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용타' 복귀한 키움, 선발 뎁스가 중요해...정현우·이승호 빌드업 시작, 김윤하도 2군서 재정비
키움 우완 김윤하(사진=키움)키움 우완 김윤하(사진=키움)

[더게이트=수원]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외국인 타자 2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즌 초반엔 외국인 투수 2명, 타자 1명으로 출발했지만 지난달 29일 네이선 와일스를 내보내고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맷 데이비슨을 영입하며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실패한 '2용타' 복귀는 리그 최약체 타선을 고려한 고육지책에 가깝다. 8일 현재 키움의 팀타율은 0.234로 리그 압도적 최하위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3.40점으로 유일하게 4점을 밑돈다. 타선이 4점 이상 뽑아내기 어려우니 마운드가 4, 5점만 내줘도 이길 방법이 없다다. 실제 올 시즌 키움은 6실점 이상 경기에서 3승 35패, 승률 0.079에 그치며 최악의 성적을 찍고 있다. 팀 성적 역시 승률 0.341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키움 우완 투수 김윤하(사진=키움)키움 우완 투수 김윤하(사진=키움)


지난해와 다른 자신감, 선발진에서 나왔다

한편으로는, 국내 선발진에 대한 나름의 자신감도 깔려 있다. 지난해 같은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건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의 부진 탓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건 외국인 투수 몫을 대신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국내 선발진의 줄부진이었다. 1순위 신인 정현우를 비롯해 김윤하, 김선기, 김연주, 박주성 등 국내 선발 자원이 하나같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영민 외엔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준 투수가 전무했고, 유일한 외국인 투수였던 케니 로젠버그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졌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후반 합류한 라울 알칸타라를 필두로 강속구 에이스 안우진이 건강하게 시즌을 소화하고 있고, 국내 선발 하영민도 여전히 안정적이다. 시즌 초반 깜짝 활약을 보여준 배동현, 1순위 신인 박준현까지 가세하며 5인 선발 체제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황. 이 중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는 알칸타라, 안우진, 하영민 셋뿐이고 안우진이 수술 후 복귀 첫해라 관리가 필요하지만, 팀 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파트가 선발진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해와 달리 외국인 투수 자리를 국내 투수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이 데이비슨 영입이라는 승부수로 이어졌다.

다만 선발진 5인이 갖춰졌다고 만사가 오케이는 아니다. 144경기 마라톤 시즌을 5명의 선발만으로 치르는 건 불가능하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를 겪는 투수가 반드시 나오고, 예기치 않은 변수도 생기게 마련이다. 투수 관리 차원에서 열흘가량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 휴식을 주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풀시즌을 돌리려면 선발 자원이 최소 7, 8명은 돼야 한다.

키움도 이를 모르지 않는듯, 선발 뎁스 강화를 위해 백업 선발 자원을 준비 중이다. 우선 2년 차 좌완 정현우는 팔꿈치 통증에서 회복해 지난달 28일부터 퓨처스리그에서 등판을 재개했다. 현재는 이닝을 늘려가는 단계로, 후반기 1군 콜업을 목표로 빌드업 과정을 밟고 있다.

키움 이승호(사진=더게이트 DB)키움 이승호(사진=더게이트 DB)


김윤하, 이승호도 퓨처스에서 준비

지난 5일 두산전에서 대체 선발로 나선 김윤하도 예비 선발 후보다. 시즌 첫 선발 등판한 이날 김윤하는 4이닝 5피안타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3회까지는 1실점으로 잘 버텼지만 4회 한꺼번에 3점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다. 패스트볼 평균 145km/h로 힘 있는 구위를 보여줬지만 연패를 끊지는 못했다.

김윤하가 다음에도 다시 선발로 올라올지는 미지수다. 지난 5일 두산전 패전으로 개인 연패가 18경기까지 늘어나면서 KBO 역대 최다 연패 부문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부문 1위는 19연패를 기록한 장시환. 한 경기만 더 패전을 떠안으면 역대 최다연패 공동 1위라는 불명예 신기록을 쓰게 되는 상황이다.

7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설종진 감독은 김윤하의 향후 활용 방안을 놓고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전반기가 끝나면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그때 총괄, 투수코치와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말로 여지를 남겼다. 일단 퓨처스에선 선발로 준비하지만 1군에서 보직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자칫 다시 선발 등판했다가 또 패전투수가 되면 선수가 입을 데미지가 너무 크다. 이에 선수 보호 차원에서 선발이 아닌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기용하거나, 오프너 뒤에 등판해 긴 이닝을 던지는 보직을 주는 방법까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김윤하 역시 후반기 팀 상황에 따라 대체 선발로 다시 나설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이다.

좌완 이승호도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빌드업을 시작했다. 과거 키움의 좌완 에이스였던 이승호는 부상과 군 복무로 오랜 공백기를 거쳤다. 올해는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다만 초반엔 부상 부위에 가벼운 통증이 재발해 출발이 다소 늦어졌고, 휴식과 컨디션 관리를 병행하며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5월 말부터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을 재개한 이승호는 지난 1일 상무를 상대로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강타선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볼 스피드는 아직 140km/h 중후반을 던지던 전성기 시절 수준에 이르지 못했지만, 건강하게 긴 이닝을 던진 것만으로도 수확이다.

설종진 감독은 이승호에 대해 "1군에서 보직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일단 선발로 빌드업하는 중이다"며 "체력적으로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컨트롤에 조금 기복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만약 이승호가 부상 없이 퓨처스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후반기 선발이 필요한 시점에 1군 복귀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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