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이라도 뽑아야 하나" 농담 아닙니다, 유망주 기근에 일부 구단 '1라운드 지명' 검토중
최지만(사진=울산 웨일즈)최지만(사진=울산 웨일즈)

[더게이트]

"최지만이라도 뽑아야 하나..."

2027 KBO 신인드래프트가 두 달 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라운드 지명을 둘러싼 구단들의 고민이 여전하다. 기대를 모았던 고3 유망주들의 기량이 예상만큼 올라오지 않으면서 1라운드에서 뽑을 만한 확실한 특급 자원의 숫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빅리그 출신 국외파 최지만의 지명을 검토하는 구단까지 나올 정도로 올해 유망주 기근이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제81회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현장에서 만난 스카우트들은 하나같이 예년에 비해 상위 지명 대상 선수들의 수준이 높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스카우트들이 상위 지명 후보로 꼽는 투수들을 유심히 지켜봤지만 150km/h를 던지는 투수는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이 140km/h 초반대, 심지어 130km/h 후반대를 던지는 투수가 여럿이다.

4년 전인 2022년만 해도 고3 유망주 가운데 150km/h 이상 던지는 투수가 20명, 140km/h 이상 투수가 100명에 달했던 걸 떠올리면 강속구 투수 가뭄이 심각하다. 한 스카우트는 "올해는 150km/h 이상 던지는 투수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라며 "어떤 투수가 스피드건에 145km/h만 찍어도 다들 눈을 번쩍 뜨고 지켜볼 정도"라고 했다.

시범경기 홈런포를 터뜨린 최지만(사진=Metsmerized Online)시범경기 홈런포를 터뜨린 최지만(사진=Metsmerized Online)


박찬민·엄준상 이탈에 자원 더 줄어

안 그래도 부족한 선수 풀에 미국 진출 선수까지 여럿 나오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박찬민이 필라델피아 필리스, 엄준상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하면서 1라운드 후보 두 명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최대어 하현승과 '빅3' 김지우가 국내 잔류를 선언하면서 전체 1순위와 2순위 혹은 3순위 자리는 해결됐지만, 그 이후 지명권을 가진 구단들은 '확실한 1라운드감'이 마땅치 않다며 고민하는 분위기다.

남은 1라운드급 자원 중 한두 명이라도 추가로 미국행을 택할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는 2라운드급이었던 선수를 1라운드에서 뽑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 구단들의 국제 계약금이 남아도는 상황이라 이 최악의 시나리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스카우트는 "예년과는 완전히 다른 드래프트 전략을 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투수가 아닌 야수 위주로 지명 방향을 틀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카우트 사이에선 "최근 열린 드래프트 가운데 3라운드 이전에 가장 많은 대학 선수가 뽑히는 드래프트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런 판국이다 보니 일부 구단 사이에서는 '1라운드에서 최지만을 뽑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간 최지만은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뉴욕 양키스와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커리어 전성기를 맞았다.

탬파베이 시절인 2019년에는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 19홈런, 63타점으로 개인 최고 시즌을 보냈고, 이듬해인 2020년에는 한국인 타자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같은 해 10월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한국인 최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 안타(7안타) 신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2022년 11월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트레이드됐고, 2023년 8월에는 다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했지만 부진에 시달렸다. 2024시즌을 앞두고는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끝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지 못한 채 방출됐고, 이후 빅리그로 돌아가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525경기 타율 0.234, 67홈런, 238타점, OPS 0.764다.

미국에서 새 팀을 구하지 못한 최지만은 국내 복귀로 방향을 틀었다. 2025년 5월 15일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이행하던 중 무릎 부상이 악화하면서 같은 해 8월 말 의병 소집해제됐다. 이후 재활과 개인 훈련을 병행하다 올해 4월 27일 국내 첫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에 입단, 퓨처스리그 무대를 밟기 시작했다.

최지만(사진=더게이트 DB)최지만(사진=더게이트 DB)


"복수 구단, 최지만 1라운드 후보로 검토"

실제 복수 구단이 최지만을 1라운드 후보로 검토하며 울산 웨일즈 경기에 스카우트를 보내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단 관계자는 "드래프트 1라운드에선 즉시전력감이 될 만한 대어급을 뽑는 게 원칙이다. 투수라면 150km/h 이상 던지는 완성형 투수를 뽑아야 하는데 올해는 그만한 투수가 극히 드물다"며 "그래서 차라리 1군에서 바로 중심타자로 기용할 만한 최지만을 주목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야구규약 107조(외국진출선수에 대한 특례)에 따르면 최지만처럼 국내에서 중학교 이상을 마친 뒤 국내 프로 구단을 거치지 않고 해외로 나갔던 선수는 최종 소속팀과의 계약이 끝난 뒤 2년이 지나야 드래프트에 응할 수 있다. 지명되더라도 계약금은 받지 못하고 국내 선수와 동일한 최저연봉만 받는다. 다만 1라운드에서 지명할 수 없다는 식의 제한 규정은 없다. 1라운드든 하위 라운드든 순전히 구단의 판단에 달린 문제라는 얘기다.

최지만은 분명 미국 무대에서 검증된 타자다. 역대 KBO리그로 유턴한 해외파 타자 가운데는 추신수 다음으로 뛰어난 커리어를 자랑한다. 다만 3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와 긴 실전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최지만 본인은 입단식 당시 "계약금도 없는 입장이기에 지명 순위에는 관심이 없다"며 "드래프트는 나 같은 베테랑 선수보다는 어린 학생 선수들이 관심을 받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지명 순번이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유망주 사정이 좋지 못한 올해 드래프트 상황은 최지만의 의사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남은 두 달 반 동안 화끈하게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조카뻘 선수들과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는 최지만의 모습을 드래프트 현장에서 보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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