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캐릭 정식 감독 선임, 맨시티는 과르디올라의 작별…맨체스터 '감독 지형도' 바뀐다
캐릭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캐릭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축구의 도시 영국 맨체스터가 들썩이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새 감독과 함께 새 시작을 선언했고, 맨체스터 시티는 한 시대의 끝을 공식화했다.

맨유는 23일(한국시간) 마이클 캐릭 감독을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2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루벤 아모림 감독이 경질된 뒤 임시 지휘봉을 쥐었던 캐릭은 결국 감독 자리를 정식으로 꿰찼다. 반면 이날 과르디올라는 마지막 시즌을 마감하며 맨시티와의 10년 동행에 공식 마침표를 찍었다. 같은 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두 맨체스터 클럽이 나란히 새 시대를 열었다.

캐릭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캐릭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5개월 동안 증명해 보인 캐릭

아모림 체제에서 혼돈 그 자체였던 맨유는 캐릭의 부임 이후 달라졌다. 16경기에서 11승 3무 2패로 같은 기간 EPL 최다 승점(36)을 쓸어 담았다.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리버풀, 첼시를 모두 꺾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확보했다. 리그 최종 순위도 3위로 마감했다.

이런 성과에 맨유 수뇌부는 일찌감치 캐릭의 정식 감독 임명으로 마음을 굳혔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 오마르 베라다와 풋볼 디렉터 제이슨 윌콕스가 수 주 전 캐릭의 정식 선임을 건의했고 짐 래트클리프 공동 구단주도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은 선임 발표 뒤 "20년 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때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법을 느꼈다"며 "이 특별한 클럽을 이끄는 중책을 맡게 돼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캐릭 감독은 "지난 5개월 동안 우리 선수들은 구단이 요구하는 회복력과 단합력, 결단력의 기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윌콕스 디렉터도 "캐릭은 팀을 챔피언스리그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마땅하다"며 "캐릭 감독이 훈련장과 라커룸에 구축한 승리 문화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캐릭 감독은 맨유에서 선수로 12년을 보내며 EPL 우승 5회를 포함해 464경기에 출전했다. 2021년 11월 솔샤르 감독이 경질됐을 때도 임시 지휘봉을 잡아 2승 1무를 기록했다. 이후 미들즈브러를 2년 반 동안 이끌며 감독 경력을 쌓았다. 21위인 팀을 물려받아 시즌을 마무리하고, 플레이오프 4강까지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아모림의 실패 이후 루이스 엔리케 등 거물급 감독 영입이 검토됐지만, 엔리케는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계약 연장으로 사실상 후보에서 빠졌다. 토마스 투헬, 카를로 안첼로티는 잉글랜드 대표팀과 브라질 대표팀으로 이번 여름 월드컵을 앞두고 있었다. 어떤 후보에도 단서가 따라붙는 상황에서, 자연히 이미 팀을 이끌면서 결과를 낸 감독 쪽으로 무게가 쏠렸다.

코비 마이누, 마테우스 쿠냐, 카제미루 등 선수들도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맨유는 캐릭 감독과 함께 주요 코치진과의 계약 협상도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잉글랜드 대표팀 수석 코치 출신의 스티브 홀랜드가 캐릭 체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했다.

기자회견에 나온 펩 과르디올라 감독.기자회견에 나온 펩 과르디올라 감독.


'에너지 고갈' 펩 과르디올라, 10년의 끝

같은 시각 맨시티에서는 과르디올라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 맨시티는 25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스턴 빌라와의 2025-2026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과르디올라 감독과 작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10년은 긴 시간이다. 매일, 사흘마다 선수들 앞에 서서 우승을 위해 싸울 에너지가 내게 남아있지 않다"고 떠나는 이유를 밝혔다. 위르겐 클롭이 리버풀을 떠날 때 했던 말을 연상케 하는 솔직한 고백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24년 11월 구단과 2026-2027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했지만, 1년을 남기고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에서 장대한 업적을 남겼다. 2017-2018시즌 EPL 역대 최초 승점 100 고지, 2022-2023시즌 트레블, 2023-2024시즌 EPL 역대 최초 리그 4연패. EPL 우승 6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FA컵 우승 3회, 리그컵 우승 5회 등 맨시티에서만 메이저 트로피 17개를 들어올렸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업적을 기려 새로 단장한 북측 스탠드에 '과르디올라'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동상 건립도 예정돼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구단 회장 칼둔 알 무바라크의 전화를 받은 뒤 "이보다 더 큰 영예가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잠시 가다듬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자리는 이탈리아인 엔초 마레스카 전 첼시 감독이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마레스카는 과거 맨시티 코치 경력이 있다. 2020-2021시즌 맨시티 21세 이하 팀 감독을 거쳐, 트레블을 달성한 2022-2023시즌 과르디올라 감독의 수석 코치로 함께 했다. 지난 1월 첼시에서 사임한 뒤 현재는 공백 기간을 갖고 있다.

한편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도자 활동을 당분간 쉬어갈 예정이다. 일단 시티 풋볼 그룹(CFG)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하며 산하 구단들에 기술적인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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