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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SSG 랜더스(사진=SSG)[더게이트]
13안타에 홈런 세 방을 몰아쳐도 마운드가 무너지면 이길 방법이 없다. SSG 랜더스가 투타 동반 붕괴 속에 창단 최다 타이인 11연패 수렁에 빠졌다. SSG는 5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0대 13으로 패했다.
이번 패배로 SSG는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인 2000년과 2020년에 기록한 구단 최다 연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세계그룹이 구단을 인수한 2021년 이후 기준으로는 이미 최다 연패 신기록이다. 만약 31일 한화전마저 내주면 구단 역사상 전례 없는 12연패의 불명예를 안는다.
이숭용 SSG 감독사진=SSG)
마운드가 무너졌다, 타선도 무너졌다
연패 기간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팀 타율(0.226)과 팀 OPS(0.652), 팀 득점(38점) 모두 리그 최하위로 고꾸라졌다. 시즌 전체로는 경기당 평균 5.21득점으로 리그 4위권 공격력이지만, 최근 11경기 동안에는 경기당 3.5점도 생산하지 못했다.
마운드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6.36)과 선발 평균자책(5.77)은 각각 리그 꼴찌를 기록했다. 지난해 KBO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던 불펜마저 평균자책 7.15로 리그 9위까지 추락하며 버틸 힘을 잃었다. 투수가 잘 던지면 타선이 침묵하고,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같이 터지는 엇박자 야구다.
이날 경기 양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발 김건우가 2.1이닝 동안 7실점하며 조기 강판됐고, 구원 등판한 이기순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2실점했다. 뒤를 이은 박시후도 2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타선이 6회초 김재환과 오태곤의 투런 홈런으로 6대 9까지 추격하고, 8회초 최정의 2타점 2루타로 10대 12까지 쫓아갔으나 8회말 노시환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으며 추격 의지를 상실했다.
11연패를 당한 2000년 창단 첫해 SK는 최종 승률 0.334로 리그 최하위인 8위에 머물렀다. 2020년에도 11연패를 두 차례나 겪은 끝에 리그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당시에는 11연패보다 더한 '18연패'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가 10위에 자리한 덕분에 최하위는 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연패가 길어지면 가을야구와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연패 전까지 22승 1무 18패로 상위권 경쟁을 펼치던 SSG는 22승 1무 29패, 승률 0.431를 기록하며 7위까지 밀려났다. 5위 한화와의 격차는 4.5경기로 벌어진 반면, 10위 키움과의 격차는 3경기로 좁혀졌다. 이제는 상위권 도약보다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수치로 나타나는 진출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피타고라스 기대승률로 가을야구 확률을 계산하는 사이트 PSODDS.com에 따르면 5월 17일 연패가 시작되기 전 65.1%에 달했던 SSG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은 11경기 만에 19.7%로 곤두박질쳤다. SSG의 승률 5할 이상팀 상대 승률은 0.348로, 10위 키움(0.357)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전형적인 하위권 팀의 성적표다.
KBO리그 역사상 최다 연패 기록은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와 2020년 한화가 기록한 18연패다. 흥미롭게도 삼미 역시 SSG와 같은 인천을 연고로 삼았던 팀이다. 인천 연고 팀 역대 최다 연패 2위는 태평양 돌핀스가 1993년 기록한 15연패다. 만약 31일 SSG가 또 지면, 이 기록들이 자연스럽게 소환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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