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남: 더 레드' 구교환, B급 판타지를 현실로 끌어내린 배우의 힘 [영화人]
웅장한 수트를 입고 지구를 구하는 전형적인 히어로의 시대는 지났다. 취업난에 허덕이고, 억울한 일에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정작 자신 하나 건사하기 벅찬 현실을 살아가는데도 히어로인 캐릭터가 스크린을 찾아왔다. 영화 '부활남: 더 레드'의 석환, 그리고 이 캐릭터에 독보적인 숨결을 불어넣은 배우 구교환의 이야기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동명 인기 웹툰을 스크린으로 옮겨온 '부활남: 더 레드'(감독 백)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유일한 스펙인 31세 취업준비생 석환(구교환 분)이 의문의 침입자들에게 죽임을 당한 뒤, 72시간 만에 부활하는 능력을 깨달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유쾌한 액션 오락영화다.

'죽었다가 살아난다'는 만화적이고 초현실적인 설정은 자칫 자극적인 B급 판타지나 괴리감 있는 세계관으로 흐르기 쉬운 위험 요소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부활할 때마다 능력이 배가되는 막강한 힘을 지녔음에도, 그 중심에 배우 구교환이 서면서 이야기는 전혀 다른 실체감과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구교환은 특유의 유연한 어조와 날것 그대로의 생활 연기로 '부활'이라는 거창한 능력을 지극히 인간적인 영역으로 가져온다. 영웅심이나 과장된 폼을 잡는 대신 "죽는 게 제일 아프다"며 솔직한 엄살을 떨고, 정작 살아난 뒤에는 끼니나 다음 달 월세를 먼저 걱정하는 석환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폭소와 함께 강한 공감대를 선사한다.

그간 영화 '반도', '모가디슈', '길복순'과 드라마 'D.P.' 시리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등에서 개성 넘치는 스펙트럼을 증명해 온 구교환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첫 본격 액션 연기와 특유의 유쾌한 템포를 극대화했다. 진중하고 무거운 히어로 대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혈기와 청춘의 짠한 현실을 오가는 석환의 모습은 구교환이 가진 본연의 매력과 완벽히 맞아떨어져 파워풀하지만 어딘가 허술한 액션으로 '응원하고 싶은 쾌감'을 끌어낸다.

특히 거대한 악에 맞서는 동기가 거창한 정의감이 아닌, 자신의 삶과 주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극히 개인적인 생존 본능이라는 점은 요즘 관객들의 정서와도 깊게 부합한다.

특히 석환의 히어로 서사는 홀로 완성되지 않는다. 친구의 황당한 부활을 목격하고도 쓴소리와 함께 든든한 조력자로 나서는 절친 영하 역의 강기영, 현실 남매의 티격태격 케미를 보여주는 동생 예린 역의 김시아, 그리고 상대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초월적 능력자로 석환과 대립하는 빌런 블랙 역의 신승호까지, 배우들과의 유기적인 합이 구교환의 유쾌한 에너지를 배가시킨다.

타인을 조종하는 능력이 유독 석환에게만 통하지 않는다는 아이러니와 헐렁하지만 롤러코스터를 탄듯한 몰입감을 주는 차량 추격·타격 액션의 VFX도 오히려 현실적이 않고 본능적이어서 흥미롭다.

최근 영화계가 심오한 주제 의식이나 복잡한 세계관 구축에 집중하는 동안, '부활남: 더 레드'는 '72시간 뒤 부활'이라는 명쾌한 룰과 속도감 넘치는 전개라는 상업 오락영화 본연의 미덕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관객을 설득하고 끝까지 끌고 나가는 동력은 단연 구교환이라는 대체 불가한 배우의 존재감이다.

지쳐있는 대중에게 하늘에서 내려온 거창한 구원자가 아닌, 나와 다름없이 상처 입고 툴툴거리면서도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 싸우는 청년의 모습은 그 자체로 유쾌한 위로와 사이다 같은 도파민을 전달한다. 구교환이 완성한 이 '짠내 나지만 네버다이' 정신의 한국형 히어로가 극장가에 선사하는 유쾌한 도파민에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iMBC연예 DB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등을 금합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