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스윙해도, 실책해도 "다 경험이다"…달감독 믿음 먹고 한화의 거포 포수 무럭무럭 자란다
한화 허인서(사진=한화)한화 허인서(사진=한화)

[더게이트]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주는 지도자로 통한다. 어린 유망주가 실수해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면 질책 대신 격려하고 박수를 보낸다. 그 신뢰를 자양분 삼아 성장한 선수들이 두산에서, NC에서, 그리고 한화에서 주전으로 올라섰고 스타 플레이어로 도약했다. 때로는 믿음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도 하지만, 선수들을 향한 김 감독의 뚝심엔 변함이 없다.

올 시즌 한화의 안방마님으로 떠오른 허인서 역시 그 믿음 속에서 크는 중이다. 시즌 초 허인서가 하이 패스트볼에 연신 헛스윙하며 삼진을 당할 때도 김 감독은 질책 대신 박수를 보냈다. 갖다 맞히기 급급한 스윙이 아니라 자신 있게 자기 스윙을 하는 모습에서 '오랜만에 거포형 포수감을 본 것 같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화 허인서(사진=한화)한화 허인서(사진=한화)


'전날 실책 악몽' 하루 만에 날려버리다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1회 허인서의 실책으로 경기를 내준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허인서는 0대 1로 끌려가던 1회 1사 2, 3루에서 투수에게 공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악송구를 던졌고, 유격수 심우준까지 이를 뒤로 흘리며 추가 실점이 발생했다. 한화는 결국 2대 3 한 점차로 석패했다. 허인서의 다소 황당한 실책이 패배의 빌미가 됐다.

그래도 김 감독은 어린 선수를 탓하지 않았다. 14일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질문이 나오자 "다 경험이다. 허인서가 지금 1군에서 처음 포수를 하고 있는데, 포수 자리는 여러 가지 에러가 나올 수 있는 포지션이다. 그게 안 나왔으면 더 좋겠지만 허인서의 이런 경험이 앞으로 포수를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도 허인서를 그대로 6번 타자로 기용했다.

허인서도 그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이날 키움전에서 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10대 1 대승을 이끌었다. 2회 첫 타석에선 안우진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만들었다. 4회 삼진, 6회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8회에는 1사 1루에서 다시 좌전 안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한화는 8회에만 4득점을 폭발시키며 3대 1에서 7대 1로 달아났다. 9회에는 쐐기 좌중월 투런포까지 날려 전날 실수의 기억을 하루 만에 담장 너머로 깨끗이 날려버렸다.

포수로서도 제 역할을 다했다. 선발 정우주와 호흡을 맞춰 4이닝 1실점 호투를 이끌었고, 5회부터 차례로 오른 박준영, 이민우, 조동욱, 잭 쿠싱 등 불펜진과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허인서의 공수 활약 속에 한화는 리그 정상급 에이스 안우진에게 패전을 안기며 고척 원정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마무리했다. 3연속 위닝시리즈로 상위권 도약에 시동을 건 한화다.

한화 허인서(사진=한화)한화 허인서(사진=한화)


"어제 실책, 숙소에서 자책했지만…"

경기 후 허인서는 9회 홈런에 대해 "점수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이었지만, 점수 차이를 의식하지 않고 타석에서 똑같이 집중하려고 했다. 초구부터 타이밍을 맞추려고 했는데 첫 공에는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이후 들어온 슬라이더에 타이밍이 잘 맞으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실책에 대해서는 "어제 1회 실책으로 팀이 실점하면서 경기 흐름이 좋지 않게 흘러갔고, 결국 1점 차로 패해 더 아쉬움이 컸다. 숙소에 들어가서는 스스로 자책도 했지만, 오늘은 다시 평소처럼 준비하려고 했다. 감독님께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시면서 자신감 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밝혔다.

허인서는 시범경기 때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타율 0.313에 홈런 5개를 터뜨리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특히 1군급 투수와 상대한 26타석에서 타율 0.346에 OPS 1.231을 기록하면서 이미 시범경기부터 대박 조짐이 역력했다. 시즌 들어선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가더니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한화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이날로 벌써 시즌 8호 홈런이다. 한화(빙그레 포함) 프랜차이즈 포수 중 두 자릿수 홈런은 2015년 조인성(11홈런)이 마지막이었다. 현재 페이스라면 이달 중에 두 자릿수 홈런도 가능하다. 역대 한화·빙그레 포수 최다 홈런은 1989년 유승안의 21홈런. 30홈런 페이스의 허인서가 충분히 겨냥해볼 만한 기록이다. 노감독의 믿음과 격려 속에 무럭무럭 자란,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이 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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