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 어머니부터 아내까지 원작자 도전장? '실낙원' 탄생의 비화 [영화人]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세계관과 장르적 파괴력을 보여주며 쉼 없이 달리고 있는 연상호 감독이 이번에는 한층 더 내밀한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저예산 프로젝트라는 자신만의 '새 장난감'이자 실험실인 '실락원'을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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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놀랍게도 그의 어머니가 직접 쓴 한 편의 글에서 출발했다. "어머니가 쓴 글은, 마을에서 나쁜 짓을 하는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다. 본인도 고통스러워서 결론은 아들과 함께 나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실행하려는 엄마의 얘기. 3페이지 정도 되는 이야기인데, 궁금했던 건 이 심리가 뭘까 하는 거였다.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식에 대한 집착이자 사랑이고, 나쁜 짓을 했던 아들을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가 품고 소멸시키려는 마음 같은데, 그 마음이 기묘해서 어떻게 하면 현대에 맞는 질문으로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어머니의 글을 '블랙 인페르노'라는 소설에 이어 영화로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완성된 영화에 대한 원작자인 어머니의 반응은 어땠을까. "3일 전에 시사회 때야 비로소 말씀드렸다. 어떻게 봤냐 그러니 '잘 봤다. 술 많이 마시지 말고 일찍 들어가'라고 하시더라. 왜 썼는지 이유는 물어보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그 이유를 찾으려고 한 게 이 영화의 과정이었다."라며 다소 시크한 반응을 전했다.

과거 부모님의 인터뷰로 책을 냈던 '군체'의 작가가 부러웠다는 연상호 감독은 "그래서 어머니의 글을 가지고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해봤다. 100% 이해되진 않지만, 거기에서 '실락원'이라는 이야기 형태로 갖추기까지가 결과적으로 인간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쉽지 않다는 결론에 다다르면서 지금의 이야기가 완성됐다."라며 영화를 고민하고 준비했던 지난 몇 년의 시간이 자신에게 꽤 중요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혹시 어머니가 자신을 모티프로 삼아 쓴 것은 아닐지에 대해서는 이렇게 덧붙였다. "저희 어머니도 내 작품 시사회에 많이 왔기 때문에 내 작품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게 아닌가 싶긴 하다. 이번 작품이 저를 모티프로 한 건 아니겠지만"

원작이 감독의 어머니인만큼 어머니의 세계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그는 "어머니의 세계관 안에서는 이 이야기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자식에 대한 집착이 우리 어머니가 강한 편이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을 것. 하지만 이 이야기는 부모 자식 간에 이해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닌 것 같고,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다. 밖에서 나도 영화감독이고 안에서는 남편이자 아버지인데, 그것의 힘이 어느 것이 더 세냐에 따라서 다르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복합적인 정체성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게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이해한다."라며 단순한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님을 밝혔다.

이어 연상호 감독은 "'실낙원'이 어머니의 글에서 시작됐다는 걸 저희 아내도 알고 작품이 나왔다는 걸 굉장히 신기해 하더라. 그러면서 어느날 밤 저한테 장문의 카톡을 보내면서 '이건 어때?' 라고 물어보더라. 이제 자기 글로도 한번 작품 해보라는 의미여서 그걸 지금 1년째 끙끙 앓으며 작업하고 있다. 잘 풀리는 느낌은 아닌데 완성을 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지고 있다"며 온 가족이 원안자로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집안 분위기를 공개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며 "이 기회를 통해 말씀드리지만, 원안료가 크지 않다"라며 덧붙였다.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 '실낙원'은 10월 21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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