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이 다 잘 치니, 벤치에서 할 게 없더라" 올시즌 이강철 감독의 '앤드런'이 줄어든 이유 [수원 현장]
이강철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이강철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수원]

"시즌 초에는 타자들이 다 잘 해주고 있어서, 굳이 내가 사인을 낼 필요가 없었다."

원래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리그에서 가장 '앤드런' 작전을 선호하는 사령탑으로 통했다. 승부처에서 주자가 1루에 나가면 잦은 빈도로 런앤히트나 히트앤드런 등 작전을 즐겨 사용했다. 병살타를 방지하고, 주자를 한 베이스라도 더 보내려고 벤치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곤 했다.

KT 전력 구성상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지난해까지 KT 위즈는 강력한 마운드에 비해 타선의 힘이 떨어지는 투고타저 전력이었다. 베테랑 야수가 많고 전체적인 타선의 힘이 떨어지는 선수 구성상 장타 등으로 대량득점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발 빠른 야수가 많지 않다보니 도루를 시도하기도 어려웠다. 자연히 벤치에서 움직여서 한 점이라도 더 뽑아내는 전략을 시도해야 했다.

그러나 올시즌 들어서는 KT 위즈의 트레이드 마크인 '앤드런'을 좀처럼 보기 드물어졌다. 희생번트는 27개(2위)로 여전히 리그에서 많은 편에 속하지만, 그외의 현란했던 작전 시도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겨우내 활발한 외부 영입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타선이 강해지면서, 굳이 작전을 구사할 필요성이 줄어든 게 이유다.

이강철 감독도 "타선이 좋아진 게 가장 크다"고 인정했다. 2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상대 팀에서 나를 너무 알게 됐다. 앤드런할 거를 예상하고 볼을 자꾸 빼서 주자를 잡더라. 그래서 나도 안 하게 됐다"며 농담으로 응수했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 감독은 "타선이 좋아진 게 가장 크다"면서 "타자들이 잘 하고 있는데 굳이 내가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시즌 초 멤버들을 보면 벤치에서 뭐 할 게 없더라. 작전을 하려고 해도 할 선수가 없었다. 다 잘 치니까"라고 했다.

실제 4월까지 KT는 168득점으로 압도적인 리그 선두를 달렸다. '빅이닝'이라는 올시즌 캐치프레이즈처럼 타선이 폭발해서 대량득점하고 대승을 거두는 경기가 워낙 많았다. 이 감독은 "벤치에서 '뭐 할 게 없네'라고 하곤 했다. 1번이 살아나가면 그 뒤가 김현수인데 작전을 하겠나. 김현수가 나가면 그 뒤에 3번, 4번이 또 나오는데 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다만 5월 이후로는 조금씩 사인을 내고 벤치에서 개입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긴 하다. 안현민, 허경민의 부상 이탈을 비롯해 주전 타자 중에서 페이스가 떨어지는 선수 나오기 시작하면서, 시즌 초반에 비해서는 타선의 폭발력이 다소 줄어든 게 이유다. 이 감독은 "다치는 선수가 나오면서 조금씩 사인을 내기 시작했다. 또 8, 9번 하위타선일 경우에는 1번으로 연결되니까 그때 번트나 작전을 사용하곤 한다"고 밝혔다.

6월을 지나 다시 완전체 타선이 갖춰지면 이강철 감독의 작전 구사도 자연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2루수와 3루수가 가능한 내야수 류현인은 재활을 마치고 퓨처스리그 출전을 시작한 상황. 이 감독은
"내일 퓨처스리그 더블헤더 경기를 치른 뒤 다음주에 1군에 등록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류현인 복귀시 최근 맹타를 휘두르는 김상수, 허경민과 함께 두꺼운 내야 뎁스가 기대된다. 6월에는 햄스트링 부상 이후 재활 중인 지난해 신인왕 안현민도 돌아온다. 이 감독이 다시 '할 게 없다'고 말할 때가 머지 않았다.

한편 이날 KT는 최원준(우)-김상수(2)-김현수(1)-샘 힐리어드(중)-김민혁(좌)-장성우(지)-허경민(3)-한승택(포)-권동진(유)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로는 맷 사우어가 등판해 NC 에이스 구창모와 맞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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