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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더게이트]
말 그대로 '미친' 기자회견이었다. 망해가는 축구단 레알 마드리드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기대한 사퇴 발표는 하지 않고 여성 기자들을 향한 성차별적 막말을 쏟아내 매를 멀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1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 축구계에는 그의 사퇴 가능성이 파다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페레스 회장이 내놓은 첫 마디는 정반대였다. 18분 지각한 그는 “유감이지만 나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사진=레알 마드리드 유튜브 화면 캡처)
“축구를 알기나 해?” 여기자 향한 비하 발언
무려 68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은 곳곳이 지뢰밭이었지만 특히 스페인 일간지 ABC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문제성 발언이 나왔다. ABC 기자 루벤 카니사레스를 비난하던 페레스 회장은 같은 매체 소속 여성 칼럼니스트 마리아 호세 푸엔테알라모를 저격했따. 그는 “당신들은 매일 레알 마드리드를 공격한다. 오늘 쓴 두 기사를 보라”며 “그 중 하나는 여자가 쓴 건데, 그가 축구에 대해 뭘 알기나 하는지조차 모르겠다”고 듣고도 믿기 힘든 말을 뱉었다.
두 번째 문제 발언은 폭스 스포츠 소속 여성 기자 롤라 에르난데스가 질문하려 할 때 나왔다. 페레스 회장은 “저 아가씨 말하게 해줘요, 나머지 분들은 다들 너무 못생겼네”라는 시간을 30년 전으로 돌린 듯한 망언으로 회견장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당사자 푸엔테알라모는 다음날 아침 반박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나는 이런 언급을 예상하지 못했다. 난 칼럼에서 축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레알 마드리드가 사회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쓴다”며 “아이들이 무엇을 보며 자라는지, 그 롤 모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안다. 그래서 쓴다”고 밝혔다. 이어 “이건 축구 문제가 아니다. 저는 지금 당신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직격했다.
스페인 언론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ABC는 페레스 회장의 발언을 “구단의 실패를 덮으려는 터무니없는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엘 문도는 이날 회견을 “트럼프식 쇼”에 빗댔다. 유로뉴스는 기사 제목에 “충격적, 초현실적, 성차별적”이라는 세 단어를 나란히 올렸다.
스페인 축구계는 이미 고위직 남성의 성차별 행태로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2023년 여자 월드컵 시상식 도중 선수 헤니 에르모소에게 강제 키스를 한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지난해 성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 상황. 모두가 입조심을 해도 모자랄 마당에 세계 최대 축구클럽 회장이 나서서 성차별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일요일 엘 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에 2대 0으로 패하며 2시즌 연속 무관이 확정됐다. 직전 주에는 미드필더 오렐리앙 추아메니와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훈련장에서 몸싸움을 벌였고, 발베르데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페레스 회장은 이에 대해서도 “26년간 매 시즌 선수들끼리 싸웠다. 이번에 알려진 건 처음으로 내부에서 유출됐기 때문”이라며 “싸움보다 유출이 더 나쁘다”고 황당한 발언을 내놨다.
기자들이 묻고 싶었던 핵심 현안—본인의 사퇴 여부, 새 감독 선임 여부—에는 답하지 않았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페레스 회장은 현 벤피카 감독 주제 무리뉴를 차기 감독으로 선호하며 물밑 접촉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페레스 회장은 무리뉴의 이름이 나오자 “그 얘기가 나올 줄은 몰랐다.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니다. 감독이나 선수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완승한 레알(사진=레알 마드리드 SNS)
사퇴 거부, 선거 선언…“날 끌어내려면 총을 쏴야 할 것”
페레스 회장은 2009년 복귀 이후 2013년, 2017년, 2021년, 2025년 선거에서 네 차례 연속 무투표로 재선됐다. 이번에는 “2주 안에 선거를 소집하겠다”고 선언하면서도 사퇴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행 구단 규정상 후보가 되려면 회원 경력 20년 이상, 스페인 국적, 연간 예산의 15%에 해당하는 약 1억 8700만 유로(약 3202억원)의 은행 보증 제공이 필수다.
회견 말미, 페레스 회장은 특유의 어조로 “마드리드가 폐허라고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클럽인 건 누구나 안다. 그들이 날 레알 마드리드에서 끌어내려면 총을 쏴야 할 것이다. 소시오들이 원할 때까지 플로렌티노는 떠나지 않는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하지만 스페인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끓어오르는 여론의 분노를 봐선, 페레스에게 남은 날이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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