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SKT, 엔비디아와 'AI 동맹' 강화…"'독파모' 후속모델까지 협력 확대"

더게이트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참가 여부가 안개속이다(사진=나노바나나 생성 이미지)[더게이트]
월드컵 개최국이 참가국을 침공하고, 위협하고, 참가 자격마저 빼앗으려 한다. 지금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는 일이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도 기막힌데, 이번엔 침략당한 이란 선수단을 향한 위협성 발언까지 나왔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 선수단의 입국은 허용하면서도, 기자나 트레이너로 위장한 '테러리스트'는 가려내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란 국적자를 잠재적 위협으로 묘사한 막말이 국제 사회의 역풍을 맞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24일(한국시간) 취재진과 만나 "미국은 이란 선수단에 오지 말라고 통보한 적이 없다"며 선수단 입국 자체를 막지는 않겠다고 했다. 다만 "문제는 선수가 아니라 함께 오려는 동행인들"이라며 "이란은 혁명수비대(IRGC) 테러리스트들을 기자나 트레이너인 척 위장시켜 입국시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를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날 백악관에서 "선수들까지 불이익을 주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선수는 봐주겠다는 얘기지만, 동행 취재진과 코칭스태프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취재진과 코칭스태프 없이 월드컵을 정상적으로 치르는 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사실상 이란 선수단의 대회 정상 참가를 최대한 어렵게 만들려는 의도가 읽혀서 괘씸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이란 자리에 이탈리아를?…이탈리아가 먼저 손사래
이란을 향한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트럼프의 특사 파올로 잠폴리는 "이탈리아는 이란의 자리를 차지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춘 팀"이라며 FIFA에 참가국 교체를 제안했다. 전쟁 당사국인 이란을 아예 대회에서 밀어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스스로 불참을 결정할 경우를 상정한 추측일 뿐"이라며 한발 물러섰지만, 이란 입장에서는 참가 자체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도다.
정작 이탈리아는 이 제안을 정면 거부했다. 안드레아 아보디 체육부 장관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월드컵 재자격 부여는 불가능할뿐더러 적절하지도 않다"고 잘라 말했다. "자격은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따내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루치아노 부온피글리오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며, 그런 식의 참가는 기분이 나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란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파테메 모하제라니 대변인은 체육청소년부가 대표팀의 대회 참가를 위한 모든 행정 조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FIFA와 잔니 인판티노 회장도 이란의 정상 참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의 군사적 충돌 이후 조별리그 개최지를 미국에서 멕시코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으나 FIFA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란은 G조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를 상대로 경기를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위험한 건 미국"…120개 단체, 역풍
정작 국제 사회가 위험하다고 우려하는 나라는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다. ACLU(미국시민자유연맹)와 국제앰네스티 등 120여 개 시민사회 단체는 23일 월드컵 여행 주의보를 공동 발령했다. 입국 거부, 구금, 소셜미디어와 전자기기 강제 검색, 인종 프로파일링 등을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으며 "미국의 인권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란과 아이티 등 비자 발급이 제한된 국가의 팬들은 자국 팀 응원조차 오기 어려운 처지라고도 지적했다.
다니엘 노로나 국제앰네스티 미주 담당 국장은 "미국 정부와 개최 도시가 모든 이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이번 대회는 FIFA가 약속한 안전하고 포용적인 축제와는 거리가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CLU도 "FIFA가 트럼프 행정부와 지나치게 밀착하면서 수백만 방문객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란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그 손가락이 미국 쪽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