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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강백호(사진=한화)[더게이트=잠실]
"지금은 강백호가 타격에만 전념해 주면 된다. 하나만 잘해주면 된다."
올시즌 한화 이글스는 강백호를 사실상 전업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지난 오프시즌 4년 총액 100억원에 FA로 영입한 강백호는 2일까지 팀이 치른 78경기 중 72경기, 92.3%를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5월 23~24일 두산전과 6월 4일 두산전, 6월 5~7일 롯데전 등 6경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매 경기 지명타자 자리를 지킨 강백호다.
올시즌 리그에서 전업 지명타자를 운용하는 팀은 한화와 삼성 라이온즈 두 팀 정도다. 최고령 타자 최형우를 영입한 삼성은 78경기 중 65경기에서 최형우를 지명타자로 기용해 83.3%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27세 강백호가 43세인 최형우보다 훨씬 높은 지명타자 점유율을 보이는 셈. 지명타자 자리를 주전 야수의 휴식과 컨디션 관리 용도로 활용하는 최근 야구 흐름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기용이다.
사실 이 부분은 한화가 강백호를 영입할 당시 우려됐던 대목이기도 하다. KT 시절 강백호는 우익수와 1루수, 포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오갔지만 좀처럼 한 자리에 정착하지 못했다. 수비 출전 의지는 강했지만 코칭스태프가 세운 수비력 기준에 미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이 문제가 선수 본인과 팀 모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최근 몇 년간은 부상과 부진으로 타격 생산성까지 다소 떨어지면서 지명타자 자리를 강백호에게만 내주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한화가 강백호를 영입할 당시 수비 포지션 문제가 딜레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이유다.
그러나 시즌 절반을 넘긴 지금까지의 성적표를 보면 이 딜레마는 성공적으로 해소된 모습이다. 강백호는 2일까지 치른 74경기에서 타율 0.322, 21홈런, 81타점을 기록 중이다. 신인왕을 차지한 2018년 데뷔 시즌 이후 최고의 활약으로, 144경기로 환산하면 39홈런 150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넘어 KBO리그 역사에 남는 시즌이 될 기세다.
조정 득점 창출력을 나타내는 wRC+는 강백호가 160.6으로 팀 내에서는 요나단 페라자(165)에 이어 2위, 리그 전체로는 오스틴 딘·최정·김도영·페라자에 이어 5위에 올라 있다. 강백호와 페라자가 가세한 한화는 팀 홈런 91개로 리그 2위, 득점 458점으로 압도적 1위를 달리며 타격의 팀으로 변신했다.
강백호가 타석에서 가공할 괴력을 발휘하는 만큼, 수비수로 나서지 못하는 단점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 분위기다. 다른 야수들이 지명타자로 나서지 못해 생기는 체력적 손해를, 강백호의 타격 생산력이 거뜬히 상쇄하고 있다. 3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지금은 강백호의 타격 페이스가 워낙 좋다.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잘해주고 있는 만큼, 페이스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백호도 언제든 수비로 나설 준비는 하고 있다. 시즌 중 틈날 때마다 내야에서 펑고를 받고, 다른 야수들과 함께 3루 위치에서 펑고를 받은 뒤 1루로 먼 거리 송구하는 훈련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다만 김 감독은 현재로선 강백호를 굳이 포지션 플레이어로 기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강백호가 지금은 치는 데만 전념해 주면 된다. 하나만 잘해주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휴식이 필요한 주전 선수는 지명타자로 기용하기보단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올 시즌 들어 한화가 경기 전 그라운드 훈련 시간을 크게 줄인 것도 주전 야수들의 체력을 관리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한화는 1일 대전 KT전부터 이날까지 사흘 연속 경기 전 훈련을 자율 훈련으로 대체했다.
3연전의 첫날인 이날도 강백호는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최인호(좌)-요나단 페라자(우)-문현빈(중)-강백호(지)-노시환(3)-허인서(포)-김태연(1)-이도윤(2)-심우준(유)의 타순에 선발투수는 오웬 화이트가 나선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LG전 시리즈를 앞두고 "LG는 모든 게 잘 짜여진 팀이다. 이번 시리즈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첫 경기를 이겨서 유리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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