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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부산공고 우완 곽도현(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더게이트]
원래는 축구 소년이었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보면서 야구에 빠졌고, 마운드의 수호신 김원중의 피칭을 보며 투수의 꿈을 키웠다. 제81회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출전을 앞둔 부산공업고등학교 에이스 곽도현의 이야기다.
곽도현은 키 195cm, 몸무게 100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우완 투수다. 비공식 최고 시속 152km/h, 공식 경기 기준 150km/h의 빠른 공과 각이 큰 슬라이더로 2학년이던 지난해부터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올해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도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지난 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만난 곽도현은 당당하게 2027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목표로 밝혔다.
150km/h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지만 구속에만 집착하지 않는다는 게 다른 동년배 유망주들과 다른 점이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만난 곽도현은 "빠른볼 구속은 크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아니다"라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이어 "변화구 활용 능력이나, 대학야구에 잘 치는 형들이 많으니까 어떻게 타자를 상대하는를 보여주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부산공고 우완 곽도현(사진=한화)
슬라이더로 잡고 포크볼로 끝낸다
변화구 구사 능력도 곽도현의 장점이다. 가장 자신 있게 던지는 구종은 슬라이더다. 궤적이 큰 슬라이더와 짧고 빠르게 꺾이는 슬라이더 두 가지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곽도현은 "각이 큰 슬라이더는 초반에 카운트 잡을 때 던지고 있고 짧은 슬라이더는 결정구 혹은 보여주기식으로 하나씩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슬라이더만큼은 언제든 스트라이크존에 꽂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여기에 새 무기로 장착한 포크볼이 위력을 더한다. 곽도현도 "슬라이더가 가장 자신있지만, 요즘엔 결정구하면 포크볼이 생각난다"라고 말했다. 포크볼은 주로 마지막 승부구로 쓰거나 상대 타순이 한 바퀴 돈 뒤에 꺼낸다. 곽도현은 "포크볼을 던지기 전에 하이 패스트볼을 하나 던지고, 낮게 포크볼을 던지는 식으로 활용한다"고 전했다.
한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곽도현에 대해 "피지컬이 좋은 데다 투구 밸런스도 예쁘다. 볼질을 하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제구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변화구로는 슬라이더가 좋던데, 최근에는 포크볼도 곧잘 던지더라"면서 변화구 구사 능력도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곽도현이 처음부터 지금처럼 주목받는 투수였던 것은 아니다. 야구를 시작한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공이 그리 빠르지 않았다고. 곽도현은 "중학교 3학년 때는 132km/h 정도밖에 안 나왔었다"고 털어놨다. 부상 악재도 겹쳤다. 중3이던 2023년 8월에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MCL) 수술을 받았다. 이후 1년 반 동안 마운드를 떠나 재활에만 매달려야 했다.
고독한 재활 시간이 오히려 약이 됐다. 곽도현은 "수술하고 재활하는 1년 반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몸 관리도 제대로 하면서 힘이 붙고 유연성도 늘어났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구속도 조금씩 조금씩 계속 늘어났다"고 돌아봤다.
체격이 커지면서 투구 메커니즘도 함께 다듬었다.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지면서 스트라이드(보폭)가 넓어졌고, 중학교 시절 위에서 내리꽂는 식으로 던지던 팔 각도도 살짝 조정해 밸런스를 잡았다. 곽도현은 "원래 스트라이드가 크지 않았는데 키가 커지면서 스트라이드도 좀 더 커졌다"며 "팔 각도를 약간 내려서, 좀 더 밸런스적으로 좋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야구를 경험한 이승학 부산공고 감독의 노하우도 큰 도움이 됐다. 이 감독은 아마추어 시절 미국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을 맺고 트리플A에서 활약했다. 곽도현은 "감독님이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걸 배워오신 분이다. 공을 던지다가 밸런스가 안 맞을 때 여쭤보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많은 걸 알려주신다.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사설 트레이닝 센터도 두 군데나 다닌다. 곽도현은 부산 사상의 아카데미에서 김도균 코치에게 투구 레슨을 받고, 양정 빈체로에선 이창명 트레이닝 코치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으며 몸을 관리하고 있다.
부산공고 우완 곽도현(사진=한화)
"제구가 먼저, 구속은 그다음"
곽도현의 남은 과제는 하체 유연성이다. 상체 유연성은 평소에 신경을 많이 써온 덕에 좋은 편이지만 하체는 아직 부족하다는 스카우트들의 평가가 있다. 곽도현도 "상체 유연성은 좋은 편인데 하체의 유연성이 조금 떨어져서 요즘엔 하체 유연성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며 "드래프트까지 석 달 남았는데, 그 안에 유연성을 좀 더 길러서 좀 더 좋은 밸런스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자신만의 확고한 투구 철학도 확립했다. 곽도현은 "아무리 구속이 빨라도 제구가 안 되면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저는 제구가 첫 번째고 두 번째가 구속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구속보다는 제구를 좀 더 신경 쓰고 있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곽도현의 롤모델은 두 명이다. 국내에서는 포크볼을 직접 가르쳐 준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이고, 메이저리그에서는 광속구 투수의 대명사 아롤디스 채프먼이다. 곽도현은 "채프먼 선수는 나이가 많은데도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계속 160km/h를 던진다. 그런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아 보인다"고 이유를 밝혔다.
부산공고는 오는 27일 개막하는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한다. 팀의 전국대회 8강 진출과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이 곽도현의 남은 시즌 목표다. 곽도현은 "아직 내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코 얕볼 수 없는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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