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LG·2위 KT 다 잡고 가을야구 확률 97.4%로 점프...KIA 타이거즈에서 2024년의 향기가 난다
이범호 감독(사진=더게이트 DB)이범호 감독(사진=더게이트 DB)

[더게이트]

타이거즈가 강팀이었던 2024년의 향기가 느껴진다. 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시즌 초반 중위권 싸움을 잘 버티면서 살아남는가 싶더니 6월 중순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1위 LG 트윈스와 2위 KT 위즈를 잇따라 잡아내면서 어느덧 3강을 위협하는 자리까지 치고 올라왔다. 건강한 김도영의 활약과 순위 경쟁하는 강팀들과의 맞대결 승리. 2024년 우승 시즌 때 봤던 바로 모습이다.

KIA는 23일 고척 원정에서 승리하며 시즌 40승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39승 1무 33패, 승률 0.542). 3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게임차는 2.5경기까지 좁혔고, 5위 한화 이글스와는 4.5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다. 5위보다 3위와의 거리가 더 가까워지면서 LG·KT·삼성으로 구성된 3강 그룹을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추격하는 중이다.

김도영을 환영하는 이범호 감독(사진=KIA)김도영을 환영하는 이범호 감독(사진=KIA)


확률로 본 KIA의 현주소

가을야구 진출 확률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산출하는 PSODDS.com에 따르면 KIA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은 24일 기준 85.5%까지 상승했다. LG 99.3%, KT 95.5%, 삼성 94.8%의 3강을 바짝 추격하는 수치다. 16일 65.2%까지 떨어졌던 확률이 불과 일주일 만에 20%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통계 사이트 하드힛 기준으로도 가을야구 진출 확률은 97.4%에 달한다. LG 100%, KT 99.7%, 삼성 98.9%와 나란히 4강 그룹으로 묶일 만한 수치다. 반면 두산은 32.8%, 한화는 30.7%로 KIA와 격차가 상당히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득점과 실점으로 산출하는 피타고라스 기대승률도 KIA는 0.561을 기록하면서 LG 0.563, KT 0.559, 삼성 0.584로 구성된 3강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투타 전력의 합만 놓고 보면 3강 팀들과 충분히 겨뤄볼 만한 수준이라는 얘기. 기존의 3강-4중-3약 구도를 깨고 KIA가 '4강'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 있다.

2024년 우승 시즌의 기억을 소환해 보자. 그해 KIA는 상위권 경쟁팀이 추격해올 때마다 맞대결에서 스윕 혹은 위닝시리즈로 응징하며 승차를 벌리고 선두를 독주했다. 당시 KIA의 5할 이상 팀 상대 승률은 0.652로 압도적인 리그 1위였다. 2위인 LG와 삼성은 0.588에 그쳤다. KIA가 주전 줄부상과 전력상 여러 약점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한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올 시즌에도 그 호랑이의 이빨과 발톱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KIA는 6월 초 광주에서 열린 삼성과의 3연전에서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이후 두산·한화 상대 6연전에서 2승 4패로 주춤하는 듯했지만, 지난주 1위 LG와 2위 KT를 연달아 만나 4승 2패 위닝시리즈를 쓸어담는 대반전을 연출했다.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첫 경기 2대 8 대패를 당했지만 이후 5대 4, 4대 2로 연달아 이기며 1위팀을 잡았다. KT와의 수원 원정 주말 3연전에서도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KIA는 필승 불펜 4인조가 연투로 나서지 못한 19일 경기에서 타선이 대폭발하며 11 대 3 대승을 거뒀다. 20일 경기에서 9대 4로 앞서다 9회 마무리 성영탁이 무너지며 9대 10 역전패의 충격을 맛봤고 그 여파가 다음날까지 이어질 것처럼 보였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KIA는 21일 경기에서 전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11 대 5 완승으로 되받아쳤다. 2위 KT 상대로도 원정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KIA다.

순위 싸움 중인 강팀을 맞대결에서 이기는 것도, 충격적인 패배 다음 날 곧바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도. 2024년 KIA가 좋았을 때 보여줬던 바로 그 모습이다. KIA의 외국인 선발투수 상대 승률은 0.613으로 리그 전체 1위다. 외국인 원투펀치와 상대하는 힘든 경기에서도 이기는 힘, 강팀의 조건 중 하나다.

7회말 적시타를 날린 김도영(사진=KIA)7회말 적시타를 날린 김도영(사진=KIA)


강자에게 강하고 회복탄력성까지...강팀의 증거

객관적인 전력으로도 현재 KIA는 강팀의 자격이 충분하다. 경기당 평균 5.14득점으로 전체 4위인 타선은 포수 골든글러브에 도전하는 한준수, 신예 외야수 박재현, 베테랑 나성범의 활약이 최형우와 박찬호의 이적 공백을 메우고 있다.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해럴드 카스트로가 복귀 후 5경기에서 23타수 10안타 2홈런 10타점의 맹타를 치며 화력을 더했다.

무엇보다 건강한 김도영의 존재가 핵심이다. KIA는 김도영이 부상으로 84경기만 소화한 2023년엔 포스트시즌에 실패했고, 풀시즌 활약하며 MVP를 차지한 2024년엔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30경기만 뛴 2025년엔 우승 후보라는 예상을 비웃듯 정규시즌 8위로 추락했다. 올해 다시 건강하게 시즌을 소화 중인 김도영은 73경기에서 20홈런 58타점을 기록하는 중이다. 김도영이 뛰는 KIA와 뛰지 못하는 KIA는 완전히 다른 팀이다. 그 법칙이 올해 또다시 증명되고 있다.

마운드도 든든하다. KIA의 팀 평균자책은 4.08로 리그 3위, 경기당 평균 실점은 4.49점으로 리그 3위다. 다른 팀과 달리 아시아쿼터 자리를 투수가 아닌 야수로 기용한 초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다. 애덤 올러와 제임스 네일의 외국인 원투펀치에 황동하·양현종 등 국내 선발진이 탄탄하게 뒤를 받치고 있다.

불펜도 마무리 정해영의 초반 부진, 셋업맨 전상현의 부상 공백 등 악재가 겹쳤지만 불펜 평균자책 4.21로 리그 3위를 유지하고 있다. KIA 코칭스태프의 불펜 관리 능력도 눈에 띈다. KIA의 불펜 2연투 횟수는 54회로 리그 4위 수준이고, 3연투는 한 번도 없었다. 불펜투수 멀티이닝 소화도 45회로 리그 3위 수준에 불과하다.

불펜투수가 책임진 이닝 자체는 273.2이닝(5위)으로 다소 많은 편이지만, 특정 투수만 혹사하지 않고 다양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소화해냈다. 연투한 불펜투수는 절대 3연투시키지 않는다는 이범호 감독의 원칙은 당장 1승을 따는데는 불리할 지 몰라도 여름이 깊어질수록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

KIA는 이번 주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 주중 3연전을 치른 뒤 주말에는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와 맞선다. 이 고비를 넘기면 다음 주에는 9위 SSG 랜더스와 홈 3연전이 예정돼 있다. KIA의 상승세, 결코 일시적이거나 운으로 보이지 않는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KIA가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 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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