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이 변했어" 로버츠 감독의 진단...베츠 복귀에도 살아남았던 김혜성, 결국 트리플 A 강등
김혜성이 빅리그에 돌아왔다(사진=MLB.com)김혜성이 빅리그에 돌아왔다(사진=MLB.com)

[더게이트]

수 차례 강등 위기를 넘겼고, 빅리그 생존을 위해 좌익수 '알바'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마이너리그행을 피할 수 없었다. LA 다저스는 30일(한국시간) 내야수 김혜성을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로 강등한다고 발표했다.

김혜성은 올 시즌 개막 로스터 경쟁에서 유망주 알렉스 프리랜드에게 밀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출발했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유격수 무키 베츠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콜업된 김혜성은 4월 한 달 타율 0.296, OPS 0.800 이상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베츠가 복귀했을 때도 프리랜드 대신 자리를 지키며 첫 번째 고비를 넘겼다.

두 번째 위기는 이달 27일에 찾아왔다. 우타자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왼쪽 복사근 파열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야수진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다저스는 타격 부진에 빠진 김혜성을 마이너로 내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일단은 에스피날을 지명할당하고 김혜성을 빅리그에 남겨두는 쪽을 택했다.

그런데 사흘 뒤 또 다른 우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마저 쓰러졌다. 우타자 두 명이 동시에 이탈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명할당 후 다른 팀의 선택을 받지 못해 웨이버를 통과한 우타자 에스피날을 다저스가 곧바로 다시 불러들이고, 좌타자 김혜성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 배경이다.

김혜성(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김혜성(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하체 힘 상실'…무너진 타격 밸런스

타격 성적이 뒷받침됐다면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 극심한 부진이 빅리그에 남겨둘 명분을 지워버렸다. 김혜성은 올 시즌 43경기에서 타율 0.259, 1홈런, 11타점, OPS 0.651을 기록 중이다. 최근 15경기에선 타율과 장타율이 나란히 0.186에 그쳤고, OPS는 0.436까지 곤두박질쳤다. 이 기간 삼진 16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은 단 4개로 장타력과 선구안이 동시에 실종됐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최근 김혜성의 스윙이 변했다"며 "시즌 초반과 비교했을 때 하체 힘을 조금 잃은 듯하다"고 진단했다. "헛스윙 비율이 높아졌고 플레이 자체가 소극적"이라며 "마이너리그에서 부담과 압박감 없이 매일 경기에 나선다면 기량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리그 벤치에서 띄엄띄엄 기용되는 것보다 트리플A에서 매일 출전하는 쪽이 김혜성의 성장에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김혜성은 에스피날보다 젊고 계약 기간도 많이 남았다"며 "단기적으로 공백을 메우는 땜질식 기용보다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경기를 뛰며 타격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낫다는 구단의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강등이 빅리그 여정의 끝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올해 개막 직후에도 마이너리그에 머무는 시간이 있었지만, 김혜성은 그때마다 주어진 과제를 해내고 콜업을 받아냈다. 한 달 전 트리플A로 내려간 프리랜드가 11경기 만에 맹타를 휘두르며 재콜업된 것처럼,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타격 밸런스를 되찾는다면 기회는 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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