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다친 발에 붕대를 감고서도 수색을 이어가며 ‘붕대 투혼’으로 이름을 알린 인명구조견 토백이가 은퇴 후 한층 느긋해진 일상을 공개했다. 253차례 구조 현장을 누빈 베테랑 구조견에서 간식과 물놀이를 좋아하는 평범한 반려견으로 변신한 모습에 웃음과 감동이 함께 전해졌다.

13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은 시청률 최고 5.1%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으로 집계된 이날 방송에서는 아홉 살 래브라도 리트리버 토백이의 은퇴 후 생활부터 생애 첫 프로야구 시구에 도전하는 과정까지 공개됐다.
토백이는 은퇴와 함께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에는 한마디 명령에도 정확하게 움직이던 베테랑 인명구조견이었지만, 지금은 간식만 보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집 안에서 소변 실수를 하는 등 허당미를 드러냈다. 군기 바짝 든 구조견의 모습 대신 여유가 넘치는 ‘한량견’의 면모로 가족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가 걸어온 길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토백이는 6년 반 동안 광주 아파트 붕괴 현장을 비롯해 산악 실종자 수색 등 총 253차례 구조 현장에 투입됐다. 사람의 생사를 가르는 긴박한 현장에서 수많은 생명을 찾는 데 힘을 보탠 베테랑이었다.
특히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보여준 활약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수색 과정에서 발을 다쳤지만 붕대를 감은 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임무를 이어가며 ‘붕대 투혼’의 상징이 됐다.
토백이의 모든 구조 활동에는 김철현 소방관이 함께했다. 재난 현장에서 말보다 눈빛과 손짓으로 서로의 움직임을 확인하며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토백이의 은퇴를 계기로 구조견과 소방관을 넘어 가족이 됐다. 이제 토백이는 오랜 시간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해준 김철현 소방관의 집에서 구조견이 아닌 반려견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가족들은 오랜 세월 위험한 현장을 오가며 긴장 속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토백이가 이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평범한 반려견으로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랐다. 토백이의 버킷리스트 첫 번째 역시 ‘친구 사귀기’였다.
친구들과 함께 물놀이에 나선 토백이는 자유로운 은퇴견의 면모를 마음껏 보여줬다. 아빠가 불러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햄버거 냄새에 정신이 팔리는 모습은 과거의 진지했던 구조견 이미지와 대비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게 여유로운 견생 2막을 보내던 토백이에게 특별한 임무가 찾아왔다. 253번의 구조 출동에 이어 ‘254번째 임무’로 생애 첫 프로야구 시구에 도전하게 된 것. 은퇴 국가봉사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자리로, 토백이는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수많은 관중 앞에 섰다.
야구장에 등장한 토백이는 구자욱과 김영웅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영웅 선수는 직접 시구 코치로 나서 ‘119번 선수’ 토백이의 특별한 도전을 도왔다.
마침내 김철현 소방관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토백이는 공을 던졌고, 포수 강민호 선수가 이를 받아냈다. 이후 강민호 선수가 토백이에게 기념볼을 던져주자 토백이는 기다렸다는 듯 날렵하게 뛰어올라 공을 입으로 받아내며 다시 한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지만 토백이의 행복한 은퇴 생활 뒤에는 모든 국가봉사견이 마주하는 현실도 있었다. 김철현 소방관은 은퇴한 국가봉사견 모두가 토백이처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며, 실제 가정으로 입양되는 비율이 약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은퇴 국가봉사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토백이와 은퇴견들의 앞날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토백이가 구한 생명이 감동이다’, ‘앞으로 꽃길만 걷길’, ‘토백이 남은 생도 멋지게!’, ‘국가에서 은퇴견과 새로운 가족에 도움되는 제도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 나타났다.
수많은 재난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며 영웅으로 활약했던 토백이는 이제 평범한 집강아지로 돌아왔다. 긴장과 위험으로 가득했던 구조견 시절을 뒤로하고 친구들과 물놀이를 즐기고 간식에 행복해하는 토백이의 모습은 그의 견생 2막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를 보여줬다.
한편, SBS ‘TV 동물농장’은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30분 방송된다.
253번의 구조 임무를 수행한 영웅견이 이제는 아무 걱정 없이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모습이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전하며, 은퇴 국가봉사견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사회적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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