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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FIFA 월드컵 SNS)[더게이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마지막 월드컵이 16강에서 멈췄다. 포르투갈은 경기 종료 직전 뼈아픈 결승골 한 방에 짐을 쌌다.
스페인은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미켈 메리노의 골로 포르투갈을 1대 0으로 꺾었다. 스페인이 월드컵 8강 무대를 밟은 것은 2010년 우승 이후 처음이다. 스페인은 벨기에와 미국의 16강전 승자를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우승 후보를 상대로 선전했던 포르투갈은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경기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두 팀의 대결답게 팽팽했다. 스페인의 라민 야말은 페널티 지역 침투를 시도할 때마다 수비에 막혔고, 포르투갈의 브루노 페르난데스도 공간을 찾지 못했다. 호날두 역시 전방에서 고립되며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메리노(사진=FIFA 월드컵 SNS)
메리노의 벼락 같은 결승골
승부는 연장전 분위기가 짙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1분에 갈렸다. 포르투갈 수비진이 프리킥 상황에서 스페인의 빠른 전환에 대응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페란 토레스가 페널티 지역 앞에서 공을 잡아 방향을 튼 뒤 쇄도하던 메리노에게 정확히 찔러줬다. 메리노는 특유의 움직임으로 공을 받은 뒤,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가 손쓸 수 없는 골문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감독은 경기 후 "메리노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선수"라며 "우리에게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안겨준 선수이자 확실한 카드"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자기 포지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 중 한 명"이라며 "다른 대표팀이라면 주전으로 뛸 선수들이 벤치에 있다는 건 우리에게 행운"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가장 많은 카메라가 향한 곳은 호날두였다. 41세의 호날두는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이 나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21세 나이로 데뷔한 호날두에게 이번은 6번째 월드컵이자, 역대 최초로 6개 대회 연속 골을 넣은 기록을 세운 무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20년에 걸친 여정은 결국 우승 트로피 없이 마무리됐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 우즈베키스탄전 멀티골, 크로아티아전 페널티킥 골로 존재감을 남겼지만 스페인전에서는 잠잠했다. 전반 45분 볼 터치가 단 12회에 그쳤고, 회심의 슈팅은 골키퍼 우나이 시몬의 정면으로 향했다. 스텝오버로 공간을 만든 다른 시도 역시 각도가 좋지 않았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감독은 패배 속에서도 호날두를 비롯한 선수들을 감쌌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오늘은 매우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경기였다.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이번 대회 우리의 최고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력한 우승 후보를 맞아 물러서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약간의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르티네스 감독은 사퇴 의사도 함께 밝혔다. 그는 "한 사이클이 끝났고 이제는 새로운 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페드루 프로엔사 회장이 자신만의 감독을 선택할 기회를 갖는 건 지극히 공정하다"고 말했다. 2023년 초 포르투갈 지휘봉을 잡은 마르티네스 감독은 "포르투갈에 왔을 때 목표는 월드컵 우승이었다. 우승 없이는 계속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대표팀을 6년간 이끌었던 마르티네스 감독은 포르투갈을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까지 올렸으나 프랑스에 패했고, 지난해에는 스페인과의 승부차기 끝에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간판 선수와 사령탑이 나란히 물러나면서, 포르투갈 축구는 한 시대를 마무리하게 됐다.
라민 야말(사진=FIFA 월드컵 SNS)
시몬, 609분 무실점 신기록
한편 스페인은 이번 승리로 대회 6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대회 최다 기록을 세웠다. 골키퍼 시몬은 무실점 행진을 609분까지 늘리며 자신의 종전 기록을 새로 썼다.
시몬의 무실점 행진은 2022 카타르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 일본전(1대 2 패) 이후 시작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카보베르데와의 개막전 0대 0무승부를 시작으로 4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올랐다. 오스트리아와의 16강전(3대 0승)에서 이미 종전 기록 517분을 넘어섰고,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던 발테르 쳉가의 기록도 뛰어넘었다.
이날도 시몬은 전반에만 두 차례 선방으로 팀을 지켰다. 두 번 모두 호날두의 슈팅을 막아낸 장면이었다. 그중 한 번은 몸을 던져 공중에 뜬 채로 양손을 뻗어 공을 걷어낸 선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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