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선발진 정도면 다시 '2용타' 써도 되지 않을까? 네, 안됩니다...풀시즌 가능한 선발이 없으니까요 [잠실 현장]
네이선 와일스(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네이선 와일스(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잠실]

"지금 키움 선발진 정도면 다시 외국인 타자를 2명 써도 될 것 같다." 지난달 키움이 한창 연승 행진을 달리던 시기에 다른 구단 관계자가 했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작년에는 키움과 3연전에서 2승 1패만 해도 아쉽다고 느꼈는데, 이제는 그런 말을 하기 어려워졌다. 만약 우리와 3연전 기간에 키움 선발로 라울 알칸타라와 안우진이 걸리면 1승 2패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계심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감독 역시 "우리 시리즈에서 안우진, 알칸타라만 안 걸리길 하고 기도한다"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실제 키움 선발진에는 좋은 공을 던지는 선발 자원이 즐비하다.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도 결코 공략하기 쉬운 투수가 아니고, 국내 선발인 하영민과 배동현도 까다로운 투수이긴 마찬가지. 여기에 160km 가까운 광속구를 던지는 신인 박준현, 몇 차례 선발 등판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한 좌완 박정훈도 있다.

만약 이 투수들이 전부 100% 컨디션으로 풀시즌을 소화한다면 키움은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보유한 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키움 선발진의 잠재력이 완벽하게 발휘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알칸타라, 하영민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투수들이 하나같이 풀시즌을 기대하기 어려운 약점을 하나씩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 안우진은 팔꿈치 수술과 어깨 수술, 군복무 등으로 2023년 이후 3년 만에 풀시즌을 치르는 중이라 올 시즌이 사실상 복귀 첫 시즌이다. 배동현은 올시즌 전까지 1군에서 2021년 던진 38이닝이 최다 이닝이고, 박준현도 지난해 고교에서 40이닝 정도만 던졌다. 박정훈 역시 불펜으로 시즌을 준비한 투수라 선발투수로 많은 이닝을 던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키움 선발진은 올시즌 퀄리티스타트 12회로 리그에서 SSG(6회) 다음으로 적고, 평균 이닝도 4.82이닝으로 채 5회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8위). 이름만 놓고 보면 어느 팀보다 선발투수가 풍족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풀시즌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줄 선발투수가 부족한 게 키움의 실상이다. 보유한 투수들의 등판 간격과 이닝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관리하면서 조합하는 코칭스태프의 운영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4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도 키움 선발진이 지닌 한계와 딜레마가 여실히 드러났다. 키움은 화요일 열린 SSG전에서 알칸타라를 앞세워 8연패를 끊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열린 4경기에서 투타 동반 부진 속에 다시 4연패 수렁에 빠졌다. 6일 잠실 두산전에선 안우진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기대와 달리 3이닝동안 9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1대 9로 대패를 당해야 했다.

7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설종진 감독은 "안우진은 최소 5이닝을 생각하고 올렸는데, 어제는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같아서 일찍 내렸다"고 밝혔다. 부상이나 통증이 재발한 것은 아니다. 설 감독은 "통증은 전혀 없다고 확인했다. 다음 경기에 등판하는 데 지장이 없다"면서 "정상적으로 5일 쉬고 다음주에 등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일 등판에서 4.1이닝 7실점한 뒤 엔트리 말소된 배동현은 퓨처스에서 10일 이상 회복 시간을 줄 예정이다. 빈 자리는 먼저 퓨처스로 내려간 박준현이 올라와서 메울 예정. 설 감독은 "배동현이 빠지면서 박준현이 다시 올라와야 할 것 같다. 오늘 퓨처스에서 1이닝만 던지게 해놨고, 날짜를 맞춰서 올라올 것"으로 예고했다.

배동현의 최근 부진에 대해 설 감 독은 "구속이 조금 떨어졌고, 구속이 저하되다 보니 제구도 약간 영향을 받으면서 투구수가 많아졌다"면서 "열흘이 아니라 좀 더 길게, 15일이라도 회복 기간을 주려고 한다. 퓨처스에서 다시 3이닝 정도부터 시작해서, 다시 시즌 초반 같은 구속이 나올 때까지 빌드업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어깨 부상으로 재활 중인 외국인 투수 네이선 와일스는 불펜 피칭을 하면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은 잠실 불펜에서 두 번째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설 감독은 "오늘은 30구 정도를 던졌고 다음에 45구 정도로 올릴 예정이다. 45구 던져서 통증이 없다면 라이브 피칭을 하고, 퓨처스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와일스의 복귀 시점이 되면 키움은 와일스와 대체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설 감독은 "선발진에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있어서 시즌 전 나름대로 플랜을 짰다"면서 "5경기 정도 등판한 뒤 한 차례 10일 휴식을 주는 계획이었는데, 아직까지는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나타나는 면이 없지 않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키움은 서건창(2)-이형종(좌)-케스턴 히우라(지)-최주환(1)-박찬혁(우)-임병욱(중)-여동욱(3)-권혁빈(유)-김건희(포)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내세워 연패 탈출에 나선다. 선발투수로는 지난 화요일 경기에서 팀의 8연패를 끝냈던 알칸타라가 등판한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