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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연이틀 2안타로 타율 0.333…팀 구한 환상 호수비까지

스포츠춘추
턱돌이(사진=키움)[더게이트]
정규시즌을 채 절반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 가을야구 진출 확률이 0%가 됐다. 3년 연속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가 올 시즌에도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일찌감치 소멸되면서, 사상 최초의 4년 연속 10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KBO리그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산출하는 PSODDS.com에 따르면, 키움은 24일 고척 KIA전 패배로 가을야구 진출 확률이 0.0%에 도달했다. 지난 5일 처음 1% 미만으로 떨어진 지 19일 만이다. 통계사이트 하드힛 기준으로는 더 빨랐다. 이미 지난 5월 30일에 가을야구 가능성이 산술적으로 사라진 상태였다.
안우진(사진=키움)
지난해보다는 한 달 늦게 0% 도달
그나마 위안 아닌 위안이라면 지난 시즌보다는 0%에 도달하는 시기가 늦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키움은 5월 22일, 시즌 개막 54경기 만에 가을야구 확률이 0%가 됐다. 당시 남은 경기가 90경기였고, 결국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이 동반 경질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올 시즌은 그보다 한 달 가까이 더 버티다 0%에 도달했다.
다만 최하위 행진이 시작된 2023년, 2024년과 비교하면 올 시즌 0% 도달 시점이 훨씬 빨랐다. 창단 처음 10위를 기록한 2023년에는 8월 17일이 돼서야 0%가 됐고, 2024년에는 8월 30일까지 실낱 같은 가을야구 가능성을 이어갔다. 올 시즌은 그보다 두 달가량 이른 시점에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사라진 셈이다.
참고로 KBO리그 역사상 최악의 팀으로 기록되는 2002년 롯데 자이언츠는 8구단 체제 133경기에서 35승 1무 97패, 승률 0.265로 7위 한화와 26경기 차를 기록하며 사실상 혼자 다른 리그를 뛰었다. 그해 롯데의 가을야구 확률이 0%가 된 건 6월 20일이었다. 올해 키움은 그보다 4일 늦게 0%에 도달했다.
서건창(사진=키움)
투수 잠재력은 나쁘지 않은데...심각한 타선 문제
최근 8연패 수렁에 빠진 키움은 현재 26승 1무 48패, 승률 0.351을 기록 중이다. 9위 SSG 랜더스와 5.5경기 차로 멀어진 상황인데, 5위 두산 베어스와 9위 SSG의 승차(4.5경기)보다 키움과 9위의 거리가 오히려 더 멀다.
공수 모두 리그 최하위권으로 어느 하나 내세울 장점이 없다. 경기당 득점 3.36점(10위), 실점 5.13점(최다 3위)으로 공수 모두 바닥권이다. 득점과 실점으로 산출하는 피타고리안 기대승률은 0.315에 불과한데, 팀 전력보다 오히려 현재 실제 승률(0.351)이 낫다는 게 아이러니다.
사실 키움 투수진의 면면을 살펴보면 나름대로 잠재력과 경쟁력이 있다. 투수의 구위를 측정하는 지표인 K-스터프+(평균 100) 10위권 안에 키움 투수가 무려 4명이다. 박준현(112.7, 4위), 가네쿠보 유토(112.6, 5위), 김동규(112.1, 6위), 안우진(110.9, 9위). 강력한 구위를 지닌 투수는 분명히 많다.
그런데 팀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은 4.38로 두산(4.07), KT(4.19), LG(4.34)에 이은 4위인 반면, 팀 평균자책은 4.94로 9위다. 투수들이 좋은 구위에 비해 수비 지원을 못 받거나, 득점권 상황에서 적시타를 맞는 비율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에이스 안우진이 부상에서 복귀했고, 박준현·박정훈 같은 강속구 신인들이 등장했으며, 아시아쿼터 투수 중 가장 성공적인 유토까지 버티고 있다. 그래도 마운드 전체는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척스카이돔(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wRC+ 79.9, 2002 롯데 수준의 타선
진짜 심각한 문제는 공격력이다. KBO 투타 평가 통계 사이트인 'KBO 탤런트' 기준 타자 종합 지표 50위권에 이름을 올린 키움 타자는 두 명뿐. 케스턴 히우라(107.3, 44위)와 김웅빈(106.3, 50위)이 전부다.
키움의 팀 wRC+(조정득점창출력)는 79.9로, 2000년 이후 이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팀은 2002년 롯데(74.4), 2020년 한화(75.8), 2003년 롯데(77.0), 2015년 KIA(79.7)까지 네 팀뿐이다. 이 팀들은 저마다 나쁜 의미에서 KBO 역사에 '레전드'로 이름을 남긴 팀들이다.
팀 타격이 이 지경인데 타격 파트 코칭스태프가 두 차례나 교체된 것도 기가 막힌 일이다. 키움은 시즌 초반 타격코치가 자진사임으로 팀을 떠났고, 대체자로 임명한 코치는 음주운전으로 야구계를 떠났다. 2군에서 급히 코치를 올려왔지만, 타격 파트가 정상적으로 원활하게 돌아가기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키움 선수단 전체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 합계는 4.30승으로 10개 구단 중에 유일하게 한 자릿수다. 한화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 한 명이 기록한 WAR(4.23승)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이 부문 9위인 SSG의 합계(12.02승)와 비교하면 1/3 수준이다. 이 전력으로 경기에서 이긴다는 게 오히려 신기한 일일지 모른다.
키움 더그아웃(사진=키움)
올라갈 만하면 또 부상자
가뜩이나 스타 선수가 없고 뎁스가 얇은 팀인데 부상 관리마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다. 하드힛 집계 기준 키움 선수단의 부상 이탈 일수는 553일로 리그 압도적 1위다. 최다 2위 KIA(396일)와도 157일 차이가 난다.
부상 인원도 21명으로 최다이며, 2위 삼성(17명)보다 많다. 이 부문 최소 한화는 단 3명만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다. 부상 공시 횟수는 33회로 리그 최다 2위인데, 1위 삼성(39회)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팀이 치고 올라갈 만하면 부상자가 나오고, 반등 조짐이 보일 때마다 또 다른 이탈자가 생기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가을야구 확률 0%가 수학적 불가능을 뜻하진 않는다. 말 그대로 '남은 경기를 다 이기면' 가을야구에 갈 수 있다. 키움이 올 시즌을 5할 승률로 마치려면 남은 경기에서 46승 23패, 승률 0.667을 기록해야 한다. 이건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이 동시에 복귀해도 쉽지 않을 성적이다. 키움 다음으로 많은 승수가 필요한 SSG가 41승 30패(승률 0.577)면 5할 승률이 가능한 것과 대조적이다.
가을야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남은 시즌 목표를 현실적으로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4년 연속 최하위라는 수모를 피하는 건 프로팀이라면 당연한 과제다. 여기에 더해 팀의 장단기적 방향성과 플랜을 재점검하고 재설정해야 한다.
아무리 9월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최대어 하현승을 뽑아도 -현재로선 그것도 불확실해 보이지만- 팀이 지금 모습 그대로라면 내년 드래프트에서 또 1순위를 지명하고, 그 다음해에도 또 전체 1순위를 뽑는 것 외에 이 팀이 팬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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