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못했을 때 비판받을 준비 돼야 한다"더니…남아공전 경기 직후 고소 공지한 축구 선수가 있다
설영우(사진=대한축구협회)설영우(사진=대한축구협회)

[더게이트]

말로는 비판받을 준비가 돼야 한다고 해놓고, SNS에는 고소 공지를 올린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비판 도마에 오른 설영우가 팬들을 향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설영우(FK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25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 남아공전 직후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올렸다. 설영우 측은 "악의적인 비방, 인신공격, 허위사실 유포 등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선처 없이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전했다. 경기 종료로부터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경기 직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보여준 의연한 태도를 생각하면 다른 사람 SNS처럼 보일 정도다. 설영우는 현지 인터뷰에서 "선수라면 당연히 평가받는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칭찬해 주듯이, 못했을 때 그만한 비판을 받을 준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비슷한 시간 SNS에 올라온 건 고소 공지였다.

설영우 SNS에 올라온 공지(사진=설영우 SNS 화면)설영우 SNS에 올라온 공지(사진=설영우 SNS 화면)


멕시코전부터 이어진 윙백의 부진

설영우의 이번 월드컵 활약은 비판의 소지가 없지 않았다. 멕시코전 왼쪽 윙백으로 나선 설영우는 패스 정확도가 떨어지고 오프사이드에 세 차례 걸리는 등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다. 설영우 본인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남아공전은 더 나빴다. 윙백으로 나왔지만 상대 수비수 한 명 따돌리기도 버거운 드리블에 크로스도 부정확했다. 좌우 윙백의 부진 속에 한국의 전체 슈팅 수는 8개로 남아공(13개)에 크게 밀렸고, 후반 40분이 넘어가도록 위협적인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직후 비판이 쏟아진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입장문에서 설영우 측은 "경기력에 대한 의견과 평가는 스포츠의 일부"라고 인정하면서도 욕설, 인신공격,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물론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악성 댓글로 고통받는 게 사실이고, 여기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건 개인의 자유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한국이 0대 1로 패하며 32강 탈락 위기에 처한 바로 그날, 월드컵 일정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 고소 공지부터 올리는 건 바람직한 대응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는 "이건 세계 최초", "월드컵이 진행 중인데 국민을 상대로 고소를 선언한 사례가 또 있었냐", "이런 경기를 하고 제일 먼저 할 일이 결국 고소 공지였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아직 탈락도 확정되지 않은 월드컵 기간에 이런 공지를 올리는 건 대표팀과 국민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왔다.

"크로스 똥이라고 했는데 고소당하나요?", "오버래핑보다 고소 공지가 더 빠르다"는 조롱도 쏟아졌다. 인터뷰에서 비판받을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한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으니, 조롱성 반응이 쏟아진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선수가 팬들과 기싸움하고 비판을 차단하려 들면, 나중에 잘했을 때 과연 응원을 받을 수 있을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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