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미쳤어요' 폭삭 망한 자이언츠 "채프먼, 데버스, 아다메스 다 팔아치운다"...설마 이정후도?
이정후(사진=MLB.com)이정후(사진=MLB.com)

[더게이트]

'사장님이 미쳤어요' 전단지를 돌릴 날이 머지않았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남은 정규시즌을 포기하고 주축 선수를 대거 세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타격왕 타이틀 경쟁 중인 이정후의 거취도 덩달아 주목된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16일(한국시간) "자이언츠가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일부 선수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타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완전한 셀러를 선언한 단계는 아니지만, 팀 성적과 상태로 봐선 파이어세일 단행이 머지않은 분위기다.

샌프란시스코가 개막 두 달 만에 마주한 성적표는 처참하다. 16일 현재 성적은 29승 43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권이자 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로 나쁜 수치다. 지구 선두와의 격차는 16경기, 와일드카드 커트라인까지도 9경기가 모자라다. 통계 전문 매체 팬그래프가 산출한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2.5%에 불과하다. 대학야구 명장 토니 바이텔로를 사령탑으로 앉히고 야심 차게 시작한 시즌의 결과치고는 재앙에 가깝다.

투자 대비 아웃풋도 최악이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가 쏟아부은 페이롤은 총 1억 9710만 달러(약 2858억원)에 달한다. 메이저리그 전체 11위이자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작년까진 그러려니 했지만 이제는 실패를 인정할 시간. 주전들을 매물로 내놓고 유망주를 받아와 미래를 기약하는 리빌딩 모드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8월 3일까지 남은 시간은 단 7주다.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사장(사진=MLB.com)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사장(사진=MLB.com)


아라에즈는 매력적, 레이는 떨이 처지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가장 매력적인 매물은 2루수 루이스 아라에즈다. 타율 0.319에 OPS 0.787을 기록하며 팀 내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만큼, 아라에즈를 데려가는 팀은 남은 연봉 1200만 달러(약 174억원)만 부담하면 된다. 타선 강화가 급한 구단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조건이다.

반면 좌완 로비 레이는 처분하기가 쉽지 않다. 선발 평균 투구 이닝이 5이닝 남짓에 불과한 데다, 기대 평균자책(5.16)이 실제 평균자책(4.42)보다 높다. 포스트시즌 선발로 쓰거나 남은 시즌 '승부수' 역할을 기대할 만한 기량은 아니다. 남은 연봉 2500만 달러(약 363억원)까지 감안하면 사 갈 팀을 찾기 쉽지 않아, 일정 부분 연봉 보조가 필요한 떨이 매물에 가깝다.

미국 매체 ESPN의 버스터 올니 기자는 "자이언츠가 라파엘 데버스, 윌리 아다메스, 맷 채프먼 등 연봉 상위 야수 3명 전원에 대해 트레이드 문의를 받을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6년 1억 5100만 달러(약 2195억원) 계약의 2년 차를 맞은 채프먼은 팀 내 최고 bWAR(3.2)를 기록 중이다. 완전 트레이드 거부권을 보유해 본인 동의가 필수적이지만, 이적이 성사된다면 유망주 케이시 슈미트에게 3루를 보장해 주면서 큰 재정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1루수 라파엘 데버스와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는 거액의 장기 계약에 묶인 가운데 올 시즌 성적까지 기대 이하라 관심있는 팀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헐값 처분을 감수하지 않는 이상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비교적 잔류 가능성이 높은 주전은 에이스 로건 웹 정도. 로젠탈은 복수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웹을 팔 계획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정후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사진=MLB.com)이정후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사진=MLB.com)


6월 맹타, 이정후의 행선지는?

그렇다면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2024년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41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진출한 이정후는 시즌 초반만 해도 "몸값을 못 한다"는 혹평에 시달렸다. 타율 1할대에 머무는 개인 성적에다 팀까지 부진하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5월 말부터 완벽한 반전이 일어났다. 이정후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장 기록인 1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질주하며 타율을 3할대로 끌어올렸고, 내셔널리그 타율 경쟁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그나마 이정후 보는 맛에 야구장을 찾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팀내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최근의 맹타가 오히려 이정후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자이언츠 팬 미디어 '어라운드 더 포그혼'은 "이정후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오히려 트레이드 가치가 치솟고 있다"며 "팀이 계속 부진하다면 이정후의 활약이 오히려 유니폼을 바꿔 입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몇몇 경쟁팀들의 관심설이 현지 매체들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카드를 맞출 경우 그나마 좋은 대가를 받아낼 수 있는 매물이 이정후이기도 하다. 물론 어린 유망주로 팀을 갈아엎더라도 리빌딩의 중심 역할을 할 선수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정후는 남겨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레이드 마감까지 남은 7주 동안 샌프란시스코는 선택을 내려야 한다. 미친 척하고 '윈나우' 모드를 계속할 건가, 아니면 소폭 선수단 정리 수준으로 마감할 것인가, 그도 아니면 채프먼과 이정후까지 테이블에 올리는 전면적인 파이어세일을 택할 것인가. 마감일이 지났을 때도 이정후가 여전히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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