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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피 코앞' 전문가들의 진단은…"주가 여전히 실적 못따라가"

스포츠춘추
이장석 키움 히어로즈 전 대표이사(사진=더게이트 DB)[더게이트]
키움 히어로즈 국외 캠프에는 나타나서는 안 될 얼굴들이 자꾸 나타난다. 지난해에는 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2024년 마무리캠프를 찾은 사실이 드러나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장석의 딸도 인턴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 방문한 사실이 들통나 논란이 이어졌다. 그리고 올해 타이완 가오슝 스프링캠프에는 이장석 대신 그의 '오른팔'로 알려진 임상수 변호사가 나타났다. 리그 복귀 시 KBO 상벌위원회 제재 대상인 인사가 구단 사무실 출입을 넘어 캠프까지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키움을 둘러싼 그림자 경영 의혹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더게이트 취재를 종합하면, 임상수 변호사는 올해 2월 타이완 가오슝에서 진행된 키움 히어로즈 스프링캠프 기간에 캠프 현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허승필 단장이 지근거리에서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 구단은 "임 변호사는 현재 구단과 법률자문 계약을 맺고 있다. 법률검토 목적으로 2박 3일간 방문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워낙 조용히 다녀가서 구성원 대부분이 방문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게 구단 측 주장이다.
이장석 키움 히어로즈 전 대표이사(사진=더게이트 DB)
공식 직책도 없는 변호사가 왜 캠프에?
야구단 국외 스프링캠프는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니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 적지 않은 출장 경비 때문에 방문 인원이 제한되고, 선수단 지원 필수 인력을 제외하면 구단주·대표이사·단장·경영 본부장급 인사 정도가 찾는다. 공식 직책이 없는 외부 법률자문이 여기에 낀다는 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구단은 법률검토 목적이라고 했지만, 캠프 현장에서 처리해야 할 법률검토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선수 계약과 연봉 협상은 캠프 전에 마무리되는 게 일반적이다. 통상적인 법무 업무를 위해 외부 자문을 캠프 장소까지 불러들이는 사례는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조용히 다녀가서 방문 시점도 모른다"는 설명도 공식 업무 목적이라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임상수 변호사는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오른팔이자 과거 키움의 실세로 야구계에 알려진 인물이다. 2014년 대형 로펌 시절 이장석 전 대표이사와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15년 히어로즈 야구단 연수를 계기로 이 전 대표의 신임을 얻었다. 이장석이 구속 수감된 뒤에는 교도소 면회를 통해 스폰서 계약·선수단 운용·임직원 인사 등 구단 운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이장석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구단 전자결재 라인에 포함돼 임원들과 함께 중요 사안을 결정하고, KBOP 회의에 히어로즈 대표로 참석하며 '부사장 대우' 명함을 돌리기도 했다.
2019년 10월 지상파 뉴스를 통해 공개된 녹취에서 임 변호사는 "이거는 제 뜻이 아니라 이 대표님 뜻이고, 옥중경영 뭐 안 한다고 하지만 대표님 뜻을 들어야 된다는 거 알고 있잖아요"라고 말한 사실이 보도됐다. 2019년 5월부터 9개월간 받아간 법률자문료는 약 2억 3천만원, 월 평균 4천만~5천만원에 달했다. 음주운전 외국인 2군 감독 규약 위반 법리 검토에 5.2시간·312만원, 접대비 관련 법률문제에 0.5시간·30만원을 받는 식이었다. 다수 구단에선 변호사 출신 내부 직원이 처리하는 수준의 업무들이었다.
KBO는 2020년 3월 상벌위원회를 열고 키움 구단에 벌금 2천만원을 부과했다. 임 변호사는 당시 KBO 소속 관계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징계가 유보됐지만, KBO는 "추후 어떠한 형태로든 KBO리그에 복귀할 경우 제재를 별도 심의하기로 했다"고 못을 박았다.
2022년 3월, 키움은 임 변호사를 비등기 법무이사로 KBO에 통보했다. 야구계와 KBO가 강하게 반발했고, 임 변호사는 결국 자진사임했다. 논란이 잠잠해진 뒤에는 '법률자문'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구단에 다시 발을 들였다. 그런데 비등기 법무이사와 법률자문의 실질적 차이는 크지 않다. 구단 사무실을 드나들고, 내부 문서를 검토하고, 임직원과 소통하는 것 —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문 계약은 KBO에 등록 의무가 없어 외부에서 확인하기가 더 어렵다. KBO가 임 변호사의 존재를 뒤늦게 파악한 것도 그 때문이다. 2022년 비등기 임원 복귀를 막은 KBO의 제재가 오히려 공식적으로 포착하거나 제재할 수 없는 음영 지대를 넓히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고척돔 사무실을 수시로 드나들며 업무를 보는 임 변호사의 존재는 더게이트가 지난해 6월 보도한 바 있다. 과거 임 변호사의 행적을 아는 야구인들 사이에서는 임 변호사가 이장석의 뜻을 구단에 전달하고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여전하다. 구단에선 "법률자문 역할만 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장석 키움 히어로즈 전 대표이사(사진=더게이트 DB)
작년엔 이장석·딸, 올해는 임상수 변호사
지난해 키움은 타이완 캠프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KBO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2024년 11월 타이완 가오슝 루키캠프에 3박 4일 일정으로 직접 모습을 드러냈고, 구단 실세 인사들이 의전을 맡았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이어 마케팅 인턴이던 이장석의 딸도 2025년 스프링캠프에 동행한 사실이 뒤따라 보도돼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그리고 2026년 타이완 스프링캠프에는 임상수 변호사가 나타났다. 이장석 본인이 갈 수 없는 자리에 이장석의 오른팔이 간 셈이다. 키움 위재민 대표이사는 이장석의 변호인 출신이다. 작고한 키움 마케팅 담당 고위 인사도 이장석의 지인이었다. 표면상으로는 이장석이 구단에 간섭하지 않는 것처럼 시늉하고 있지만, 구단 안팎에는 여전히 이장석의 사람들이 포진해 있다.
임 변호사의 법률자문 계약에 대해 "문제점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던 KBO는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스프링캠프 방문 사실을 질의하자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사실관계를 알아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만 돌아왔다. 2022년 비등기 임원 복귀 시도 때만 해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KBO가 이제는 키움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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