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데뷔전 앞두고 전해진 '가족 사망' 소식...다저스 포수 유망주, 눈물의 데뷔 경기
사망한 가족의 이름을 적은 알폰소의 모자(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사망한 가족의 이름을 적은 알폰소의 모자(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가장 높은 무대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었던 가족이었다. 눈물겨운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뎌내고 마침내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를 잡았는데, 데뷔전 몇 시간을 앞두고 가족이 사망했다는 믿기 힘든 소식이 전해졌다. LA 다저스의 신인 포수 엘리에이저 알폰소 주니어의 가슴 아픈 사연이다.

알폰소 주니어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주전 포수 윌 스미스의 목 부상으로 지난 4일 빅리그에 콜업된 뒤 맞은 데뷔 찬스. 9시즌의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찾아온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지만, 경기 시작 직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달 24일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지진으로 실종됐던 새엄마 패트리샤와 여동생 엘리아나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었다.

알폰소 주니어(사진=MLB.com)알폰소 주니어(사진=MLB.com)


실종 11일 만에 전해진 비보

두 사람은 지진 발생 이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의 한 호텔에서 실종된 상태였다. 지난달 24일 진도 7.2와 7.5 규모의 강진이 잇따라 베네수엘라 북부를 덮쳤고, 당시 두 사람은 머물던 호텔에 갇혔다. 전 메이저리거 출신이자 알폰소의 아버지인 엘리에이저 알폰소 시니어가 구단 업무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데뷔전도 지켜보지 못한 채 무너진 호텔 잔해 속에서 직접 수색을 벌였지만, 지진 발생 11일 만에 두 사람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 앞에서 말을 아꼈다. 로버츠 감독은 "뭐라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며 "그와 가족에게 마음이 간다"고 짧게 전했다.

비통한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알폰소는 예정대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모자 챙에는 새엄마와 여동생 이름의 앞 글자를 딴 추모 문구 "EyP RIP"를 직접 적어 넣었다. 4만 6506명이 들어찬 다저 스타디움 관중은 첫 타석에 들어선 알폰소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알폰소는 이날 땅볼과 뜬공으로 물러난 뒤 7회 대타로 교체됐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에 2대 5로 패하며 시리즈를 스윕당했다. 경기 후 알폰소는 "이름이 불렸을 때, 첫 타석에 들어섰을 때 정말 벅찼고 행복했다"며 "팬들의 응원을 느낄 수 있었고 평생 마음에 간직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사망한 동생을 향해서는 "이제 하나님 곁에 있다는 걸 안다"고 담담히 말했다.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인 다저스 내야수 미겔 로하스도 이날 모자 옆면에 알폰소 가족을 위로하는 문구를 적어 넣었다. 로하스는 "그냥 그의 곁에 있어 주고 싶다"며 "결국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은 좋은 동료,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