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점 브런슨 MVP' 뉴욕 스포츠 잔혹사 끝났다! 닉스, 샌안토니오 꺾고 53년 만에 NBA 챔피언
우승을 차지한 뉴욕 닉스(사진=뉴욕 닉스 공식 SNS)우승을 차지한 뉴욕 닉스(사진=뉴욕 닉스 공식 SNS)

[더게이트]

반세기 넘게 이어진 뉴욕의 지독한 우승 가뭄이 마침내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기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우승 반지와는 인연이 없었던 뉴욕 닉스가 마침내 최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

뉴욕 닉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프로스트 뱅크 센터에서 열린 2026 NBA 파이널 5차전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94대 90으로 꺾고 시리즈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구단 통산 세 번째, 고(故) 윌리스 리드와 월트 프레이저가 활약했던 1973년 이후 무려 53년 만에 되찾은 왕좌다.

챔피언의 자격을 증명한 주인공은 단연 제일런 브런슨이었다. 브런슨은 5차전에서만 45득점을 쏟아내며 시리즈 평균 32.6점의 압도적인 활약으로 파이널 MVP(빌 러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브런슨은 "이 구단과 팀을 위해 최고의 선수가 되려고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며 "오늘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챔피언으로 집에 가고 싶었고, 결국 해냈다"고 감격을 전했다.

우승을 차지한 뉴욕 닉스(사진=뉴욕 닉스 공식 SNS)우승을 차지한 뉴욕 닉스(사진=뉴욕 닉스 공식 SNS)


16점 차 뒤집은 '역전 닉스'의 서사시

이번 파이널 내내 닉스의 승리 공식은 늘 같았다. 샌안토니오가 초반 기세를 잡고 달아나면 닉스가 악착같이 따라붙었고, 마지막엔 브런슨이 숨통을 끊었다. 5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샌안토니오의 거친 수비에 밀려 1쿼터 한때 10점 차, 전반에는 최대 16점 차까지 뒤처졌다. 4쿼터 시작 시점에도 샌안토니오가 7점 앞서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엔 닉스의 뒷심이 발휘됐다. 4쿼터 중반 10-0 스코어링 런으로 경기 종료 4분 48초 전 83대 83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 1분 5초 전엔 브런슨의 점퍼가 90대 88 리드를 안겼다. 루키 딜런 하퍼(25득점)의 역전 3점슛 시도가 빗나간 뒤 조시 하트와 OG 아누노비가 자유투 하나씩을 꽂으며 4점 차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닉스는 파이널 5경기 모두 1쿼터에 두 자릿수 이상 리드를 내주고도 4경기를 뒤집었다. 1996-97시즌 플레이-바이-플레이 집계 시대 이후 파이널 전 경기에서 1쿼터 두 자릿수 리드를 잡은 팀은 이번 샌안토니오가 처음이었지만, 그 중 네 번이 닉스의 역전으로 끝났다. 닉스는 이번 플레이오프 상대를 총 283점 차로 압도하며 2016-17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230점)를 넘어 NBA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득실차 기록도 새로 썼다.

신장 188cm의 브런슨이 5차전 경기에서 올린 45득점은 NBA 파이널 원정 팀 최다 타이 기록이다. 또 마이클 조던, 야니스 안테토쿤보, 밥 페티트에 이어 파이널 결정전에서 45점 이상을 올린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됐다. 브라운 감독은 "사람들이 브런슨에 대해 너무 작다느니, 2옵션이라느니 가볍게 말하곤 한다"며 "그는 확실한 1옵션에이스이자 진정한 MVP 후보"라고 했다.

경기 후반 빅터 웸반야마의 발등 위로 착지하며 왼쪽 발목을 크게 접질렸음에도 브런슨은 끝까지 버텼다. 브런슨은 우승이 확정된 순간, 닉스 코치이자 1999년 파이널 당시 닉스 유니폼을 입고 샌안토니오를 상대했던 아버지 릭 브런슨을 껴안고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버저가 울리고 아버지를 본 순간 감정이 북받쳤다"며 "조시 하트가 귀에 대고 '우리가 해냈어!'라고 외쳤고, 5분에서 10분 동안은 정신없이 울기만 했다"고 털어놨다.

빌라노바대 동기 미칼 브리지스(14득점)·하트(13득점)와 함께 결성한 '노바 닉스' 삼총사는 대학 무대(2016·2018년 NCAA 챔피언십)에 이어 NBA 최정상에서도 함께 우승 반지를 끼었다. 5차전 막판 6반칙으로 물러난 칼-앤서니 타운스의 공백은 미첼 로빈슨이 육탄방어로 메워냈다.

우승을 차지한 뉴욕 닉스(사진=뉴욕 닉스 공식 SNS)우승을 차지한 뉴욕 닉스(사진=뉴욕 닉스 공식 SNS)


고개 숙인 괴물과 뉴욕의 대관식

샌안토니오의 미래이자 현재 웸반야마는 19득점 14리바운드 5블록으로 분전했지만 쓴 패배를 맛봤다. 시리즈 평균 26.0점 11.2리바운드 3.6블록의 성적을 남겼지만, 4·5차전 4쿼터에서 14번의 야투 중 단 3개만 성공시키며 체력적으로 힘에 부친 모습을 보였다. 실망한 웸반야마는 종료 버저가 울린 뒤 닉스 선수들과의 악수도 생략한 채 라커룸 터널로 향했다.

웸반야마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너무 고통스럽지만 외면하지 않고 연료로 삼겠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이어 "다시 이 파이널 무대로 돌아오기 위해 앞으로 100경기 가까이를 더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아직 22세인 그에게는 앞으로도 우승할 기회가 많다. NBA 역사를 바꾼 레전드 선수 모두가 처음에는 웸반야마처럼 시련을 겪었다. 다만 이번 시리즈에서 드러난 경험 부족과 미성숙한 태도는 앞으로 웸반야마가 보완해야 할 과제다.

뉴욕 시내는 축제의 도가니가 됐다. 1973년 이후 양키스(월드시리즈)·메츠(월드시리즈)·자이언츠(슈퍼볼)·아일랜더스(스탠리컵)가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오는 동안 오직 닉스만이 오랜 어둠 속에 있었다. 조런 맘다니 뉴욕시장은 소셜미디어에 "역사(HISTORY)"라는 한마디와 함께 돌아오는 주 맨해튼에서 대규모 우승 퍼레이드를 예고했다.

반세기 동안 농구 메카 뉴욕을 짓누르던 패배의 잔혹사는 비로소 걷혔다. 시상대 위에 선 타운스가 참았던 한마디를 던졌다. "우리는 이 도시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다시 가져왔습니다. 이제부터는 '성공'이라는 단어가 뉴욕의 진짜 이름이 될 것입니다." 한때 NBA 최악의 농구단으로 조롱받던 닉스도 해냈다.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