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구 행정의 선구자 임형빈 추계학원 이사장 별세…향년 95세
대한배구협회.대한배구협회.

[더게이트]

한국 배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헌신한 임형빈 추계학원 이사장이 9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1930년 태어난 임 이사장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전쟁을 관통한 세대다. 대한배구협회 전무 및 부회장, 아시아배구연맹(AVC) 부회장, 국제배구연맹 임원을 역임하며 약 40년에 걸쳐 국내외 배구 행정의 중심을 지켰다. 한국 배구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제도적·외교적 입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고인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후배 배구 행정인들에게 국제 스포츠 외교의 모범을 남긴 선구자로 기억된다.

코트 밖에서 키운 미래들

임 이사장의 배구 사랑은 회의실에서 끝나지 않았다. 추계학원 이사장으로서 추계초등학교, 중앙여자중학교, 중앙여자고등학교 배구부를 직접 운영하며 학교 배구 저변 확대에 헌신했다. 한 재단이 초·중·고 배구팀을 동시에 운영한 사례는 국내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중앙여자중·고등학교 배구부는 1945년 창단 이래 8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며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한 명문으로 자리 잡았다. 체계적인 환경 속에서 성장한 배구 유망주들은 한국 여자 배구의 경쟁력을 뒷받침해 왔다.

다만 임 이사장이 이끈 추계학원의 역사를 둘러싸고는 논란도 있다. 모친이자 추계학원 설립자인 황신덕은 일제강점기 말 친일 활동 전력이 기록돼 있으며, 1943년 재학생들을 근로정신대로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재단 운영이 모친에서 아들로, 다시 그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두고 일각에서 사학 세습 비판도 제기됐다.

임 이사장의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화) 오전 9시이며,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벽제)을 거쳐 경기도 양주시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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