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왕 꺾은 북산' 될 뻔했는데...기적의 카보베르데, '메시 20호골' 아르헨티나에 연장 혈투 끝 석패
리오넬 메시(사진=피파 월드컵 SNS)리오넬 메시(사진=피파 월드컵 SNS)

[더게이트]

아르헨티나가 타이틀 방어를 향한 첫 토너먼트 관문을 힘겹게 넘어섰다. 아르헨티나는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돌풍의 팀' 카보베르데를 연장 혈투 끝에 3대 2로 꺾었다.

조별리그에서 알제리, 오스트리아, 요르단을 차례로 완파하고 올라온 아르헨티나다. 객관적인 전력상 압도적인 우위가 예상됐으나, 카보베르데의 저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카보베르데는 조별리그에서 스페인, 우루과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잇따라 비기며 토너먼트에 올라왔고 아르헨티나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기적을 만들 뻔한 카보베르데(사진=피파 월드컵 SNS)기적을 만들 뻔한 카보베르데(사진=피파 월드컵 SNS)


최초의 20골 고지 밟은 메시

기선 제압은 아르헨티나의 몫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9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센터서클에서 길게 찔러준 패스를 '레전드' 리오넬 메시가 절묘한 퍼스트 터치에 이어 왼발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메시는 이 골로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본선 통산 20골 고지를 밟았다. 이번 대회 7호 골을 기록한 메시는 6골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를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날 경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넘어선 월드컵 통산 최다 출전(30경기)이자, 8경기 연속 골 기록을 세운 무대이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의 손쉬운 승리처럼 보였던 경기는 후반 들어 요동쳤다. 카보베르데는 후반 14분 히앙 멘드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땅볼 패스를 데로이 두아르트가 어려운 각도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아르헨티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월드클래스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도 손을 쓸 수 없는 궤적이었다.

동점골 이후 아르헨티나는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카보베르데에는 마흔살의 노장 골키퍼 보지냐가 있었다. 보지냐는 후반 28분과 추가시간에 나온 메시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연달아 쳐냈다. 메시의 1대 1 기회마저 막아낸 보지냐의 선방 쇼 덕분에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러갔다.

연장전은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아르헨티나가 연장 전반 2분 만에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골로 다시 앞서갔지만, 카보베르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연장 전반 13분 왼쪽 풀백 로페스 카브랄이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카브랄은 골을 넣은 뒤 관중석으로 뛰어올라 세리머니를 펼치며 마이애미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디펜딩 챔피언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인 카보베르데지만 끝내 축구의 신은 아르헨티나를 향해 미소지었다. 연장 후반 6분 메시의 코너킥을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헤더로 연결했는데, 이 공이 카보베르데 수비수 디네이 보르지스의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가는 자책골이 되고 말았다.

카보베르데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연장 후반 11분 카브랄의 프리킥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끝내 동점은 만들지 못했다. 경기는 아르헨티나의 3대 2 승리로 끝났다. "'약체'로 불리던 팀들도 이제 강팀들과 같은 무대에서 싸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감독의 말을 증명한 카보베르데는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여운과 감동을 남긴 채 대회를 마감했다.

세계랭킹 66계단 아래 팀 상대로 진땀승을 거둔 아르헨티나는 8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16강전에서 호주를 승부차기로 따돌린 이집트와 격돌한다. 메시와 이집트의 상징 모하메드 살라의 노장 골잡이 맞대결이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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