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 진열고, VIP석 대청소하고...산업계 '슈퍼스타' 젠슨 황 맞이에 잠실야구장 바쁘다 바빠 [잠실 현장]
엔비디아 환영 메시지를 붙인 야구장 통로(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엔비디아 환영 메시지를 붙인 야구장 통로(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잠실]

"실제로 만나본 적이 없어서, 저도 궁금하네요."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수장이 잠실야구장에 온다.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6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홈 경기에는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이자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기업으로 각광받는 경제산업계 '슈퍼스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방문해 시구자로 나선다.

이날 젠슨 황의 방문을 앞두고 잠실야구장은 경기 개시 한참 전부터 야구장 단장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중앙출입구 주변에 외부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입구 양편엔 두산 베어스 마스코트를 세웠다. 또 젠슨 황이 지나갈 두산 사무실 입구에는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2개를 꺼내어 진열했다. 귀빈실로 올라가는 계산 통로에도 엔비디아 환영 메시지를 게시했고, 귀빈실 주변과 관람석 VIP석을 청소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야구장 단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젠슨 황은 6월 5일 오후 1시 40분쯤 전용기로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지난해 화제가 됐던 '깐부 회동' 이후 7개월 만의 방한이다. 입국장에서 "AI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밝힌 젠슨 황은 방한 첫 일정으로 T1이 운영하는 홍대 PC방에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만났고, 이후 홍대 '형님, 저요' 삼겹살집에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회동했다.

이날은 잠실야구장을 방문해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시구한다. 두산 계열사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엔비디아와 손잡고 지능형 로봇 플랫폼 및 산업용 휴머노이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AI 기반 협업 로봇 생산라인 구축과 연구시설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시구가 두 기업의 전략적 제휴를 대중적으로 알리는 계기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4월 말에는 젠슨 황의 장녀 매디슨 황 이사가 경기도 성남시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 센터를 직접 방문해 피지컬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시구를 통해 양사 비즈니스 관계를 상징적으로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타이완 타이난 출신으로 아홉 살 때 미국으로 이민한 젠슨 황은 야구를 무척 좋아하고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9월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이완 문화유산 행사에서 시구를 했고, 앞서 타이완 프로야구(CPBL) 웨이취안 드래곤스 유니폼을 입고도 시구한 바 있다. 당시 웨이취안 경기에선 5층 관람석까지 매진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고, 시구 이후 팬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등 적극적인 팬 서비스를 보여줬다.

이날 젠슨 황은 엔비디아 창립연도(1993년)를 의미하는 93번을 새긴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 창립연도(1896년)를 의미하는 96번을 달고 시타자로 나선다. 잰슨 황의 시구 지도는 외국인 투수 잭로그가 담당하고, 박정원 회장의 시타 지도는 주장 양의지가 맡을 예정이다.

젠슨 황을 맞이해 단장한 잠실(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젠슨 황을 맞이해 단장한 잠실(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젠슨 황을 맞이해 단장한 잠실(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젠슨 황을 맞이해 단장한 잠실(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대단한 분이 우리 구장 방문...좋은 경험 될 듯"

세계적인 유명인의 방문을 앞두고 김원형 두산 감독도 긴장되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나도 궁금하다. 오늘 구단주 회장님도 야구장에 오신다지 않나. 대단한 분이 우리 구장을 방문하시는 만큼 내게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마침 두산은 최근 4연승을 질주하며 5할 승률을 넘어서는 등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날 키움전에서는 리그 최고의 에이스 안우진을 9안타 6득점으로 두들기면서 9대 1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5위 한화에 반 경기차 뒤진 6위로 어느새 5강 진입이 눈앞이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개막 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강력한 5강 후보의 면모를 찾아가는 중이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면서 "좋은 흐름 속에서 타자들이 활발한 공격으로 투수를 편하게 해줬고, 선발 최민석도 잘 던졌다. 그게 오늘 경기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우진을 무너뜨린 타선에 대해서는 "어제는 우리 타자들 컨디션이 좋았다"면서 들뜨지 않으려는 자세도 취했다.

'두산다운 야구를 다시 찾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항상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하는 게 두산 야구다. 물론 이 시점에서 살아나는 게 의도한 것은 아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초반부터 잘했을 거다"라면서도 "야수, 투수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초반에 경험이 조금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하면서 선수들이 안정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날 두산 라인업은 정수빈(중)-다즈 카메론(우)-오명진(2)-양의지(포)-김민석(지)-박찬호(유)-박지훈(3)-조수행(좌)-강승호(1) 순으로 꾸렸다. 선발투수는 외국인 좌완 웨스 벤자민이 등판해서 라울 알칸타라와 맞대결한다.

전날 경기 맹타를 휘두른 안재석이 벤치에서 대기하는 게 눈에 띄는 부분. 김 감독은 "안재석이 어제 경기 후 허리 쪽이 조금 불편하다고 해서 일단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어제와 같은 라인업에서 안재석만 빠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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