작가가 다른 부부의 이야기와 겹쳐서 이야기를 하면 그때 해고 노동자 이야기에 다른 결이 생기며 다른 영화가 되고 좀 더 풍부해질수 있겠다 제안을 해서 이 영화가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조여정, 조인성이 합류하게 되었다. 전도연 설경구를 캐스팅하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라며 '가능한 사랑'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배우들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이창동 감독은 "전도연에게 영화 들어가게 됐다고 이야기 하니까 이 시나리오인지 모르고 제가 영화 하게 된 자체를 너무 좋아해주더라. 설경구는 스케줄이 안되었지만 자기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주기 싫어서 3~4일 정도를 잠을 못잤다고 하더라. 조인성은 이 영화에 보이지 않게 지배하는 인물로 힘있고 잘생기고 매력적이고 모든 것에 능하지만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이미지의 역할이라 조인성이 안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었다. 중간에 류승완 감독이 다리를 잘 놔줘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조여정은 저의 시각, 저의 입장을 가지는 인물을 연기해야 했다. 조여정은 같이 작업 안해봤지만 보면 영화하는 사람으로서의 자의식도 강하고, 영화하는 사람으로의 감수성, 공감능력도 있는 배우여서 다큐 감독으로의 내면과 닿았다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왜 그렇게 분위기가 좋았냐면 20년 전, 10년 전에 같이 일할때는 배우와 감독으로의 긴장이 있었다. 그런데 이후에는 오랜 세월 같이 있다보니 인간적으로 가까워져서 친구처럼 형제처럼 지내게 되어서 이번에는 우리 사이의 공기가 그때보다 부드러워 지더라. 조여정, 조인성이 굉장히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적극적인 노력을 했다. 조인성은 유머 담당으로 끊임없이 실없는 농담과 유머를 던져서 분위기를 좋게 해줬다. 촬영은 날씨 변수가 많아서 정해진 시간대로 찍기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원래 일정대로 할수 있을 정도로 날씨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며 배우들이 입을 모아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한 이유를 설명했다.

감독은 "특정 기업을 연상해주지 말아주기 바란다. 대한민국에서 대기업의 집단 해고 사태는 사회적 파장이 크다. 이것이 경제적 뿐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가 바뀔만한 사건이라 생각했다. 노동자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수 있다는, 앞으로는 피할수 없는 사태를 보여주는거라 생각했다. 이런 경험이 일상을 바꾸게 될거라 생각했다. 사람의 정체성까지 바꾸게 되는 계기라 생각했다. 그때 이후 점점 기술의 발전과 함께 노동 자체가 소멸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처음 영화를 만들고자 했을때 보다 점점 더 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필연성이 강해졌다"라며 해고노동자를 소재로 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OTT를 통해 영화를 공개하게 된 것에 대해 감독은 "작년 전반기가 한국 영화 산업의 체질이 가장 약화되었던 시기였다. 앞으로 얼마나 회복될지 의구심이 있었던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모두 느끼듯 영화 산업의 구조는 이미 바뀌어 가고 있고 변화의 추세는 누구도 막을수 없다 생각한다. 극장용 영화와 스트리밍 서비스까지의 변화는 서로 공존할수 밖에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그 안에서 얼마나 영화들이 관객와 가까워질수 있는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다행히 넷플릭스는 처음부터 넷플릭스 론칭 전 극장 개봉을 짧게나마 약속했었다. 영화제처럼 보일수 있지만 처음부터 저한테 약속을 해줬고 그 약속은 지켜졌다"라며 영화 산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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