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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사우샘프턴 분석관이 상대 훈련을 몰래 촬영하다 들통나는 스캔들이 터졌다(사진=캔바 생성 이미지)[더게이트]
잉글랜드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결승을 불과 며칠 앞두고 황당한 스캔들이 터졌다. 사우샘프턴이 상대 팀 훈련을 무단 촬영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잉글랜드축구리그(EFL)로부터 플레이오프에서 퇴출당하는 전례 없는 제재를 받았다. 이른바 '스파이게이트'다.
EFL 독립징계위원회는 20일(한국시간) 사우샘프턴의 규정 위반을 확정하고, 준결승에서 사우샘프턴에 패했던 미들즈브러를 결승에 복귀시켰다. 오는 23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은 미들즈브러와 헐시티의 대결로 치러진다. 결승 진출 팀은 프리미어리그 승격과 함께 향후 3시즌간 최소 2억 파운드(약 3720억원)의 중계권 수익을 보장받는다.
사우샘프턴 분석관이 상대 훈련을 몰래 촬영하다 들통나는 스캔들이 터졌다(사진=캔바 생성 이미지)
나무 뒤에 숨은 사우샘프턴 분석관
문제의 당사자는 사우샘프턴 소속 전력분석관 윌리엄 솔트다. 솔트는 준결승 1차전을 48시간 앞두고 미들즈브러의 훈련 시설인 로클리프파크에 잠입해 훈련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들즈브러가 징계위에 제출한 증거 중에는 나무 뒤에 반쯤 몸을 숨긴 채 휴대폰을 들고 있는 솔트의 사진도 포함됐다. 솔트는 감독 톤다 에커트의 전력분석 코칭스태프 일원이었다.
EFL은 이번 위반이 미들즈브러전 한 차례에 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5년 12월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전, 2026년 4월 입스위치 타운전에서도 같은 방식의 위반이 있었다는 것이다. 사우샘프턴은 이 세 경기 모두에서의 위반을 시인했다. 해당 경기에서 사우샘프턴은 옥스퍼드에 1대 2로 패했고, 입스위치와는 2대 2로 비겼다. 미들즈브러와의 준결승 1차전은 0대 0으로 끝났지만, 사우샘프턴은 2차전 추가 시간 골로 2대 1 역전 합산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사우샘프턴 최고경영자(CEO) 필 파슨스는 "구단의 행동이 잘못됐음을 인정한다"면서도 제재 수위에 강하게 반발했다. 파슨스는 성명을 통해 "사우샘프턴은 2억 파운드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이는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어떤 구단에 부과된 제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사실상 최대 규모의 금전적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파슨스는 리즈 유나이티드가 2018-19시즌 스파이 행위로 20만 파운드(약 3억 7200만원) 벌금을 받은 사례, 첼시가 올해 3월 7년간의 미공개 지급 문제로 1075만 파운드(약 200억원) 제재를 받고도 스포츠 제재는 없었던 사례를 언급했다.
여기에 에버턴이 1억 2450만 파운드(약 2317억원)에 달하는 손실에도 결국 승점 6점 감점으로 마무리된 사례도 들며 "제재 비례 원칙을 위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미들즈브러는 이번 결정이 "스포츠의 공정성 측면에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사우샘프턴 클럽 로고.
뒤통수 맞은 선수들 강력 반발
구단 내부 상황도 심각하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사우샘프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선수단이 징계 결과를 구단 발표와 동시에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은 사실상 사전 통보조차 받지 못한 것이다.
선수들이 분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우샘프턴 선수들 상당수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강등 이후 급여의 40%를 삭감하는 조건을 수용했는데, 프리미어리그 승격 시 이 삭감분을 환원받기로 돼 있었다. 선수단은 구단과 면담을 요구하는 한편 선수 노조인 프로축구선수협회(PFA)에 법적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샘프턴은 제재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리그 중재 패널이 이를 기각했다. EFL은 패널의 결정이 최종적이라고 확인했다. 결승 진출 박탈에 더해 다음 시즌 승점 4점 감점도 그대로 유지된다. 사우샘프턴은 공식 성명에서 이번 결정이 "극히 실망스럽다"면서도 "겸허함과 책임감, 그리고 바로잡으려는 의지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리그 최종 순위는 사우샘프턴이 승점 80으로 4위였으며, 미들즈브러는 같은 승점으로 5위, 헐시티는 7점 차 6위였다. 코번트리 시티와 입스위치 타운은 이미 프리미어리그 자동 승격을 확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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