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이하 미필 중심' 류지현호 AG 대표팀, 구멍은 다섯인데 와일드카드는 3장...어디에 사용할까
류지현 감독(사진=WBC)류지현 감독(사진=WBC)

[더게이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류지현호 한국야구 대표팀은 스스로 찬 모래주머니를 달고 나선다. 25세 이하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고, 2000년생 이상은 와일드카드로 딱 3명만 뽑는다는 자체 원칙이다.

이 제약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을 주관하는 대한체육회 규정에는 없는 내용이다. 누가 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고 안 지켜도 그만이지만, 야구계가 스스로 허들을 만들어 세웠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을 둘러싸고 대회 때마다 반복됐던 논란을 없애겠다는 취지로 2022 항저우 대회 때부터 정한 원칙이다.

이 원칙에 따라 류지현 감독과 KBO 전력강화위원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26일 회의를 열고 아시안게임 1차 명단 24인을 선정했다. 이 명단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이사회와 대한체육회의 순차 승인을 거쳐 이달 말 확정된다. 이후 부상과 컨디션을 점검해 교체가 필요한 선수를 바꾸고, 6월 10일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표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25세 이하, 특히 군 미필 선수들을 위주로 대표팀이 구성됐다. 여기에 취약 포지션을 군필 선수나 와일드카드로 보충하는 형태"라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와일드카드 3장은 어느 선수를 뽑는 데 사용될까. 25세 이하 미필 선수들로 예상 엔트리를 짜보면, 어느 포지션이 약점인지 윤곽이 드러난다.

25세 이하 미필 선수 예상 엔트리
LG 트윈스: 김영우(우완투수)
한화 이글스: 정우주(우완투수)·문현빈(외야수)
SSG 랜더스: 조형우(포수)·정준재(내야수)
삼성 라이온즈: 배찬승(좌완투수)·이재현(내야수)
KT 위즈: 소형준(우완투수)·오원석(좌완투수)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좌완투수)·최준용(우완투수)
KIA 타이거즈: 성영탁(우완투수)·김도영(내야수)·박재현(외야수)
두산 베어스: 최민석(우완투수)·박준순(내야수)
키움 히어로즈: 박정훈(좌완투수)·김건희(포수)

곽빈(사진=두산)곽빈(사진=두산)


강력한 선발 에이스가 필요한 대표팀

25세 이하 미필 선수들을 살펴보면 좌완 투수와 우완 불펜은 대체로 풍족하지만, 국제대회 경험을 갖춘 선발 투수가 부족하다. 그나마 경험 있는 선발 투수는 KT 위즈 소형준 하나다. 올 시즌 초반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두산 베어스 최민석도 선발 자원이지만, 큰 무대 경험은 아직 없다. 경험 많은 에이스 한 명을 와일드카드로 데려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배경이다.

야구계에서는 두산 베어스 곽빈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곽빈은 지난해 K-베이스볼 시리즈에 이어 올해 WBC까지 류지현 감독과 함께 마운드를 밟았다. 160km에 가까운 강력한 구위로 일본전·타이완전 등 큰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카드다. 일각에서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나 NC 다이노스 구창모도 거론되지만, 류지현 감독 입장에서는 WBC에서 함께해본 선수를 선호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KT 마무리 박영현(사진=KT)KT 마무리 박영현(사진=KT)


특급 마무리는 군필로 보완

불펜 자원은 숫자로는 풍족하다. 다만 대부분 셋업맨이나 중간계투 자원이고, 팀에서 마무리를 맡고 있는 선수들도 국제대회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게 약점. 큰 대회 큰 경기에서 9회를 믿고 맡길 만한 마무리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 자리도 군필 선수나 와일드카드를 통한 보강이 필요한 이유다.

WBC에서 류지현 감독과 함께한 국가대표 단골 멤버 KT 위즈 박영현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SSG 랜더스 조병현도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최근 컨디션 면에서 박영현이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병현을 선발하면 같은 SSG 소속 미필 선수를 배제해야 한다는 '정무적' 고려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조형우(사진=SSG)조형우(사진=SSG)


포수는 김형준, 변수는 손목

포수 자리엔 쟁쟁한 25세 이하 후보들이 있다. SSG 랜더스 조형우와 키움 히어로즈 김건희가 각자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고, 군필인 한화 이글스 허인서도 올 시즌 무서운 타격으로 강력한 신인왕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들 가운데 성인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없다는 점은 선발위원회가 고민할 대목이다.

NC 다이노스 김형준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김형준은 수차례 성인 국가대표팀에서 주전 포수로 안방을 지켰고, WBC에서도 마스크를 썼다. 다만 올 시즌 손목 부상을 참으면서 출전하는 중인 만큼, 대표팀까지 강행군이 무리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WBC 대표팀 훈련까지 함께하고도 최종 명단에서 빠졌던 조형우에게 이번에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조형우와 김건희 정도 수비력이라면 국제대회를 치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문보경(사진=WBC)문보경(사진=WBC)


1루수 공백 메울 적임자는 문보경?

전문 1루수는 25세 이하 미필 선수 중에선 사실상 찾기 어렵다. 군필 선수 중에 SSG 고명준이 있지만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중이고, 롯데 나승엽은 선발해야 할 이유보다 못할 이유가 훨씬 강력하다. 와일드카드를 써야 할 가장 강력한 이유가 있는 자리다.

LG 트윈스 문보경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다. WBC에서 주전 1루수 겸 중심타자로 활약했고, 큰 경기에 꾸준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류지현 감독과 함께 한 시간도 많다. 선발하면 1루 수비는 물론, 김도영의 뒤를 받치는 중심타선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발목인대 부상으로 재활 중이지만, 대회가 열리는 9월 출전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부상 복귀 이후 모습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기량이 검증된 선수이기도 하다.

2026시즌 다시 마음껏 그라운드를 질주할 김지찬(사진=삼성)2026시즌 다시 마음껏 그라운드를 질주할 김지찬(사진=삼성)


중견수 후보는 김지찬, 윤동희

외야에선 문현빈(한화 이글스)과 박재현(KIA 타이거즈)이 각각 코너 외야수 자원으로 무난히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남은 고민은 센터다. 문현빈이 중견수 경험은 있지만 올 시즌 주로 좌익수로 출전 중이고, 대표팀 중견수를 전담하기에 수비력이 충분한지는 미지수다. 센터라인 수비, 특히 유격수와 중견수를 중시하는 류지현 감독이라면 중견수 보강에 상당히 공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군필 선수 중에선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과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가 후보로 꼽힌다. 둘 다 올 시즌 타격 성적이 썩 좋지 않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김지찬은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발로 쓰임새가 다양하고, 윤동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로 국제대회 경험을 갖췄다. 당시 병역 혜택을 받은 만큼 이번 대회 차출에 응해야 할 의무도 따른다. 야구계에선 둘 가운데 최소 하나, 상황에 따라서는 둘 다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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