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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사진=톨레도 구단 SNS)[더게이트]
지난 5월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이 태평양을 건너 직접 복귀를 설득했지만 고우석은 정중하게 고사했다.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기 전에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로부터 두 달, 고우석이 마침내 빅리그 무대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6일(한국시간) 우완 투수 고우석을 미네소타 트윈스로 현금 트레이드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매체 엠라이브의 에번 우드베리 기자가 이 소식을 처음 전했고, 디 애슬레틱의 댄 헤이스 기자는 고우석의 계약서에 양도 조항(assignment clause)이 포함돼 있어 미네소타가 그를 40인 로스터에 즉시 등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우석은 이르면 8일 미네소타 홈구장 타깃 필드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마운드를 밟을 전망이다.
이번 트레이드 배경에는 양도 조항 행사가 있다. 고우석은 지난 1일 이 조항을 전격 발동했다. 고우석의 마이너리그 계약에는 옵트아웃 조항이 딸려 있는데, 이는 특정 시점까지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 선수 쪽에서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장치다.
일단 이 조항이 발동되면 공은 구단으로 넘어간다. 구단은 48시간 안에 자체 40인 로스터에 즉시 등록하거나, 다른 팀이 40인 로스터에 올려주는 조건으로 트레이드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방출하는 세 갈래 길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디트로이트는 두 번째를 택해 미네소타에 현금을 받고 고우석을 넘겼다.
고우석(사진=펜사콜라 블루 와후)
눈물 젖은 마이너 생활 극복한 고우석
고우석은 지난해 12월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스프링트레이닝 초청조차 받지 못했고, 시즌 대부분을 트리플A에서 보내야 했다. 4월에는 트리플A 2경기 만에 1패 평균자책 20.25로 무너지며 더블A로 강등당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러나 고우석은 묵묵히 구위를 회복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올해 더블A와 트리플A를 합쳐 41이닝 동안 평균자책 1.96,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823, 9이닝당 탈삼진 11.8개, 9이닝당 볼넷 2.8개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특히 트리플A 승격 이후에는 27.2이닝 동안 평균자책 2.60에 탈삼진 32개, 탈삼진율 29.1%를 기록했고 단 한 개의 홈런도 내주지 않았다.
고우석의 빅리그를 향한 의지는 지난 5월 친정 LG의 복귀 제안 당시 잘 드러났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팔꿈치 수술대에 오르며 불펜에 비상이 걸린 LG는 고우석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차명석 단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고우석과 여러 차례 협상도 진행했다. 하지만 더블A로 내려간 뒤 구위를 회복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던 고우석은 결국 LG의 제안을 고사했다. 당시만 해도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은 고우석의 노력을 하늘도 외면하지 않았다.
미네소타는 고우석에게 기회의 장이다. 올 시즌 미네소타 불펜은 평균자책 5.28, 탈삼진율 19.9%, 볼넷 허용률 11.5%, 땅볼 유도율 39.7%로 메이저리그 하위 10개 그룹에 속해 있다. 규정 이닝을 채운 불펜 투수 중 평균자책 4.00 이하는 40이닝을 던진 앤드루 모리스가 유일하다. 불펜 보강이 그만큼 시급한 상황이었다.
미네소타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둔 현재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에 2경기 차로 뒤진 가운데 치열한 가을야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순위 싸움의 향방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고우석을 영입해 저비용으로 불펜에 새로운 피를 수혈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우석 입장에선 2024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방출된 경력이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규정상 통산 3년 넘게 빅리그에 머물렀거나 방출 경험이 있는 선수는 다시 방출 대상에 오르더라도 마이너리그행 대신 자유계약을 택할 권리를 가진다. 3년의 미국 도전 끝에 어렵게 얻은 빅리그행 티켓, 고우석의 진짜 도전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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