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홈런 타자 아냐" 강백호의 언행불일치, 시즌 22·23호포로 오스틴 4개차 추격...최근 7G 6홈런 폭발
멀티포를 날린 강백호(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멀티포를 날린 강백호(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잠실]

말로는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쳤다 하면 담장을 넘기고, 밀어쳐도 잠실 담장을 훌쩍 넘겨버린다. 한화 이글스의 '천재타자' 강백호가 멀티 홈런으로 1위 LG 트윈스 상대 대승을 이끌었다.

강백호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7차전에서 홈런 2개 포함 5타수 2안타 4타점의 폭발적인 타격으로 팀의 8대 1 승리에 앞장섰다. 3경기 연속 홈런에 최근 7경기 6홈런을 몰아친 강백호는 이날 홈런을 추가하지 못한 1위 오스틴 딘(27홈런)에 4개 차로 따라붙었다.

멀티포를 날린 강백호(사진=한화)멀티포를 날린 강백호(사진=한화)


6회, 길었던 0의 행진을 깨다

한화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와 LG 아시아쿼터 좌완 라클란 웰스의 선발 대결로 시작된 경기는 5회까지 양 팀 선발의 호투 속에 0의 행진이 이어졌다. 팽팽한 균형을 6회 세 번째 타석에 나선 강백호가 스윙 한 번으로 깨뜨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1-2로 불리한 카운트에서 강백호는 웰스가 던진 5구째 높은 패스트볼을 힘껏 받아쳤다. 스트라이크존보다 살짝 높았고 타이밍도 약간 늦었지만, 힘으로 이겨낸 스윙은 잠실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15미터짜리 홈런으로 이어졌다.

시즌 22호 홈런이자 웰스가 한국 무대 18경기 만에 처음으로 좌타자에게 내준 홈런이기도 했다. 이날 전까지 웰스는 우타자에게 피홈런 6개를 허용했지만 좌타자 상대로는 단 한 개의 홈런도 내주지 않았던 좌타자의 저승사자. 강백호는 그런 웰스 상대로 잠실 담장을 넘기면서 파워히터의 괴력을 과시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강백호는 "조금 뒤에서 눌러서 맞았고, 타이밍이 늦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웰스 선수의 하이 패스트볼이 워낙 좋지 않나. 전력분석 파트에서 웰스는 하이볼을 공략해야 잘 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대로 한 게 좋은 타구가 나온 요인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한 점 차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8회초엔 희생플라이로 천금 같은 추가 타점을 만들었다. 바뀐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1사 후 요나단 페라자와 문현빈이 연속 안타를 치며 만든 1, 3루 찬스. 0-2로 불리한 카운트에서 강백호는 3구째 바깥쪽 높은 빠른볼을 컨택해 좌익수 쪽으로 높이 띄웠고, 3루 대주자 오재원이 홈을 밟았다. 이어 한화는 노시환의 투런포와 이도윤의 2타점 2루타 등을 묶어 8회에만 5득점을 몰아치며 6대 0으로 달아났다.

강백호는 "1구와 2구가 내 입장에서 아쉬운 공이었다. 높고 먼 코스였는데 스트라이크가 되면서 내가 생각한 플랜이 꼬였고 '큰일났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몸쪽으로 오면 어쩔 수 없으니까, 변화구를 노리면서 빠른볼이 오면 짧게 끊어치려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거기서 한 점 내지 2점만 내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홈런 쳤을 때보다 중요하게 생각했고 집중했는데 운이 좋았다"며 "홈런 쳤을 때보다 더 기뻤다. 뒤에 노시환이 홈런도 쳐줘서 더 기쁘고 좋았다"고 미소를 보였다.

멀티포를 날린 강백호(사진=한화)멀티포를 날린 강백호(사진=한화)


9회 쐐기포까지, 시즌 23호 홈런 작렬

강백호의 타격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6대 0으로 앞선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도 좌완 이상영을 상대로 좌중간 2점 홈런을 추가했다. 강백호는 "밀어서 센터 방향으로 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고 했다. 이날 경기 두 번째 홈런이자 8대 0으로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는 홈런.

이 홈런으로 시즌 23호를 기록한 강백호는 1위 오스틴 딘(27홈런)에 4개 차, 2위 김도영(26홈런)에는 불과 3개 차로 따라붙었다. 신인 시즌인 2018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29홈런)까지는 이제 6홈런이 남았다. 144경기로 환산한 강백호의 홈런 숫자는 42홈런 페이스다.

'홈런 선두권과 격차가 좁혀졌다'는 질문에 강백호는 "저는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가 아니다. 그 선수들이 훨씬 홈런을 잘 친다. 나는 내 자리에서 한화가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며 "겸손이 아니라, 정말로 난 홈런을 치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홈런 욕심은 없다지만 타점 1위를 달리는 데는 자부심이 있다. 시즌 85타점을 기록 중인 강백호는 "저한테는 큰 의미다. 타점은 나 혼자서 할 수 없는 영역인데 동료들이 출루도 잘 하고 루상에서 잘 흔들어서 좋은 찬스에서 치게 해준다. 팀원들한테 좀 공을 돌리고 싶다"면서 "많은 타점은 그만큼 저에게 많은 기회를 줬기 때문에 제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강백호는 목표 홈런 개수로 '30개'를 이야기했다. 신인 시즌인 2018년 29홈런을 기록했지만 아직 8시즌 동안 한번도 30홈런 시즌을 만들지 못했다. 2024시즌엔 전반기 22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새로 쓰는가 했지만 후반기에 4홈런에 그치며 26홈런으로 시즌을 마감한 아픔도 있었다.

강백호는 "아직 30홈런을 못 쳐봐서 꼭 해보고 싶다. 3할 타율과 30홈런 100타점이 가장 큰 목표"라면서 "수치가 중요하진 않지만 그래도 커리어에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싶다. 다치지만 않는다면 아직 선수 생활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기에, 좀 더 성장하고 싶다. 커리어 하이를 매년 쓰는, 기대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고의 홈런 페이스를 보였던 2024년에 대해 강백호는 "그때는 스스로도 미친 페이스라고 생각했다. 진짜 내가 이렇게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였나라고 생각을 했다"면서 "올해는 사실 그때만큼 홈런을 생각하고 있진 않다. 타석에서 필요한 상황에 내가 어떻게 역할을 할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운좋게 결과가 잘 나오고 있다. 그때보다 나은 선수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강백호는 "실력면에서나 투수와 싸우는 면에서나, 멘탈적으로나 성장했고 경험도 많이 채웠다. 어려운 시즌을 몇 번 보내다 보니까 어려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도 많이 배웠다"며 "지금도 매 경기 매 경기 배우면서 조금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기쁘다"고 힘줘 말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