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에서 '홈런' 날린 해리 케인...월드컵 또 이변 발생! 65위 가나, 4위 잉글랜드와 무승부
잉글랜드와 가나의 무승부(사진=FIFA 월드컵 SNS)잉글랜드와 가나의 무승부(사진=FIFA 월드컵 SNS)

[더게이트]

FIFA 세계 랭킹 65위 가나가 세계 4위의 강호 잉글랜드의 공세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월드컵 개막 2주가 지나도록 약체들의 반란이 멈추지 않고 있다. 역대 어느 월드컵 조별리그도 이렇게 혼란스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잉글랜드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 길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L조 2차전에서 가나와 0대 0으로 비겼다. 개막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대 2로 꺾으며 치솟았던 기세가 한순간에 꺾였다. 양 팀은 각각 승점 4점 동률을 이루며 16강 진출 여부를 최종전으로 미뤘다.

해리 케인(사진=FIFA 월드컵 SNS)해리 케인(사진=FIFA 월드컵 SNS)


결정적 찬스에서 케인의 장외홈런

이날 경기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후반 41분에 나왔다. 니코 오라일리의 헤딩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흘러나왔다. 공은 마침 골문 앞에 서 있던 케인 발밑에 떨어졌다. 불과 7.32미터(8야드) 거리에 골키퍼도 손을 쓸 수 없는 위치였다. 그러나 케인의 발끝을 떠난 공은 그대로 골대 위로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케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내내 기다렸던 기회였는데, 막상 왔을 때 공을 제대로 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공이 항상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걸 알 만큼 오래 뛰었다. 인정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잉글랜드는 슈팅 19대 1, 점유율 79%로 경기를 일방적으로 지배했다. 그러나 전반 내내 유효 슈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후반 12분에 고든이 골키퍼 정면으로 약한 슈팅 한 개를 겨우 찔러 넣은 것이 잉글랜드의 첫 유효 슈팅이었다.

세계 65위와 4위의 체급 차이를 뒤집은 건 카를로스 케이로스 가나 감독의 전술이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로 이름을 알렸고 이집트·이란·아랍에미리트·오만을 거치며 언더독 맞춤형 전략을 다듬어온 인물이다. 가나 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 78일을 앞두고 케이로스를 선임했는데, 그 승부수가 이날 증명됐다.

케이로스가 꺼낸 무기는 이른바 '서퍼볼'이다. 수비 블록을 극단적으로 내려 상대를 늪으로 끌어들이는 전술이다. 전반 가나의 패스 횟수는 77개. 처음부터 공을 소유할 생각이 없었다. 4-5-1 진형으로 중앙을 봉쇄하고 풀백이 타이밍 압박으로 측면 공간마저 지웠다. 케인이 슈팅을 시도하면 수비수 세 명이 몸을 날렸고, 노니 마두에케가 파고들면 네 명이 에워쌌다.

크로아티아전에서 부진했던 윙어 앤서니 고든은 가나의 서퍼볼 압박에 이날도 좀처럼 길을 찾지 못했다. 투헬 감독은 후반 마두에케를 왼쪽으로 돌리고 오라일리를 좌측 풀백으로 투입했지만, 사카의 헤딩마저 골대를 비껴갔다. 현지 언론은 다음 파나마전에선 마커스 래시포드가 선발 기회를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토마스 투헬 감독(사진=토마스 투헬 개인 SNS)토마스 투헬 감독(사진=토마스 투헬 개인 SNS)


이변의 월드컵, 이번엔 가나

이번 무승부 결과는 대회 전반을 관통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48개국 확대 체제에서 32팀이 16강에 오르는 구조가 약체들이 이변을 연출할 공간을 만들어줬다.

인구 52만 명의 섬나라 카보베르데(FIFA 67위)가 스페인, 우루과이와 무승부를 해냈고 모로코는 브라질을,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을 나눴다. 이집트는 벨기에와 비긴 뒤 뉴질랜드를 3대 1로 꺾으며 월드컵 사상 첫 승도 신고했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상대를 얕본 것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일부 장면에서는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한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2경기에서 승점 4점을 챙겼고 한 경기가 남아 있다. 좋은 결과에 들뜨지도, 이 결과에 낙담하지도 않겠다. 이건 패배가 아니라 축구에서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어려운 경기였을 뿐"이라고 했다.

가나는 이번 무승부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8강 이후 가장 16강에 가까이 접근했다. 잉글랜드는 28일(한국시간) 파나마와, 가나는 크로아티아와 최종전을 치른다. 이날 결과에 따라 16강 팀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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