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메시는 3골 넣는데...'존재감 제로' 호날두의 비참한 현실, 콩고 수비수 "예전 같지 않아" 굴욕 평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FIFA 월드컵 SNS)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FIFA 월드컵 SNS)

[더게이트]

리오넬 메시는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알제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엘링 홀란드와 킬리안 음바페도 각각 두 골씩을 퍼부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이 이름값을 증명하던 그 날, 또 다른 '레전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좀비처럼 배회했다. 골 하나도 넣지 못했고, 유효 슈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포르투갈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K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과 1대 1로 비겼다. 전반 6분 주앙 네베스가 선제골을 넣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요안 위사에게 동점 헤더 골을 내주며 무승부에 그쳤다. FIFA 랭킹 7위 포르투갈이 43위 콩고를 상대로 승점 1점에 그친 가운데, 호날두의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은 그렇게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FIFA 월드컵 SNS)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FIFA 월드컵 SNS)


"실수조차 없었다" 존재감 제로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닉 밀러 기자의 평가는 냉정하다 못해 잔인할 정도였다. 밀러 기자는 호날두를 "한때 위대했던 선수의 초라한 잔영"이라 부르며 "한 시간 넘게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잘못한 것도 없었다. 그냥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혹평했다. 호날두답게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굴 논란의 장면조차 없었다는 지적. 그라운드 위에서 영향력 자체가 증발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후반전 두 차례 기회도 허무하게 날렸다. 프란시스쿠 콘세이상의 컷백을 받아 시도한 두 번의 슈팅은 골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두 번째 기회에서는 호날두 바로 뒤에 더 좋은 위치를 잡은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직접 해결하려다 일을 망쳤다. 이 장면을 두고 폭스스포츠 해설자 티에리 앙리는 "팀에 골이 필요한 것이지, 혼자 넣을 필요가 없다. 공을 흘렸으면 페르난데스가 그냥 밀어 넣을 수 있는 기회였다"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왔을 때 호날두의 움직임은 그가 '맛이 갔다'는 걸 가장 확실하게 보여줬다. 전성기의 호날두라면 폭발적인 점프로 처리했을 공이건만, 41세 노장 호날두의 두 발은 바닥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밀러 기자는 "말 그대로 점프 자체를 하지 않았다. 못 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조차 모를 정도"라며 "공은 콩고 수비수 샹셀 음벰바의 평범한 헤더로 걷혔다. 한때 호날두였던 남자를 상대로 수비수는 그냥 일상적인 수비를 해냈다"고 적었다.

정상급 리그와는 한참 거리가 먼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나스르에서는 지난 시즌 30경기 28골을 몰아치며 '여포' 놀이를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월드컵이라는 진짜 메이저 무대에 오자 늙고 초라한 민낯이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다.

ESPN에 따르면 호날두가 월드컵에서 유효 슈팅 한 개 없이 경기를 마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페널티킥을 제외한 메이저 대회 마지막 골은 2021년 6월 19일에 멈춰 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유로 2024를 거쳐 이번 경기까지 메이저 대회 11경기 동안 필드골이 단 한 개도 없다. 그 사이 라이벌 메시는 월드컵에서만 9골을 몰아쳤다. 한때 엇비슷했던 둘의 위치가 지금은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졌다.

콩고 미드필더 응갈라이엘 무카우는 경기 후 현지 인터뷰에서 "호날두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걸 알았고, 덜 뛸 것이라는 것도 예상했다. 솔직히 조금 더 무서운 면을 기대했는데, 나이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는 솔직한 인터뷰로 호날두를 두 번 죽였다.

호날두와 메시(사진=위키피디아)호날두와 메시(사진=위키피디아)


감독의 감싸기 "최고 득점자를 빼는 게 말이 되나"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로베르투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감독은 호날두 비판론에 정면으로 맞섰다. ESPN에 따르면 마르티네스 감독은 "골이 필요한 경기에서 역사상 최고 득점자를 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노장의 90분 풀타임 기용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현지에선 비판 여론이 압도적이다. 디 애슬레틱은 "마르티네스 감독은 41세라는 나이와 현재 몸 상태를 고려하면 호날두에게 교체 멤버가 더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 기조가 유지된다면 호날두는 대회 내내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할 것이다. 감독이 현실을 못 보는 건지,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건지"라고 꼬집었다. 대회 직전 아일랜드와의 예선전 퇴장으로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야 했던 호날두가 이해하기 어려운 경위로 2경기를 면제받아 이번 1차전에 나선 특혜 의혹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호날두의 부진보다 팀 전체의 심리적 위축을 패인으로 내세웠다. 감독은 "선제골 이후 오히려 소극적이 돼서 점유에만 매달렸다"며 "2022년 아르헨티나와 2010년 스페인도 1차전에서 어려운 경기를 치르고 우승했다. 어디까지나 월드컵 첫 경기일 뿐"이란 말로 과도한 위기감을 경계했다.

기량은 하락세일지 몰라도 특유의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여전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수만 명의 포르투갈 팬들이 호날두의 이름을 연호했다. 동료들은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기 위해 센터서클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호날두는 잠시 멈춰 몇몇 선수들과만 악수를 나눈 뒤 천천히 터널을 향해 걸어갔다. 동료들이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일 때 호날두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디 애슬레틱은 이 장면을 두고 "팀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해놓고 홀로 먼저 자리를 떴다"고 지적했다. 밀러 기자는 "어떤 의미에서는 호날두의 잘못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그는 해낼 수 없다"고 칼럼의 끝을 맺었다. 포르투갈의 다음 경기는 23일(한국시간) 같은 장소 휴스턴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전이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없다면, 차라리 한국에서 열린 친선경기 때처럼 벤치에 앉아서 지켜만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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