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 가족과의 접촉을 끊은 채 방 안에서 지내던 17살 첫째의 마음을 들여다봤다. 아이와 새아빠 사이에 7년 동안 쌓인 오해와 상처의 배경도 공개됐다.

지난 14일(월) 밤 9시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 185회에서는 지난 방송에 이어 ‘1순위 부부’의 두 번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앞서 부부는 약 1년간 이어진 대화 단절과 남편의 취미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는 부부의 갈등을 넘어 가족 전체가 안고 있던 또 다른 문제가 드러났다. 바로 가족을 피해 자신의 방에 틀어박힌 17살 첫째와 새아빠인 남편의 관계였다.
첫째의 생활은 가족과 완전히 분리돼 있었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새벽 3시가 돼서야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온 첫째는 남편이 깨어 있는지를 여러 차례 확인한 뒤 먹을 것만 챙겨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가족과 얼굴을 마주치는 상황 자체를 피하고 있었던 것.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에는 잠을 자고, 밤이 되면 활동하는 생활을 이어갔다. 식사 역시 엄마가 준비한 음식보다는 라면이나 즉석식품에 의존했다. 17살 남학생이지만 체중은 50kg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런 행동의 배경에는 첫째가 과거 진단받았던 선택적 함구증도 있었다. 지난 방송에서 아내가 남편 앞에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로 언급했던 어려움이 첫째에게도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아내는 첫째가 생후 10개월이었을 당시 이혼한 뒤 약 10년 동안 혼자 아이를 키웠다고 털어놨다. 이후 현재의 남편과 재혼했고 세 명의 동생이 태어났지만, 그 과정에서 가족의 변화에 대해 첫째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특히 친아빠에 대한 질문을 받을까 봐 두려웠다는 것이 아내의 설명이다. 아이가 친아빠에게 가겠다고 하거나 관련 질문을 하지 않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고, 결국 첫째는 정확한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받아들여야 했다.
남편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첫째와 친해지기 위해 함께 게임을 하고 운동을 했으며, 아내 없이 둘만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계가 가까워지지 않자 점차 지친 모습을 보였다.
남편은 “아빠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더는 노력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급기야 “피가 다른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첫째의 행동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봤다. 첫째가 새아빠를 싫어해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불안 수준이 높은 첫째에게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상황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아이에게 답변을 재촉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당장 대화를 이끌어내기보다 말을 하지 않더라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며, 이를 바탕으로 아주 기초적인 소통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결국 엄마의 설득으로 함께 심리 검사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새아빠인 남편을 처음 만났던 당시를 떠올린 첫째가 “아버지가 늦게 생긴 것 같았다”고 답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첫째가 오랜 시간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가장 큰 의문도 공개됐다. 아이는 엄마가 친아빠와 왜 이혼했는지, 그리고 친아빠가 왜 자신의 곁에서 사라졌는지를 궁금해하고 있었다.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아들의 진짜 속마음을 확인한 아내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한번 부모는 영원한 부모”라고 강조하며 부모가 먼저 지속적으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바로 방문을 열고 나오지 않더라도 문 앞에 음식을 가져다 놓거나 편지를 쓰는 등 꾸준히 마음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편 역시 자신의 태도를 돌아봤다. 그는 자신에게도 아빠 역할이 처음이었던 만큼 서툴렀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첫째에게 상처를 줬을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제 네가 어떤 아이인지, 어떤 상황인지 알았으니 아빠가 조금 더 노력하고 마음 쓰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아내도 변화를 약속했다. 그동안 아이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마음속에 세워뒀던 벽을 허물고, 첫째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 그 후’를 통해 ‘손발 부부’의 근황도 공개됐다.
과거 불의의 사고로 손과 발을 잃은 남편과 남편의 손과 발이 되어준 아내의 사연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던 ‘손발 부부’는 오랜 치료와 재활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모습을 보여줬다.
보금자리로 돌아온 남편은 두 딸의 하굣길에 함께하고 아내와 카페 데이트를 즐기는 등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어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중계 방송으로 인해 9월 21일과 9월 28일 2주간 결방한다. 이후 10월 5일(월) 밤 9시 다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방송은 부부 사이의 갈등 뒤에 가려져 있던 아이의 침묵 역시 하나의 강력한 신호일 수 있음을 보여주며, ‘가족이 되기 위한 노력’의 방향을 되짚게 했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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