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레드레드' 멕시코, 육탄전 끝에 월드컵 개막전 승리…핵심 수비수 몬테스 퇴장에 홍명보호 '방긋'
선제골의 주인공 라울 히메네스(사진=FIFA 공식 SNS)선제골의 주인공 라울 히메네스(사진=FIFA 공식 SNS)

[더게이트]

홍명보호의 2차전 상대 멕시코가 월드컵 개막전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레드카드가 난무하는 거친 육탄전 속에서 주전 수비수가 퇴장당해 한국전 출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의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대 0으로 제압하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훌리안 퀴뇨네스(알카디시아)였다. 전반 9분, 에리크 리라의 패스를 받아 날린 슛이 남아공 골키퍼 론웬 윌리엄스의 다리 사이를 통과해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필리프 람이 6분 만에 골을 터뜨린 이후 가장 빠른 시간에 터진 골이다.

콜롬비아 20세 이하(U-20) 대표 출신으로 2023년 멕시코 국적을 취득한 키뇨네스는 이번 시즌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에서 33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에 오른 특급 공격수다. 잉글랜드의 이반 토니(32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골), 주앙 펠릭스(20골), 카림 벤제마(17골) 등 쟁쟁한 스타들을 모두 밀어냈던 재능을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확실하게 보여줬다.

월드컵 개막 행사(사진=FIFA 공식 SNS)월드컵 개막 행사(사진=FIFA 공식 SNS)


히메네스의 눈물, 세 번째 도전 끝에 터진 골

후반 22분에는 라울 히메네스(울버햄프턴)가 승부의 쐐기를 박는 추가 골을 헤더로 밀어 넣었다. 본인의 통산 46번째 A매치 골이자, 세 번의 월드컵 무대 만에 마침내 터진 감격스러운 첫 월드컵 본선 골. 득점 직후 히메네스는 눈가가 촉촉해진 채로 코너 플래그를 향해 질주했다.

약 6년 전, 히메네스는 잉글랜드 울버햄프턴 소속으로 활약하다 두개골 골절로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었다. 기적적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한 뒤에도 크고 작은 부상이 늘 발목을 잡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는 한밤중에 갑자기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 잔인한 시간을 묵묵히 버텨낸 뒤 터뜨린 골이기에 의미는 더욱 깊었다. 이 골로 히메네스는 하레드 보르헤티와 함께 멕시코 대표팀 역대 공동 2위 득점자(46골)로 올라섰다.

달아오른 경기장 분위기와 별개로 그라운드는 내내 거친 몸싸움으로 얼룩졌다. 후반 시작 4분 만에 남아공 미드필더 스페펠로 시톨레가 브라이언 구티에레스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거친 반칙으로 저지하다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는 1994 미국 월드컵 당시 볼리비아의 마르코 에체베리가 독일전에서 퇴장당한 이후 무려 32년 만에 재현된 개막전 '1호 퇴장' 기록이다.

남아공의 악재는 이어졌다. 후반 39분 교체로 들어온 템바 즈와네가 알바라도의 얼굴을 가격하는 거친 플레이를 펼쳤고, 비디오 판독(VAR) 끝에 두 번째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멕시코 역시 마지막 순간 화를 자초했다. 후반 추가 시간, 멕시코의 주장 세사르 몬테스가 쿨리소 무다우를 무리하게 넘어뜨리는 반칙을 범해 세 번째 퇴장의 주인공이 됐다. 한 경기에서 나온 세 장의 레드카드는 지난 카타르 월드컵 대회 전체에서 나온 퇴장 수(4회)와 맞먹는 수치다.

경기는 승리로 끝났지만 멕시코로선 애가 타는 상황이다. 195cm의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 센터백 몬테스(로코모티브 모스크바)는 현재 멕시코 수비진에서 대체 불가능한 핵심 중의 핵심이다. 2017년 대표팀에 합류해 A매치 70경기 가까이 소화한 선수로 탄탄한 제공권과 안정적인 빌드업 능력을 고루 갖춰 전술의 시발점 역할을 도맡아 왔다.

이날도 요한 바스케스(제노아)와 짝을 이뤄 포백의 중심을 잡으며 주장 완장까지 차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방 리더이자 전력의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가 오는 19일 과달라하라에서 펼쳐질 한국전에 설 수 없게 된 셈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체코와 A조 1차전을 치른 뒤, 19일 멕시코, 25일 남아공과 차례로 격돌한다. 조별리그 통과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될 멕시코전에서 상대의 핵심 수비수가 어이없이 사라졌다. 32강을 노리는 한국에게는 절대 놓쳐선 안 될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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