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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메이저리그 직장폐쇄가 현실이 되나(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더게이트]
지금 분위기라면 2027년 메이저리그의 봄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1994년, 사상 처음으로 월드시리즈가 취소됐던 그 해의 악몽이 스멀스멀 되살아나고 있다. 샐러리캡 도입을 둘러싼 구단주들과 선수노조의 정면충돌이 본격화됐다.
MLB 구단주들은 29일(한국시간) 뉴욕에서 열린 선수노조와의 단체협약(CBA) 협상 테이블에서 '하드 샐러리캡(연봉 상한제)' 도입 방안을 공식 제시했다. 구단주들이 샐러리캡을 명시한 공식 안을 내놓은 건 1994년 이후 32년 만이다. 당시 그 제안은 232일간의 역대 최장 파업으로 이어졌고, 월드시리즈가 통째로 사라지는 참사를 낳았다. 그리고 지금, 야구계는 정확하게 똑같은 길로 가고 있다.
롭 맨프레드(사진=MLB.com)
상한 2억4530만·하한 1억7120만 달러…판을 뒤엎은 구단주들
디 애슬레틱의 에반 드렐릭이 공개한 구단주 측 제안은 충격적이다. 2027년부터 팀 연봉 상한선은 2억4530만 달러(약 3555억원), 하한선은 1억7120만 달러(약 2482억원)로 못 박고, 리그 전체 수익은 선수와 구단이 50 대 50으로 나누자는 내용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메이저리그의 지형은 송두리째 바뀐다. 2026시즌 연봉 기준으로 하한선조차 채우지 못해 강제로 지출을 늘려야 하는 팀이 애슬레틱스, 마이애미 말린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무려 12개 구단이다. 반대로 LA 다저스,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등 8개 빅마켓 구단은 수천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당장 삭감해야 한다. 현재 최상위와 최하위 구단 간 지출 격차는 4억4600만 달러(약 6467억원)에 달한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측 대변인 글렌 캐플린은 "팬들은 압도적으로 샐러리캡과 하한제를 지지한다. 이 심각한 지출 격차가 공정한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팬들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단주들은 지역 방송 중계권 수입 전체를 중앙 수익으로 편입해 30개 구단에 균등 배분하는 당근책도 함께 내밀었다. 대형 시장 구단들이 TV 중계권 패권을 내려놓는 대신, 샐러리캡 도입이라는 더 큰 열매를 따내겠다는 제안이다.
선수노조는 거세게 반발했다. 노조 임시 사무총장 브루스 마이어는 즉각 성명을 내고 "구단주들이 마지막으로 샐러리캡을 밀어붙였을 때 MLB 역사상 최장 파업이 일어났다"고 정면 대응했다. 이어 "샐러리캡은 티켓 가격을 낮추지도, 고의 패배인 탱킹을 없애지도 못한다. 그저 구단주들이 무능과 부실한 투자를 가리기 위해 쓰는 만능 면죄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사실 노조는 하루 앞선 28일에 선수 측 안을 먼저 꺼낸 바 있다. 최저 연봉을 현행 대비 두 배에 가까운 150만 달러(약 21억7000만원)로 올리고, 페이롤이 기준에 못 미치는 구단에 '리그 경쟁력 유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었다. 샐러리캡 없이도 리그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대안 논리였으나, 구단주들은 "선수들 잇속만 챙기는 제안"이라며 단칼에 거부했다.
MLB 로고(사진=MLB.com)
2027년 직장폐쇄, 피할 수 없는 치킨게임
현 CBA는 오는 12월 1일 자정 만료된다. 양측의 시각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 전에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합의가 불발되면 구단주들이 즉각 직장폐쇄를 단행할 것이 확실시된다. 직장폐쇄가 시작되면 FA 시장과 트레이드가 전면 중단되고, 선수들의 훈련 시설 출입도 금지된다.
문제는 그 이후다. 구단주들은 이번엔 선수노조의 백기 투항을 받아내겠다며 이를 갈고 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수년 전부터 별도 위원회를 꾸려 샐러리 캡 도입 논리를 다져왔다. 맨프레드가 직접 선수들과 만나 회유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반면 선수노조는 '샐러리캡 수용 절대 불가'라는 기조 아래 전면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디 애슬레틱은 구단주들이 샐러리캡 도입을 굽히지 않을 경우 2027시즌 스프링 트레이닝 무산은 물론, 정규시즌 경기가 대거 취소되는 최악의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익 120억 달러(약 17조4000억원)를 넘어서며 황금기를 누리던 리그가, 역설적이게도 그 넘쳐나는 돈 때문에 파국으로 직행하고 있다. 지금 분위기라면 2027년 메이저리그 시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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