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변경' 튼동의 직감 통했다! 쐐기 3점포 김동현 "사직 무라카미? 영상 매일 찾아봐요" [고척 인터뷰]
홈런을 치고 포효하는 김동현(사진=롯데)홈런을 치고 포효하는 김동현(사진=롯데)

[더게이트=고척]

21일 고척 경기를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는 여러차례 선발 라인업을 변경했다. 처음 나온 라인업에선 손호영이 선발 중견수, 황성빈이 좌익수로 들어가고 빅터 레이예스가 지명타자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라운드 타격훈련을 지켜본 뒤 김태형 감독과 코치진의 상의 끝에 타순이 변경됐다. 손호영 대신 김동현이 선발 라인업에 포진했고, 포수도 박건우에서 손성빈으로 바뀌었다. 김동현은 처음엔 좌익수로 배치됐다가 나중에 지명타자로 자리를 바꿔서 최종의 최종 버전 타순이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김태형 감독의 이 판단은 적중했다. 제출 직전 마지막 순간 라인업에 추가된 김동현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사직 무라카미' 김동현의 대포에 힘입어 롯데는 파죽의 5연승과 함께 키움 히어로즈 상대 4연승을 내달렸다.

김동현의 홈런은 팀이 2대 0으로 앞선 4회초 공격에서 나왔다. 1대 0으로 앞서가던 롯데는 4회 한동희의 선두타자 2루타와 1사후 전민재의 적시타로 2대 0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올렸다.

여기서 윤동희도 2루타를 날려 1사 2,3루 찬스. 타석에 나온 김동현은 볼카운트 2-2에서 들어온 배동현의 5구째 몸쪽 높은 빠른볼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타구는 고척 우측 담장에 꽂히는 비거리 115미터짜리 3점 홈런이 됐다. 김동현의 시즌 2호 홈런으로 롯데는 5대 0으로 더 멀리 달아났다.

김동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2스트라이크 이후지만 선구안에 자신이 있었다. 낮은 변화구에 속지 말자는 생각으로 조금 존을 높여뒀는데 높은 속구가 들어와서 운 좋게 걸렸던 것 같다"면서 "프로 첫 홈런도 그랬지만 이번 홈런도 너무 잘 맞아서 맞는 순간 '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경기 후 김동현의 방송사 인터뷰(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경기 후 김동현의 방송사 인터뷰(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김동현은 이날 홈런 외에도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골라내면서 2타수 2안타(홈런) 3타점 2볼넷 1득점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동현이 맹타를 휘두른 롯데는 4번타자 한동희도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선발 제레미 비슬리가 제구 난조 속에 4이닝만 던지고 내려갔지만, 불펜 투수들이 나머지 5이닝을 효과적으로 이어던진 롯데의 6대 3 승리. 5연승을 달린 롯데는 이번주 열린 6경기 5승 1무로 지지 않는 한 주를 완성했다.

김동현은 장거리 타자가 귀한 롯데 라인업에서 몇 안되는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2004년생 우투좌타 김동현은 부산과학기술대를 졸업하고 2025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대학 시절 일찌감치 대학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외야수로 이름을 날렸고 2024 한화이글스배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에도 대학 대표로 출전해 장타력을 뽐냈다.

롯데 입단 뒤에도 퓨처스리그에서 홈런타자로 빠르게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퓨처스 75경기 타율 0.305(259타수 79안타) 11홈런 67타점으로 남다른 장타력을 발휘했고, 시즌 뒤 열린 울산-KBO 폴리그에선 안타, 홈런, 타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다른 참가팀 투수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올시즌에도 퓨처스 46경기 타율 0.303(142타수 43안타) 5홈런 26타점으로 활약이 좋았다. 5월 27일 LG 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렸고, 6월 19일 시즌 세 번째로 1군의 부름을 받은 뒤 사흘 만인 이날 경기에서 2호 홈런을 터뜨렸다. 아직 외야 수비와 컨택 등에서는 발전할 부분이 있지만 거포로서의 잠재력만큼은 확실히 증명해 보인 김동현이다.

사직 무라카미 김동현(사진=롯데)사직 무라카미 김동현(사진=롯데)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김동현은 경기 직전 라인업 변경에 대해서 "지명타자가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타격에 집중하라는 의미이지 않나. 더 편하게 타석에 임할 수 있었다"면서 "감독님께서 많이 배려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달 초 두 번째 2군행 당시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다고 털어놓은 김동현은 "김용희 2군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셨다. 수비에서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편하게 하다 보면 경험이 쌓이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씀해 주셔서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팬들이 붙여준 '사직 무라카미'라는 별명에 대해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매일 무라카미 무네타카 선수의 경기를 유튜브로도 찾아보고, 홈런치는 영상이 SNS에 올라오면 찾아본다. 타이밍 잡는 법, 힘을 쓰는 포인트까지 끌고 오는 스윙 궤도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원래는 롤모델 한 명을 정해놓기보다는 다양한 선수들을 보면서 참고하는 스타일이라는 김동현은 "이번 계기로 무라카미를 많이 보게 됐다. 정경배 타격코치님도 많이 보고 참고하라고 하셨다"며 "힘으로는 나도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밀어서 치는 느낌이 비슷한 점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파워 하나만큼은 '진짜'인 김동현이 꾸준히 1군 경기에 출전하려면 확실한 수비 포지션이 필수다. 1군 기준으로 좋은 수비수까지는 아니라도, 외야에 세워놓을 수 있는 수준의 수비력에는 도달해야 한다. 김동현은 "2군에서 계속 코치님들께 펑고를 쳐달라고 부탁드렸다. 1군에서도 타격 훈련하지 않을 때는 얼리워크에서 수비 훈련을 하겠다고 먼저 말씀드렸다"며 "열심히 준비해서 타구가 왔을 때 떨지 않고 이겨낼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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