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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한국 팬을 향해 눈 찢기 제스처를 취하는 한 멕시코인(사진=이노캣 SNS)[더게이트]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멕시코 대결을 앞두고 장외에서 불거진 인종차별 사건이 논란이다. 경기장을 찾은 한국 인플루언서를 향해 '눈 찢기' 제스처를 취한 멕시코인이 뭇매를 맞고 있다. 분노한 누리꾼들이 신상 털기에 나선 가운데, 지목된 인물이 지역 고위 인사일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비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사건은 지난 11일(한국시간)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이 펼쳐진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관중석에서 벌어졌다. 한국 인플루언서 이노캣(본명 윤수진)이 카메라를 향해 밝게 손을 흔드는 순간, 뒤편에 서 있던 현지 남성이 손가락으로 양쪽 눈을 잡아당기는 제스처를 취하며 비웃었다. 아시아인을 향한 전형적인 인종차별 행위에 이노캣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이노캣은 소셜미디어에 해당 영상을 올리며 피해 사실을 알렸다. "월드컵을 직접 보려고 멀리 멕시코까지 왔는데, 현장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며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요?"라는 글을 덧붙였다. 영상은 순식간에 전 세계 축구 팬들 사이로 퍼져나갔고, 분노한 누리꾼들이 즉각 가해자 추적에 나섰다.
한국인 인플루언서 이노캣의 게시물(사진=이노캣 SNS)
신상 탈탈 털린 인종차별 가해자
얼마 지나지 않아 가해자로 의심되는 인물의 신원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 지목된 인물은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Ulises Fernando Bernal Miramontes)로, 멕시코 할리스코주 지형측량공학자 협회(CITGEJ) 현직 회장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다만 영상 속 인물과의 동일 여부는 아직 공식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온라인은 분노로 들끓었다. 한 누리꾼은 "평소 정장 차림이 꽤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축구 유니폼 티셔츠 한 장을 걸치자마자 저열한 인종차별주의자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비꼬았다. CITGEJ 공식 계정에는 즉각적인 사퇴와 해임을 촉구하는 항의 댓글이 쇄도했다. 멕시코 국가차별방지위원회(CONAPRED)와 지방 당국에 공식 조사와 법적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멕시코 매체 인포바에(Infobae)는 "단순한 관중이 아니라 직능단체 수장의 행동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레포르마(Reforma), 라 실라 로타(La Silla Rota) 등 현지 주요 언론도 일제히 사건을 보도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베르날 미라몬테스 본인과 협회 측은 사건 발생 이틀째인 13일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다. 해명도, 공식 성명도, 내부 징계 절차 언급도 없다. 논란이 불거진 직후 미라몬테스가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폐쇄했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속상해하는 인플루언서 이노캣(사진=이노캣 SNS)
"저 인간은 멕시코를 대표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멕시코인 전부가 문제의 인종차별주의자 같지는 않았다. 같은 지구인이라는 게 부끄러운 특등 머저리의 행태에 분노한 누리꾼들이 피해자인 이노캣을 향해 한국어와 영어로 직접 사과 댓글을 올리고 가해자를 맹미난했다.
한 멕시코 누리꾼은 X(구 트위터)에 "한국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저 몰상식한 인간은 한국과 한국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대다수 멕시코인을 절대 대표하지 않는다"고 써 많은 공감을 얻었다. 스스로 과달라하라 시민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모든 타파티오(과달라하라 시민)가 저 사람처럼 무례하지 않다. 대회를 준비한 도시의 일원으로서 정말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노캣의 표정이 굳어버리는 순간을 캡처해 올린 한 누리꾼은 "타인의 감정을 짓밟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지역 단체의 수장이라니 기가 막힌다. 저 제스처는 장난이 아니라 인종차별이다. 축제의 자리일수록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은 먼저"라고 했다. "모든 나라에 인종차별주의자와 멍청이가 있다. 차이는,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라는 일침도 공감을 얻었다.
피해 당사자인 이노캣은 성숙한 태도로 선한 멕시코인들의 호의를 잊지 않았다. 이후 게시물에서 "현장의 수많은 멕시코 팬들은 한국을 정말 열정적으로 응원해 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관중석의 덜 떨어진 인간 하나가 멕시코의 전부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한국과 멕시코는 오는 19일(현지시간) 바로 그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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