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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경기전 기자회견하는 류지현 감독(사진=WBC)[더게이트]
류지현호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아마추어 선수의 자리는 있을까.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명단 선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26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후보군을 압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선정한 프로 선수 예비후보 명단과 KBSA가 추린 아마추어 선수 예비후보 명단을 함께 올려놓고 24인 엔트리를 선정하는 자리였다.
이날 회의에서 추린 24인 명단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사회와 대한체육회의 순차적 승인을 거쳐 이달 말 확정된다. 이후 6월 초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등을 따져 필요한 경우 교체 기간이 주어지고, 최종 엔트리는 10일께 발표할 예정이다. 금메달 획득 시 병역 혜택이 걸린 대회인 만큼 프로 구단과 선수들은 물론 야구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아마추어 선수에게 자리가 돌아갈지도 적잖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고 하현승(사진=한화)
"최소 1명은 아마추어로"…KBSA는 원하지만
아시안게임은 대한체육회가 주관하는 아마추어 중심의 국제 대회다. 야구의 경우 원래는 아마야구를 관장하는 KBSA의 관할이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전까지는 아마추어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꾸려왔다. 그러나 방콕에서 프로 선수 참가가 허용된 이후 대표팀 내 아마추어 비중은 급격히 줄었다. 방콕 대회 당시 최종 엔트리 22명 중 아마추어 선수가 9명에 달했으나, 2002년 부산 대회부터는 1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급기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아마추어 선수를 단 한 명도 뽑지 않아 아마야구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를 의식한 듯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이 고교 선수로는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다만 장현석 선발은 야구계에서 논란을 낳았다. MLB 진출이 확실시되는 선수에게 국가대표 자격과 병역 혜택 기회를 주는 게 타당하냐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장현석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직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야구계에서는 국가대표를 통한 병역 해결 기회는 KBO리그에서 뛰며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할 선수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KBSA는 이번 대회에도 최종 엔트리 24명 중 최소 1명 이상의 아마추어 선수를 발탁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거 전례로 봐서 MLB 진출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선발 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추어 선수를 뽑더라도 미국 진출 여부와 KBO리그 잔류 의사를 반영하겠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거론되는 아마추어 후보 중 기량 면에서 가장 앞선 선수는 부산고 좌완 하현승이다. 올해 고교야구 최대어로 불리는 하현승은 투수는 물론 타자로도 뛰어난 재능을 갖춘 투타겸업 자원이다. 한 프로 스카우트는 "올해 대어급으로 예상했던 선수들 대부분이 연초 전국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기량을 보여줘 아쉬웠다. 그러나 하현승만큼은 예상했던 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뛰어난 기량만큼 미국의 관심도 뜨겁다. 미국 한 명문 구단에서는 이미 작년부터 세 자릿수에 달하는 계약금 제안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수 본인이나 가족은 미국 직행보다 먼저 KBO리그를 거쳐 포스팅으로 진출하는 쪽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만큼, 어떤 선택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또 다른 후보는 덕수고 유격수 겸 투수 엄준상이다. 엄준상은 지난달 열린 2026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만루 홈런과 최고 153km 강속구로 투타를 모두 책임지며 MVP를 받았다. 덕수고를 야탑고에 12대 6으로 완파하고 우승까지 이끌며 2027 KBO 신인 드래프트 1순위 후보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선수다. 물론 엄준상 역시 MLB 구단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선수 중 하나다.
아마야구계 소식에 밝은 야구인은 "아마추어 선수가 1명 정도 대표팀에 포함된다면, 하현승과 엄준상 가운데 국내 잔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는 쪽이 선발되지 않겠냐는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아마야구계의 기대감을 전했다.
하지만 프로 측 분위기는 다소 온도 차가 느껴진다. 대표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프로 기준에서 봤을 때 올해 아마추어 선수들과 프로 선수들 사이엔 기량 차가 상당히 크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4년 전 장현석의 경우엔 프로에서 뽑힌 선수들과 견줘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이 섰기에지 발탁이 이뤄졌만, 이번 대표팀은 프로 투수들만으로도 투수 엔트리 채우기가 버거운 수준"이라며 "미국 진출 여부보다 기량 자체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는 아마추어 선수가 뽑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준현(사진=더게이트 DB)
키움 신인 박준현은 엔트리 제외될 듯
한편 아시안게임이 갖는 아마추어 대회로서의 본질 때문에 대표팀에서 배제되는 케이스도 나올 전망이다. 150km 후반대 광속구를 던지며 최근 1군 무대에서 선발 투수로 잠재력을 키우고 있는 키움 신인 우완 박준현이 여기 해당한다. 구위만 놓고 보면 충분히 대표팀 후보로 거론될 만한 기대주지만, 고교 시절 학교폭력 논란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라 대표팀 선발에서는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야구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은 프로 리그가 아닌 대한체육회 산하의 국가대표가 출전하는 공식 스포츠 대회다. 그만큼 참가 선수의 도덕성과 공정성, 사회적 책임감이 엄격하게 요구된다. 과거 스포츠계 학폭 미투 사태 이후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강화된 만큼, 본인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아직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선수를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대표팀에 포함시키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키움에선 박준현 대신 다른 영건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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