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로 식중독 걸렸냐" 조롱 당해도 싸다...승리 확률 95%였는데 이걸 지네, '명예회복' 노린 홍명보호의 최후
홍명보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홍명보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더게이트]

차라리 식중독이라는 핑계거리라도 있었다면 덜 부끄러웠을지 모른다. 오로지 사령탑 개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지휘봉을 잡았다는 비난 속에 시작한 월드컵은 원래도 없었던 명예가 바닥까지 떨어지는 결말을 맞이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루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 0대 1로 무릎을 꿇었다. 체코전 승리 이후 내리 2패를 당한 한국은 1승 2패(승점 3, 골득실 -1)로 조 3위까지 추락했다. 32강 직행권은 허무하게 날아갔고, 다른 조 경기 결과만 바라는 가엾은 신세가 됐다. 반면 남아공은 조 2위(1승 1무 1패, 승점 4)로 사상 첫 16강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경기 전날까지 각종 예측 모델은 한국의 우세를 의심하지 않았다. 글로벌 스포츠 데이터 채널 Score90이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과 집계한 A조 진출 확률에서 한국은 95%였고 남아공은 18%에 불과했다. 미국 대형 스포츠북 팬듀얼 역시 한국의 승리 배당을 -170으로 책정했다. 한국이 이길 거라는 데 돈을 걸면 수익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일방적으로 우세한 조건이었다.

남아공이 32강에 진출했다(사진=FIFA 월드컵 SNS)남아공이 32강에 진출했다(사진=FIFA 월드컵 SNS)


방심하지 않겠다던 다짐, 무색했던 90분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비겨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며 "꼭 승리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막상 그라운드 위에서 한국이 보여준 모습은 정반대였다. 공수 간격은 완전히 벌어졌고 패스는 유기적인 흐름 없이 뚝뚝 끊겼다. 이강인의 왼발 슈팅 한 방을 제외하면 한국의 공격은 전반 내내 실종됐다.

오히려 전반 19분과 30분 상대 타펠로 마세코의 침투에 뒷공간이 허물어졌고 이기혁의 육탄 방어와 김승규의 선방으로 겨우 실점을 면했다. 전반전 유효 슈팅 숫자가 남아공 3개, 한국 0개라는 수치에서 보듯 한국 공격은 무기력함의 극치였다. 경기 흐름은 마치 0대 0무승부를 노리는 팀처럼 보였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 김진규를 투입하고 이번 대회 내내 '이럴 거면 왜 뽑았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저하게 외면했던 옌스 카스트로프까지 한꺼번에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후반 15분 오현규의 헤더로 첫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흐름을 가져오는 듯했으나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2분 뒤인 후반 17분, 남아공 츠헤팡 모레미가 한국의 왼쪽 측면을 완벽히 무너뜨렸고 이를 마세코가 결승골로 연결했다. 이후 조규성까지 투입하며 공세를 폈지만 패스와 크로스의 정확도는 나아지지 않았다. 그나마 카스트로프가 가장 경쟁력 있는 움직임과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만회하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종료 시간이 다가올수록 한국 대표팀은 조급해졌고 0대 1 패배로 막이 내렸다. 경기 전 예측 데이터상으로는 불가능해 보였던 결과가 현실이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은 홍 감독을 향한 성토장으로 변했다. 대회 내내 대표팀, 협회와 언론 사이에 불편한 긴장 관계가 유지됐던 만큼 분노는 더 컸다. 한 취재진은 "오늘 최악의 졸전이었다"고 운을 뗀 뒤 "선수들 컨디션이 정말 안 좋아 보였는데 혹시 식중독이라든가 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처참한 경기력에 대한 조롱의 의미로 읽혔다. 홍 감독은 표정이 굳어진 채 "그런 다른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짧게 답했다.

다른 취재진도 "남아공 전력 분석을 안 하고 나왔냐"라면서 홍명보의 전술 부재를 비판했다. 아이러니한 건, 차라리 식중독이었거나 전력 분석을 안 하고 나왔다는 핑계라도 있어야 납득이 될 만큼 한국의 경기력이 바닥 수준이었단 점이다.

홍명보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홍명보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확률 95%에서 경우의 수 기다리는 비참한 신세로, 차라리 그냥 귀국하는 게...

이제 한국에 남은 것은 비참한 경우의 수 구걸 뿐이다. 이번 대회부터 도입된 와일드카드 제도에 따라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성적 상위 8개 팀이 32강 막차를 탄다. 전망은 어두컴컴하다. 이미 조별리그를 끝낸 B조 3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승점 4점으로 앞서 있고 스웨덴, 크로아티아, 알제리, 파라과이도 최소 1승을 확보했다.

영국 BBC는 "3위로 안전하게 토너먼트에 오르려면 최소 승점 3점에 골득실 0이상은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한국은 이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했다. 이제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천상계 강팀으로 도약한 라이벌 일본이 스웨덴을 3골 차 이상으로 크게 이겨주는 게 그나마 현재로선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설령 타 팀의 결과에 따라 기적적으로 32강에 턱걸이한다고 한들, 지금 대표팀 상태로는 망신만 당할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 감독직을 개인의 명예 회복 수단으로 삼으려 했다는 소리나 듣는 마당에 좋은 결과를 기대한 게 애초에 도둑 심보였다. 조별리그 최종 경기는 한국 시간 28일에 모두 끝난다. 지금부터 헤엄치기 시작하면 그 전에 돌아올 수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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