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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충암고 에이스 김지율(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더게이트=목동]
“더 던질 수도 있습니다. 팔팔합니다.”
한계 투구수를 꽉 채우고 내려왔지만 지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충암고 에이스 김지율은 준결승 이후 등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하면서도,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더 던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충암고는 1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에서 대구상원고를 4대 0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8.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진 김지율의 역투와 9번 타자 김승하의 결승 2점 홈런 포함 3타점 활약이 빛났다.
4회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충암고 선발 김지율과 대구상원고 선발 권오승이 나란히 무실점으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균형을 먼저 깬 건 5회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타자의 방망이에서였다. 충암고 선두타자 김현우가 중전안타로 찬스를 만들고, 배윤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9번 타자 김승하가 약간 높게 들어온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던 상원고 좌익수 김성휘는 좌절한 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고, 충암 더그아웃에서는 선수 전원이 뛰쳐나와 2점 홈런을 함께 축하했다.
7회 추가 타점도 김승하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역시 김현우의 안타와 번트로 잡은 1사 2루 찬스에서 김승하가 정확한 타격으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 3대 0으로 앞서나갔다. 9번 타자의 맹타에 자극받은 듯 8회에는 4번 타자 신지호가 우월 솔로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타선의 지원에 힘을 받은 김지율도 마운드에서 힘을 냈다. 김지율은 최고 146km의 패스트볼과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상원고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8회까지 102구를 던진 뒤 투구수 제한(105구)까지 3구만 남은 상태에서도 9회 마운드에 올라왔고, 첫 타자 엄유상을 3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한계 투구수를 꽉 채운 김지율은 감독의 격려와 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김정운에게 넘겼다. 최종 성적은 8.1이닝 2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 김정운에 이어 서원준이 올라와 실점 없이 마무리하면서 경기는 충암고의 4대 0승리로 끝났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김지율과 동료들의 응원(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김지율과 동료들의 응원(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경기 후 이영복 감독은 “김지율이 정말 잘 던져줬고 김승하의 타격 활약도 좋았다”고 투타 핵심들을 칭찬했다. 이날 105구를 던진 김지율은 대회 규정상 4일 의무 휴식을 취해야 해 준결승과 결승에 나올 수 없다. 이 감독은 “김지율을 중간에 내렸다가 뒤집히는 것보다 던지는 데까지 던지는 게 낫다고 봤다”면서 남은 대회는 다른 투수들을 활용해 치르겠다고 밝혔다. 2점 홈런과 쐐기 적시타를 터뜨린 김승하에 대해서도 “홈런이 나왔을 때 나도 깜짝 놀랐다. 타격감이 계속 좋지 않았지만 용기를 주면서 기다렸는데, 정말 중요한 순간에 활약해 줬다”고 말했다.
완봉에 가까운 역투를 펼친 김지율은 “원래는 75구 정도, 5~6이닝을 던지려고 생각하고 올라왔다. 그러다 75구 이후에는 결승까지 못 나온다는 걸 알아서 105구까지 전력으로 던지려고 했다”고 밝혔다. 남은 대회에서 더 이상 나오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없을까. 김지율은 “부담감이 좀 덜어져서 마음 편히 응원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아쉽긴 하지만, 한 경기를 제가 책임지고 다 던졌으니까 후회는 없다”고 미소를 보였다. 이어 “나는 못 던지지만 타자들이 잘 해줄 거다. 오늘 홈런도 2개나 쳤고 안타도 많이 나왔다. 내 뒤에 나온 서원준도 원래 잘 던지는 투수”라며 동료들을 향한 믿음을 전했다.
충암고 에이스답게 김지율은 올해 엄청나게 많은 경기에서 혼자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이날 포함 대회 4경기에 등판했고, 이 중 3경기에 선발로 올라왔다. 8일 HK야구단전 5.1이닝 무실점 승리, 10일 도개고전 4.2이닝 무실점 승리에 이어 이날 8.1이닝 무실점까지, 대회 4경기 3승 무패 20.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만약 투구수 제한 규정이 없다면 준결승에도 올라올 수 있겠냐고 묻자 김지율은 활짝 웃으며 답했다. “던질 수 있습니다. 아직 팔팔합니다.” 끝으로 김지율은 “팀에 도움이 되고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면서 “튀지 않더라도 뒤에서 열심히, 안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나오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소박한 목표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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