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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PGA 투어[더게이트]
PGA 투어가 2028년부터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짠다. 축구의 승강제를 골프에 이식한 두 개 시리즈 체제로 전면 전환하는 대수술이다. LIV 골프와의 5년 소모전이 만들어낸 역설적 산물이기도 하다.
PGA 투어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이랜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경쟁 구조를 공식 발표했다. 브라이언 롤랩 최고경영자(CEO)가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현장에서 변경 사항을 직접 발표했으며, 정책위원회와 엔터프라이즈 이사회는 하루 전인 23일 이 안을 최종 승인했다.
골프계의 문제아 타이거 우즈(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타이거 우즈, 3개월 만의 복귀
이날 자리에는 '음주 황제' 타이거 우즈도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27일 약물 운전(DUI) 혐의로 체포된 이후 첫 공식석상 복귀다. 스위스에서 재활 치료를 마치고 귀국한 직후, 롤랩 CEO의 발표 무대를 직접 소개하며 등단한 우즈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우즈는 "골프 역사에서 흥미로운 순간"이라며 "미래 경쟁 위원회를 이끈 것은 특권이었고, 미래 세대의 선수와 팬들을 위해 최고의 PGA 투어를 만드는 작업에 함께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작업은 어느 한 선수나 한 사람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골프를 위해 가장 강한 PGA 투어를 설계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새 체제의 핵심은 PGA 투어 챔피언십 시리즈와 PGA 투어 챌린저 시리즈의 분리다. 두 무대는 같은 기간 동시에 운영된다.
최정상급 무대인 챔피언십 시리즈는 연간 23~24개 대회로 구성된다. 4대 메이저와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라이더컵·프레지던츠컵 등 국제팀 대회가 포함되며, 대회마다 2000만 달러(약 290억원) 이상의 상금이 보장된다. 120명 필드로 제한되며 보결 선수 리스트와 스폰서 초청은 없다. 챔피언십 시리즈 자격을 얻은 선수는 시즌 내내 출전권을 보장받는다.
챌린저 시리즈는 챔피언십으로 가는 관문이다. 최소 20개 대회, 144명 필드, 4분의 1 컷, 최소 400만 달러(약 58억원) 상금 규모로 짜였다. 현재 PGA 투어 2부 무대인 콘 페리 투어의 평균 상금보다 네 배 높은 수준이다.
승강 시스템은 이번 개편의 핵심 기둥이다. 챔피언십 시리즈 포인트 순위 상위 90명은 다음 시즌 자격을 자동으로 유지한다. 챌린저 시리즈 상위 20명은 다음 시즌 챔피언십으로 승격된다. 챌린저 시리즈에서 단일 시즌 2승을 달성하면 즉시 챔피언십 시리즈 출전 자격을 얻는 '스피드 승격' 조항도 신설됐다.
강등 위기에 처한 선수들에게는 '라스트 찬스' 시리즈가 마지막 보루다. 가을에 열리는 4~6개 대회에서 살아남으면 챔피언십 시리즈 잔류가 가능하다. 퀄리파잉 스쿨(Q스쿨)은 라스트 찬스 시리즈 이전에 치러지며 챌린저 시리즈 진입 자격을 부여한다.
오랫동안 팬들이 요구해온 매치플레이가 마침내 플레이오프에 도입된다. 투어 챔피언십은 2004년부터 이어온 애틀랜타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을 떠나 명문 코스를 순환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파인 밸리, 사이프레스 포인트, 세미놀 등 PGA 투어가 한 번도 밟지 않은 비경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그룹 스테이지로 시작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2주짜리 플레이오프다.
정규 시즌 일정은 2028년 챔피언십 시리즈 15개 대회 중 10개가 이미 확정됐다. 나머지는 보스턴, 덴버, 뉴욕,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워싱턴 D.C. 등 미국 주요 대도시의 신규 개최지를 중심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시즌은 NFL 시즌과 겹치지 않도록 2월에 시작해 8월에 끝마친다.
브라이언 롤랩 CEO(사진=PGA 투어 SNS)
LIV가 쏘아 올린 공
이번 개편은 경쟁자 LIV 골프가 촉발한 실존적 위기에 대한 응답이다. 롤랩 CEO는 LIV가 투어 내부의 고질적 문제들을 드러냈다고 인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PIF)가 자금 지원을 중단하면서 LIV 골프의 위협은 사실상 잦아든 상태다.
로리 맥길로이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챌린저 시리즈를 두고 "콘 페리 투어 포장만 바꾼 것"이라며 회의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다 발표 이후 입장을 바꿨다. "오늘 발표는 프로 골프에 긍정적인 걸음"이라며 "실력 위주 원칙을 재확인하고, 선수와 팬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맥길로이는 "LIV가 만들어낸 거품 경제 때문에 상금을 올리고 필드를 줄이며 스타 선수들을 붙잡아두는 데 급급했지만, 위협이 줄어든 지금은 이전 PGA 투어 방식이 나쁘지 않았다는 걸 알겠다"고 털어놨다. 미래 경쟁 위원회 멤버인 매버릭 맥닐리도 "어떤 면에서는 큰 변화지만,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알고 사랑하는 그 PGA 투어"라며 힘을 보탰다.
롤랩 CEO는 취임 1년 만에 투어의 판을 완전히 바꿔놨다. 새 체제는 2027년 전환기를 거쳐 2028년부터 공식 가동된다. 잔여 세부 사항은 내년 1분기 중 추가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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