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하나 때문에 수만 명이 피해를..." 트럼프 직관에 NBA 파이널 '초비상'...가방도 금지, 길거리 파티도 금지
닉스의 승리를 기뻐하는 뉴욕 현지 팬들(사진=뉴욕 닉스 SNS)닉스의 승리를 기뻐하는 뉴욕 현지 팬들(사진=뉴욕 닉스 SNS)

[더게이트]

가방은 집이나 차에 두고 와야 하고, 공항에서나 보던 삼엄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경기장에 들어설 수 있다. 53년 만의 우승을 눈앞에 두고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던 뉴욕 닉스 팬들이 홈 파이널을 앞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한국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에서 열리는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3차전을 직접 관람한다. 제임스 돌런 닉스 구단주의 초청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돌런이 초대했고, 가겠다"고 밝혔다. NBA 사무국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이 NBA 파이널을 직접 관람하는 것은 리그 역사상 최초다. 역사적인 사건이지만, 경기장을 찾을 팬들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못해 험악한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트럼프 SNS 캡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트럼프 SNS 캡처)


사라진 워치파티와 삼엄한 검색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확정된 뒤 MSG 안팎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경기장 측과 미국 비밀경호국은 이번 3차전에 한해 가방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공항식 보안 검색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닉스 구단도 팬들에게 경기 시작 최소 2시간 전 도착을 강력히 권고했다.

더 큰 문제는 팬들의 길거리 축제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뉴욕경찰국(NYPD)은 비밀경호국과의 협의 아래 3차전에 한해 경기장 외부 워치파티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2차전 원정 승리 직후 경기장 주변 도로가 팬들로 넘쳐나 17명이 체포됐던 만큼, 대통령 경호까지 더해진 3차전은 삼엄한 분위기가 불가피해졌다.

당장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티켓 최저가가 7000~8000달러(약 1015만~1160만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신발까지 벗고 검색을 받아야 하느냐는 불만부터, 대통령 한 명 때문에 수만 명이 피해를 봐야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닉스 포워드 조시 하트는 "가장 싼 티켓이 7000~8000달러인데, 수십 년 동안 팀을 응원한 팬들이 경기장 문 앞에서 막히는 상황이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장에서 환영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미국 예측 시장 베팅온라인은 야유 배당률을 -300, 환호 배당률을 +200으로 설정했다. 배당률만 보면 야유가 쏟아질 확률은 75%에 달한다. 뉴욕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데다, 트럼프의 새 정적으로 떠오른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역시 3차전 관람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해 US 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졌고, 길어진 보안 검색 줄 탓에 경기 시작이 지연되기도 했다. NFL 워싱턴 커맨더스 경기에서도 거센 비난을 받았다. ESPN 해설위원 스티븐 A. 스미스는 "경기 당일 뉴욕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도 못 할 것"이라며 "지하철은 사상 최대로 붐빌 테니 미드타운에 차를 갖고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제일런 브런슨(사진=뉴욕 닉스 SNS)제일런 브런슨(사진=뉴욕 닉스 SNS)


13연승 닉스가 마주한 불편한 동거

사실 트럼프 대통령과 NBA의 관계는 오래전부터 껄끄러웠다. 첫 임기 시절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와 공개적으로 충돌했고, 파이널 우승팀을 백악관에 초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디 애슬레틱이 지난 4월 실시한 익명 설문에서 NBA 선수의 46.6%가 "우승해도 백악관에 가지 않겠다"고 답했을 정도다. 이번 대통령의 직관에 대해 닉스의 OG 아누노비는 "그냥 경기를 보러 오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평소대로 하면 된다"고 말을 아꼈다.

3차전을 앞두고 MSG 주변에는 대규모 거리 통제가 시작된다. 제시카 티슈 NYPD 자치경찰청장은 경기장 주변 추가 도로 폐쇄를 예고했다. 플레이오프 13연승을 달리며 1973년 이후 첫 우승에 단 두 걸음만 남긴 닉스로서는, 코트 위의 농구에만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그게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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