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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 1분기 매출 1166억·영업익 476억…역대 1분기 최대 실적

스포츠춘추
김경문 감독(사진=한화)[더게이트]
전날 연장 혈투 끝 패배의 후유증은 없었다. 한화 이글스가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11대 3 대승을 거두고 전날의 상처를 깨끗이 씻어냈다.
사실 경기 전만 해도 한화가 이런 결과를 낼 거라고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한화는 연장 11회까지 5시간 넘게 버텼지만 결국 8대 9로 졌다. 가진 투수를 모두 쏟아부었고, 이길 기회도 여러 번 있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보통 이럴 때 진 쪽의 데미지는 이긴 쪽의 몇 배다. 몸보다 마음이 더 무겁다. 거기다 다음 날은 오후 2시 낮 경기였다.
한화 김태연의 경기전 훈련(사진=한화)
전날 패배, 하루 만에 설욕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한화 타선은 언제 연장 혈투를 치렀냐는 듯 펄펄 날았다. 장단 14안타를 뽑아내며 LG를 압도했다. 선발 왕옌청이 6.1이닝 3실점으로 버텼고, 요나단 페라자와 문현빈이 홈런을 날렸다. 타선의 기폭제는 하위 타순이었다. 6번 허인서부터 9번 황영묵까지 릴레이 타점을 쌓으며 대량 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한화는 이날 구단 통산 2400승 고지도 함께 넘었다.
비결은 경기 전 준비 과정에 있었다. 한화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처음으로 자율훈련을 실시했다. 상당수 선수가 자율적으로 그라운드에 나왔지만 훈련 강도는 평소보다 훨씬 가벼웠다. 일부는 실내 훈련을 소화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경기를 준비했다. 전날 연장 혈투로 체력이 고갈된 선수들을 위한 배려였다.
10일에도 한화는 자율훈련을 선택했다. 저연차 선수들 네 다섯명 정도가 자율적으로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었지만, 고참급이나 최근 출전이 잦았던 선수들은 가벼운 훈련과 휴식, 미팅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김경문 감독을 잘 아는 야구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 "김 감독님 커리어에서 이틀 연속 자율훈련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경문 감독은 현재 KBO리그 사령탑 중 훈련량을 가장 중시하는 쪽에 속한다. 경기 전 취재진 브리핑도 반드시 선수들이 훈련하는 더그아웃에서 타격 훈련을 직접 보면서 진행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다 '감'이 오는 선수를 마지막 순간 라인업 조커로 넣어 적중시키는 경우도 많다. 두산과 NC 시절부터 한화에서도 이어온 루틴이다. 그런 김 감독이 자율훈련을 이틀 연속 택했다는 건 상당한 파격이다.
홈런을 날린 페라자(사진=한화)
"훈련으로 낭비하는 대신 실전에 쏟아라"
경기 전 자율훈련과 그라운드 타격 훈련 생략은 KBO리그에서 낯선 개념이 아니다. 한여름이나 시즌 막판 선수단 체력이 바닥을 치는 시점, 야간 경기 다음 날 낮 경기를 치를 때 종종 볼 수 있다. 처음 이 방식이 도입됐을 때는 반대론도 있었다. 상대팀이 훈련하는데 우리만 쉬면 불리하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점차 효과를 인정받았다.
기본적인 개념은 '체력의 총량은 정해져 있고, 훈련으로 낭비하는 대신 실전에 쏟아붓는 편이 낫다'는 이론이다. 미국 스포츠과학계는 이미 데이터로 뒷받침하고 있다. MLB 타자들의 스트라이크존 판단력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30개 구단 중 24팀에서 타자들의 9월 판단력이 4월보다 유의미하게 나빴다. 잦은 이동과 부족한 휴식으로 시즌 내내 쌓인 피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면 시간을 하루 평균 36분 늘린 MLB 선수들이 반응속도 검사에서 122밀리초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패스트볼이 투수 손에서 포수 미트까지 오는 시간이 약 400밀리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은 차이다.
타격 훈련 생략에 대한 오해도 짚을 필요가 있다. 프로 레벨의 선수는 하루 이틀 그라운드 배팅을 거르더라도 실전 타격에 큰 어려움이 없다. 실제로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코치가 던지는 공은 시속 80km대 안팎의 느린 볼이다. 실전 패스트볼과는 뇌가 받아들이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이런 타격연습을 루틴이라는 이유로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도 반복하는 건 선수에게 필요해서가 아니라 지도자가 불안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리그 최고 인기팀인 한화는 지상파 중계 편성 탓에 주말 낮 경기가 유독 많다. 강행군 위에 강행군이다. 시즌 초반부터 계속된 장시간 혈투 속에 선수단의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상황. 1000승 사령탑 김경문 감독도 이를 고려해 주어진 현실과 합리적인 대안을 받아들였다. 한화는 10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LG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틀 연속 자율 훈련, 한화는 어떤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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