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해고 노동자인 남편 호석과 열 살 난 아들 철이와 함께 살고 있는 미옥은 어느 날 호석의 전 직장 동료 장례식장에 갔다가, 해고 노동자를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와 그녀의 남편 상우를 만난다.
예지는 노동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며 미옥 부부에게 인터뷰를 제안하고, 인터뷰를 꺼리는 호석과는 달리 미옥은 예지의 제안을 받아들여 카메라 앞에 선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예지는 미옥과 친해지려고 노력하며 친구가 되자고 제안한다. 미옥은 자신과는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예지와 가까워지는 것이 기쁘면서도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종종 예지의 촬영을 돕는 상우와 마주칠 때마다, 미옥은 그가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지만 왠지 그의 속마음은 알 수 없다고 느낀다.
예지는 인터뷰를 거부하는 호석의 마음을 열기 위해 다 같이 여름휴가를 가자고 제안하고, 두 가족은 서해안에 있는 상우의 여름별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결국 서로의 숨은 욕망을 드러내게 된다.


▶ 비포스크리닝
'오아시스'로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 '시'로 제63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버닝'으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벌칸상(기술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이 밖에도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밀양'으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꾸준히 찬사를 받아온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가능한 사랑'으로 돌아왔다. 여기에 '가능한 사랑'은 세계 무대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입증해온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한자리에 모여, 제작 단계부터 국내외 영화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러한 기대감을 입증하듯 '가능한 사랑'은 제8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으며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제64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까지 세계 유수의 영화제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영화에는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출연한다. 전도연은 제60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밀양' 이후 다시 한번 이창동 감독과 호흡을 맞췄고, '박하사탕'과 '오아시스'를 함께하며 세계 영화계에 깊은 인상을 남긴 설경구 역시 이창동 감독과 재회했다. 전도연과 설경구는 이번에 네 번째 호흡을 맞춘다.
조인성은 제79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호프'를 통해 세계 무대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번 작품에서 이창동 감독과의 첫 작업으로 새로운 연기 세계를 펼친다. 조여정은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을 통해 국제적인 입지를 다져온 데 이어, 이창동 감독과의 첫 만남으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들의 수상 경력만으로도 이 영화는 기대 안 하기가 힘들다. 이런 기대작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니! 이것 또한 놀라운 포인트 중 하나다.


▶ 애프터스크리닝
이창동 감독의 작품 중 제일 쉽고 여전히 깊었다. 이창동 감독이 괜히 거장이 아니더라. 베니스가 아무렇게나 준 상이 아니더라.
영화의 이야기는 시놉시스 그대로다. 이면에 복잡한 사연이나 사건이 있지 않다. 그럼에도 열길 물속보다 더 깊고 복잡한 네 사람의 마음속을 어찌나 들춰내 보여주시는지, 부끄럽고 민망하고 무섭기도 하다.
영화의 시작은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글과 함께다. 통속적인 필자는 '어라? 제목도 '가능한 사랑'인데 이거 쌍방 불륜인가?'라는 섣부른 예측을 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부류가 아니다. 관계의 엇갈림 대신 계급과 욕망의 파도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일단 대기업 부당해고의 내용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다큐멘터리 감독이 해고노동자를 인터뷰하는 모양'을 대충 보여줘도 됐겠지만 이창동 감독은 긴 시간을 할애해 이들이 어떤 과정과 시간을 지나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호석(설경구)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은 '와 연기 잘하네'가 아닌 너무 가슴 아파서 안 보고 싶거나 모른 척하고 싶은 심연의 바닥을 목격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호석의 옆에는 티 없이 순수한 모습으로 마스크 공장을 다니는 아내 미옥(전도연)이 있다. 지독한 현실의 무게 앞에서도 푼수처럼 웃고 진심을 건네며 오히려 자본가들의 오만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과 가족을 지켜낸다. 전도연이 왜 대한민국 영화사의 상징인지 증명되는 순간이다.
조여정과 조인성의 연기도 너무 좋다. 이들의 대사는 상당히 잔인한 구석이 있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예쁜 티셔츠 하나, 흙먼지 털어주는 손끝에서도 우월감이 묻어나와 이상하게 기분이 나빠진다.
관계만 이야기하는 영화는 아니다. 자유의지와 상실의 극복,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윤리성 등 정말 장면 하나, 대사 하나마다 엄청 곱씹게 만드는 영화다.
조여정과 조인성의 역할은 다층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비중이 크다. 미옥·호석 부부의 아들도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상우네 별장 지기조차도 몇 컷 안 되는 장면이지만 그의 눈동자와 손끝 등 사소한 모습들도 어떤 의미일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중간중간 큰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장면들도 제법 있다. 마법 같은 영화다.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 '가능한 사랑'은 9월 23일 한국 극장에서 개봉하며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청소년 관람 불가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건 단 12일 (9월 23일부터 10월 4일까지)간이다. 들판의 바람소리, 달무리 진 밤하늘, 숲에서 노래하는 새소리, 밀려오는 파도소리 등에 완전히 몸을 던져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시길!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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