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플러 생일날 그랜드슬램 완성할까…김시우도 출전, 8년 만에 '지옥의 시네콕' 열리는 US오픈
한국 골프 간판 김시우가 출전하는 US 오픈(사진=스포티비)한국 골프 간판 김시우가 출전하는 US 오픈(사진=스포티비)

[더게이트]

남자 골프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제126회 US오픈이 18일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파70·7440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연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이다. 한국 골프의 간판 김시우를 필두로 임성재, 김주형도 한국 선수 US오픈 역대 최고 성적 경신을 목표로 출격한다.

셰플러는 마스터스(2022·2024년), PGA 챔피언십(2025년), 디 오픈 챔피언십(2025년) 등 최근 열린 메이저 6개 대회 중 4개를 제패하며 필드를 지배했다. 셰플러에게 남은 메이저 왕관은 이제 US오픈뿐이다. 이번 대회 우승은 곧 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을 뜻한다. 정상에 오르면 골프 역사상 7번째 그랜드슬래머가 되며, 1960년 이후 첫 도전 만에 이를 달성한 선수로는 타이거 우즈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을 쓴다.

극적인 요소도 더해졌다. 대회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현지 시간 21일은 셰플러의 만 30번째 생일이다. 자신의 생일날 골프 역사에 이름을 새길 기회를 잡았다.

정작 셰플러는 대기록 달성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현지 기자회견에서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놀랍겠지만, 다음 주 필드에 나오면 '자, 이제 그랜드슬램도 달성했으니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프로 선수로서 사람들의 기대에 모두 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US오픈에서 우승하면 모든 것을 이뤘다고 만족할 거라는 생각 자체가 일종의 허상"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시우(사진=PGA SNS)김시우(사진=PGA SNS)


8년 만에 돌아온 시네콕, 선수들은 전전긍긍

대회가 열리는 시네콕 힐스는 세 세기에 걸쳐 US오픈을 개최한 유일한 골프클럽으로, 이번이 여섯 번째 개최다. 마지막으로 대회가 열린 2018년에는 브룩스 켑카(미국)가 1오버파로 우승했다. 나흘 내내 언더파를 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을 만큼 악명 높은 난도를 자랑했다.

올해 코스 셋업은 페어웨이 평균 폭 48야드로 준비됐다. 2018년(42야드)이나 지난해 오크몬트(32야드)보다 넓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코스 설계자 윌리엄 플린이 1931년 손질한 원형에 가깝게 운영한다는 취지를 세운 결과다.

하지만 선수들이 체감하는 압박감은 여전하다. 잰더 쇼플리(미국)는 "인내의 한계치를 100에서 150으로 높여야 한다. 2~3번 홀에서 벌써 나쁜 바운드를 네 번이나 맞을 수 있는 곳"이라며 "4대 메이저 중 가장 피로한 대회"라고 혀를 내둘렀다. 셰플러 역시 "볼을 제대로 보내면 공략할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방향이 틀리면 '이 홀을 어떻게 끝내나' 싶을 때가 있다"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셰플러는 2026시즌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 이후 5개월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승리가 없다. 다만 시즌 시작 이후 단 한 번도 톱25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을 만큼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시우의 기세가 가장 무섭다. 김시우는 2026년 24주차 세계남자골프랭킹에서 개인 최고 순위인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꾸준함이 무기다. 김시우는 2026시즌 출전한 16개 대회에서 단 한 번의 컷 탈락 없이 전 경기 본선에 진출했다. 그중 절반인 8개 대회에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준우승 두 차례, 3위 두 차례를 포함해 여러 번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현재 페덱스컵 랭킹 4위를 달리고 있다.

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도 김시우를 우승 후보 15명 명단에 포함했다. "이번 시즌 티잉 구역부터 그린까지 안정된 경기를 펼쳤고, 특히 보기 회피율에서 4위"라는 평가를 곁들였다.

김시우의 US오픈 역대 최고 성적은 2017년 기록한 공동 13위다. 시네콕 힐스에서 열린 2018년 대회에서는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지금은 정교함이 발전했다. 시즌 내내 갈고닦은 어프로치 정확도와 보기 관리 능력이 코스의 까다로운 조건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국 선수의 US오픈 역대 최고 성적은 2011년 양용은이 거둔 공동 3위다. 그 뒤를 2023년 김주형이 기록한 공동 8위가 잇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임성재와 김주형도 나란히 출전해 선배들이 남긴 기록 깨기에 도전한다. 김시우는 한국 시간 18일 오후 8시 41분, 10번 홀에서 티럴 해턴(잉글랜드), 샘 번스(미국)와 함께 1라운드 첫 티샷을 날린다.

한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같은 기간 마이어 클래식이 막을 올린다. 이소미, 임진희, 고진영, 이미향, 전인지, 황유민 등 한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리더보드 상단 노리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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